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다이소가 있다면, 건강은 OWM’…강남에 문 연 체험형 큐레이션 약국
“챙김·신뢰·탐색” 키워드로 재구성된 약국 경험…140평 공간서 상담·체험·데이터 결합
가격 경쟁 아닌 선택권·설명 강화…반려동물·야간 수요까지 아우른 새로운 건강 플랫폼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9-25 06:00   수정 2025.09.25 06:10
서울 강남에 문을 연 옵티마 웰니스 뮤지엄 약국 전경(왼쪽)과 1층 큐레이션 존 내부 모습.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뷰티에는 올리브영, 리빙에는 다이소가 있다면, 건강은 약국이 확장 모델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미디어데이 행사 발언 중인 (위부터)김상민 라이프스타일프로젝트 부대표, 손정민 옵티마 웰니스 뮤지엄 대표약사, 이영호 조스리 스튜디오 대표.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서울 강남에 문을 연 옵티마 웰니스 뮤지엄 약국(OWM, Optima Wellness Museum)은 이 질문에서 출발했다. 단순히 약을 사고 파는 공간이 아니라, 소비자가 ‘아프기 전에 건강을 설계(Wellness before Illness)’할 수 있는 새로운 약국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강남 한복판에 들어선 ‘웰니스 뮤지엄’
OWM 강남점은 강남역과 신논현역에서 도보 5~8분 거리에 위치한다. 카페거리 상권과 외국인 관광객 동선을 겨냥해, 젊은 층이 일상 속에서 들를 수 있는 ‘건강의 둥지(Nest)’를 구현했다.

총 140평 규모의 매장은 지상 1층과 지하 1층으로 나뉜다. 1층은 다빈도 질환 중심 제품을 큐레이션해 배치한 ‘신뢰의 공간’, 지하는 상담·측정·체험 존으로 구성된 ‘챙김·탐색의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더마 코스메틱, 라이프스타일 제품 등 3,000여 종의 웰니스 아이템을 경험할 수 있다.

모든 구매는 약사 상담을 필수로 거친다. 간단 상담은 1~3분 내 핵심 정보를 제공하고, 심화 상담은 지하 상담존에서 진행된다. 필요 시 입장 인원을 제한해 상담 품질을 담보하는 것도 특징이다.


“의약품은 생필품 아냐”…저가 경쟁 대신 ‘선택권·설명’
OWM이 내세운 차별점은 ‘저가 경쟁’이 아니다. 의약품은 생필품이 아니라는 철학 아래, 전국 지부·분회의 다빈도 가격을 참고해 합리적으로 책정하되, 대량 판매나 묶음 할인은 지양한다. 대신 약사가 성분·효능을 비교해 설명하며, 소비자는 자신에게 맞는 선택지를 고를 수 있다.

매장 초입에는 뽑기 형태의 ‘웰픽가챠’가 마련돼 있으며, 화장품·간식·굿즈 등은 시즌·테마별 팝업 이벤트로 선보인다. 이는 건강 관리와 즐거운 쇼핑 경험을 접목하려는 시도로, 특히 M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체험형 큐레이션, 새로운 약국 패러다임”
운영을 맡은 손정민 대표약사는 “약국은 단순 판매처가 아니라 지역사회 건강 관리의 중심축이 돼야 한다”며 “창고형 약국의 가격 경쟁을 넘어, 체험형 큐레이션 약국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김상민 라이프스타일프로젝트 부대표는 “올해 30주년을 맞는 옵티마 체인의 발전 방향을 고민하다 OWM을 기획하게 됐다”며 “약사와 소비자가 가까이에서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을 넓히는 데 의미가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2·3호점 확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공간 디자인을 맡은 이영호 조스리 스튜디오 대표는 “아프기 전에도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이 어디일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며 “‘챙김·신뢰·탐색’이라는 키워드를 기반으로 약국 경험을 새롭게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1층 내부 전경. 전시존과 큐레이션 존을 중심으로 소비자가 직접 탐색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응급·야간·반려동물까지 확장
운영 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응급 수요를 대비해 가정 상비약을 충분히 갖춰 야간에도 접근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반려동물 카테고리를 확장해 동물용 의약품, 영양제, 간식·용품을 취급한다. 내부적으로는 약사 스터디를 통해 반려동물 복약 가이드를 정립하고 있으며, 소비자 요구에 따라 품목을 지속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법인 약국 우려 차단…“약사가 주체”
프랜차이즈 모델인 만큼 법인 약국 논란도 제기됐지만, OWM 측은 이를 일축했다.

“법인 약국은 법적으로 불가능합니다. OWM은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 약국 구조로, 강남점은 1호 가맹점입니다. 약사가 주체가 돼 운영과 상담, 서비스를 직접 설계합니다.”

또한 본사 차원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약사가 안정적으로 약국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옵티마 약국은 전국적으로 880개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더 나은 가맹 환경과 소비자 환경 개선을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는 게 김 부대표의 설명이다.

향후 가맹점 확대 시에도 20~30평대 조제약국 개설 비용을 넘기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워, 대형 창고형 약국과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약국=신뢰 공간’으로의 귀환
OWM은 단순한 실험이 아니다.

40여 년 전통의 옵티마와, 880개 가맹약국을 거느린 라이프스타일프로젝트의 유통·브랜딩 역량이 결합해 만들어낸 결과다. 온라인 정보 홍수와 가격 경쟁 속에서 약국 본연의 가치, 즉 전문가 대면, 상담, 신뢰를 재소환하고, 이를 공간·체험·데이터와 접목한 시도다.

“아프지 않아도 들를 수 있는 약국”

OWM이 강남에서 제시한 이 모델이, 향후 한국 약국 문화의 변화를 이끌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지 주목된다.

지하 1층 상담존에서 약사의 건기식 소분 상담 장면(왼쪽)과 ATC 자동약포장기.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지하 1층 웰니스 체험존 전경(왼쪽)과 건강 측정 체험 장면.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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