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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업종의 체감경기가 4분기 들어 급격히 위축됐다. 지난 분기까지 제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전망치를 기록했지만, 미국발 관세 불안과 소액 소포 면세 폐지 여파로 단숨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대미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제조업 체감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국 제조업체 227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4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 조사에서 전체 제조업 전망치는 74로 전분기 대비 7 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에 비해선 11 포인트 하락한 결과다.
제조업의 경기전망은 2021년 3분기 이후 17분기 연속으로 기준치인 100을 하회했다. 지난 2~3분기 전망에선 일부 회복세가 보였으나,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전망이 긍정적, 100 미만일 경우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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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 낙폭이 가장 큰 산업군은 화장품이었다. 4분기 전망치는 69로, 지난 3분기 113에서 44 포인트나 하락했다. 조사 대상 업종 14개 중 5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과 수출 구도를 들어 화장품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는 증권가의 분석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9월 1~20일 화장품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5.7%, 전월 대비 45.6% 증가한 데다, 4분기에도 블랙프라이데이, 연말 소비 시즌을 앞두고 회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화장품 BSI는 올해 변동성이 컸다. 1~2분기엔 계엄 및 국제 정세, 경기 위축을 이유로 100 이하에 머물렀으나 3분기 전망치에선 113까지 치솟으며 약진했다. 조사가 진행됐던 2분기 시점에 화장품 수출이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했고, 실제로 올해 1~5월 화장품 수출은 유럽에서 40.7%, 중동에서 65.6% 증가해 미국발 관세 불안을 일부 상쇄했다.
4분기 다시 부정 전망이 팽배국발해진 이유는 미 불확실성이다. 대한상의는 미국 소액 소포 면세 혜택 폐지와 대미 관세 불안이 겹치면서 불안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8월 화장품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6% 감소하며, 상반기까지의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소액 소포 면세 혜택은 개인이 미국에 반입하는 제품의 가치가 800 달러 이하인 경우 관세를 면세해주던 제도로, 지난 8월 29일부로 폐지됐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이 적대적 무역정책을 택하면서 25개국에 대한 면세 혜택을 중단했고, 현재 한국 포함 25개국에서 미국향 소포 발송을 중단한 상태다. 이로 인해 비교적 단가가 낮은 화장품 업종에선 샘플 송부부터 아마존 등을 통한 소액 판매까지 차질을 빚게 됐다.
다만 수출 현장에선 실제로 관세나 소액 소포 관련 부담이 더 확대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월부터 미국 수출에 관세 15%가 적용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대부분은 현지 업체가 관세를 내는 형태로 수출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화장품의 가격이 평균적으로 20 달러를 넘기지 않는다는 점도 부담을 줄였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관세 정책 시행 이후인 9월 화장품 수출의 경우, 1~20일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5.7%나 증가했다. 4분기 블랙 프라이데이 등 쇼핑 시즌에 대비해 수출 물량이 계속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관세 등으로 인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지만, 당장 화장품 수출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이 있진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한편, 4분기 BSI 조사에선 화장품 포함 모든 업종에서 BSI 전망치가 100 이하를 기록했다. 반도체(98)와 식품(98)이 상대적으로 선방했으나 기준선을 넘지는 못했다. 제약·바이오(92) 역시 2분기 109에서 하락했고, 자동차(65)·철강(67)·섬유(70) 등 전통 제조업 업종은 부정적 전망이 짙었다. 자동차는 미국발 관세 우려, 철강은 중국 공급과잉 여파가 부정적 전망을 이끌었다.
지역별로도 모든 권역에서 기준선 미만 전망이 이어졌다. 수도권(77)은 전분기 대비 10 포인트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충청권(77)과 영남권(74)도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호남권(71)과 강원권(72) 역시 개선 기미 없이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대한상의는 주요 산업 거점 지역 전반에 불확실성이 확산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대한상의 김현수 경제정책팀장은 "대미 관세 불확실성에 더해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불안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제조업 전반의 체감경기가 위축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4분기는 수출과 내수 모두 둔화세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정책적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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