디지털에서 제품을 발견하고 비교하는 일이 일상이 됐지만, 뷰티 브랜드의 오프라인 접점은 다시 커지고 있다. 온라인이 제품 탐색의 속도를 높인 사이 오프라인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직접 경험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공간으로 역할이 분명해졌다. 행사를 단발성 홍보 수단으로 보기보다 체험과 콘텐츠 확산, 관계 구축, 성과 측정을 연결하는 마케팅 채널로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런치매트릭스(Launchmetrics)에 따르면 패션·라이프스타일·뷰티(FLB) 산업의 브랜드 이벤트는 2019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54% 증가했고 참석자 수는 같은 기간 65% 늘었다. 스크린 피로와 소비자 주의력 분산이 심화되면서 브랜드들이 소비자들과 직접 만나는 행동의 가치를 다시 주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프레스 프리뷰와 팝업스토어, VIP 행사뿐 아니라 라이브스트림과 하이브리드 행사 등 소비자 접점을 만드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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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확산 속 커진 오프라인 역할
소비자가 콘텐츠에 노출되는 시간은 길어졌지만 그만큼 집중력이 높아진 것은 아니다.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는 하루 평균 13시간 미디어를 접하고 있으며, 여러 화면과 콘텐츠를 동시에 소비하면서 주의는 오히려 분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 대면 환경에서는 높은 수준의 집중이 나타났는데, 소비자 집중도가 10% 높아질 때 지출은 17% 증가하는 상관관계도 확인됐다.
뷰티 시장에서는 디지털과 오프라인이 서로 대체하기보다 다른 역할을 맡고 있다. 맥킨지 ‘State of Beauty 2026’에 따르면 글로벌 뷰티 매출에서 비중이 가장 큰 것은 이커머스(28%) 였고, 뷰티 전문 리테일은 18%를 차지했다. 이커머스가 2030년까지 뷰티 매출 성장의 상당 부분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뷰티 전문 매장 역시 대부분 지역에서 5% 이상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성장 시장의 소비자들은 전문 매장을 제품 발견의 목적지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을 찾는 이유도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맥킨지는 유통 채널별 상품 구성이 비슷해질수록 리테일러의 차별화가 브랜드 접근성보다 큐레이션과 경험, 신뢰, 편의성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NIQ가 미국 프레스티지 뷰티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제품의 품질은 기본 조건으로 인식됐으며, 소비자는 즐거움과 영감, 자신감을 주는 경험을 중요하게 봤다. 샘플링과 신제품 체험, 전문가 안내 역시 제품 발견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제시됐다.
행사 목적부터 먼저 정해야
오프라인 접점의 가치가 커졌다고 해서 행사 횟수를 늘리는 것만으로 성과가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런치매트릭스는 이벤트 마케팅 전략을 행사와 측정 가능한 브랜드 성과를 연결하는 체계로 정의했다. 행사가 브랜드 인지도 확대, VIP·미디어와의 관계 강화, 신규 시장 진입, 콘텐츠 제작, 제품 스토리 전달 가운데 어떤 목적을 담당할지 먼저 정하고 참석자와 형식, 콘텐츠를 그에 맞춰 구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소규모 VIP 행사는 핵심 고객과의 관계 강화에 초점을 둘 수 있고, 라이브스트림과 하이브리드 방식은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넘어 외부 참여자를 확보하는 데 활용된다. 런치매트릭스가 행사 형식보다 목적과 대상의 일치를 강조하는 이유다.
운영 방식도 행사별로 따로 움직이는 구조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제품 론칭, VIP 디너, 매장 오픈 등이 이어지기 때문에 게스트 명단과 RSVP, 참석 기록, 사후 성과를 한 체계 안에서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지역과 형식이 다른 이벤트의 결과를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어야 다음 행사의 전략에도 이전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 밖까지 이어지는 경험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제품 체험을 통해 ‘구매’만 결정하는 게 아니다. 티누이티가 2026년 3월 미국 뷰티 소비자 1050명을 조사한 결과 스킨케어 소비자의 61%는 주로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한다고 답했다. 전체 뷰티 소비자의 42%는 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보는 동안 검색엔진에서 해당 제품이나 브랜드를 검색했고, 32%는 매장의 웹사이트나 앱을 이용했다. 매장 안에서도 온라인 정보 확인과 비교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런치매트릭스는 이벤트 전략을 세울 때 현장 참석자만이 아니라 미디어 보도와 소셜 콘텐츠를 통해 행사를 접하는 외부 대중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행사 전에 어떤 콘텐츠를 만들 것인지, 참석자가 무엇을 공유할지, 행사 이후 미디어와 콘텐츠를 어떻게 이어갈지까지 계획에 포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장 경험을 행사 당일에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이후 검색과 콘텐츠 노출로 확장시키기 위해서다. 오프라인에서 확보한 관심은 검색과 콘텐츠, 추가 정보 탐색으로 이어지게 하고, 반대로 디지털에서 형성된 관심을 실제 경험으로 연결하는 전략이 중요해졌다.
참석자 수 넘어 성과 측정으로
게스트 구성이 달라지면 성과도 달라질 수 있다. 런치매트릭스는 주요 패션위크에서 적은 예산으로도 경쟁사 대비 MIV(미디어 임팩트 밸류)를 130% 이상 높인 사례를 소개했다. 차이를 만든 요인은 참석자 수 확대가 아니라 행사 목표에 맞춰 미디어, 인플루언서, 셀러브리티, 파트너 등 ‘Voice’ 구성을 조정한 것이었다.
브랜드 이벤트가 다시 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전망을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디지털 환경을 통해 제품을 발견하고 비교하는 과정이 빨라진 만큼 직접 경험과 관계 형성을 담당하는 오프라인의 역할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뷰티 브랜드의 오프라인 전략도 행사 횟수나 규모보다는 각 행사가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경험을 만들고, 현장 밖으로 얼마나 확장되며, 결과를 어떤 기준으로 측정할 것인지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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