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한 스킨케어를 찾는 일본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관리 시간도 크게 줄고 있다. 최근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40%는 ‘스킨케어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관리를 하는 소비자 중에서도 70% 정도가 ‘5분 이내로 끝낸다’고 답했다. 일본의 시장조사기업 마이보이스컴은 일본 전역의 1만1684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진행한 화장품 조사에서 이러한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절대다수의 일본 소비자가 스킨케어에 하루 평균 5분 미만의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킨케어 쓰는 시간으로 약 40%는 ‘0(아무것도 하지 않음)’을, 41.2%의 소비자는 ‘5분 이내’를 선택했다. ⓒ마이보이스컴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아침 스킨케어에 들이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응답자의 40% 이상이 ‘스킨케어를 아예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2010년 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10%p 이상 늘었다. 스킨케어를 하는 이들 중에서도 ‘5분 이하’에 그치는 경우가 약 70%였다. 특히 남성은 ‘1분 미만’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여성 중에도 ‘3~5분’이라고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설문 보고서는 시간 절약을 중시하는 생활 습관이 확산된 동시에, 스킨케어 자체에 무관심한 집단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성별과 세대별 차이도 뚜렷하다. 여성의 경우 90% 이상이 스킨케어를 하고 있는 반면, 남성은 젊은 층에서만 절반 정도가 일상적인 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후 남성은 ‘스킨케어를 한다’는 응답이 약 30% 수준이었다. 여성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오히려 스킨케어에 시간을 더 쓰는 경향을 보였다. 60~70대 여성에서 ‘5분 이상’ 관리하는 비율이 상승했다. 반대로 남성은 젊을수록 스킨케어에 더 관심을 보였고, 10~20대에선 보습이나 모공, 여드름 케어 등 구체적 관리 항목이 두드러졌다.
실제 스킨케어 내용도 간소화가 뚜렷하다. 전체 응답자 중 가장 많이 하는 케어는 ‘보습’으로 44.3%였고, 이어 ‘자외선 차단’이 24.8%였다. ‘핸드 케어’와 ‘미백 케어’는 각각 13% 수준에 머물렀다. 여성의 경우 보습 관리가 약 80%에 달했고 자외선 차단도 약 50%에 가까웠지만, 남성은 30대에서 보습 관리가 약 30%, 10~20대와 40대에서 약 26%로 나타났다. 특히 10~20대 남성은 모공 케어를 약 15% 경험한다고 답해, 젊은 층일수록 피부 고민에 따른 구체적 관리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중장년 남성은 전반적으로 낮은 참여율을 보였다.
사용하고 있는 스킨케어 제품으론 세안제가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55.4%가 세안제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 뒤를 화장수·로션(42.5%)과 메이크업 리무버(27.6%)가 이었다. 여성은 세안제, 로션, 메이크업 리무버의 사용 비율이 높았고, 남성은 세안제와 함께 쉐이빙 제품, 로션 사용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기초 단계의 세안과 로션이 공통 분모로 자리 잡고 있지만, 그 외 제품 사용에선 성별 차이가 뚜렷했다.
구매 경로는 여전히 드럭스토어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다. 61.9%가 ‘드럭스토어에서 화장품을 구매한다’고 답해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커머스 성장세도 뚜렷하다. 이커머스는 34.5%로 2위를 차지했다. 특히 50~60대 여성은 약 50%가 ‘온라인을 이용한다’고 답해, 중장년층 여성의 온라인 소비 확대가 두드러졌다. 젊은 여성은 할인점에서, 젊은 남성은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경향이 높아 세대별 구매 채널의 분화가 확인됐다. 월 4000엔 이상 1만엔 미만을 지출하는 소비자군에서도 온라인 구매 비율이 약 60%로 나타나, 온라인 플랫폼이 주요 구매 경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
제품 선택 시 고려 요소로는 ‘리필·교체 가능한 용기’(23%), ‘합성향료·착색료 무첨가’(17.3%), ‘간소한 패키지’(15.1%)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환경적 요소나 안전성에 주목하는 응답자가 적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는 ‘특별히 중시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0%를 넘어 가장 많았다. 이는 지속 가능성이 화장품 선택의 기준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다수 소비자에게는 부차적 요소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환경과 안전성을 중시하는 경향은 여성, 그 중에서도 고연령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스킨케어 시간 단축이라는 생활 습관의 변화는 단순히 관리의 간소화를 넘어, 제품 선택과 유통 구조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빠르고 간편한 사용’ ‘시간 절약’ 등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제품들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려는 브랜드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