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자폐증 원인 규명과 치료제 발굴을 핵심 보건 의제로 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폐증의 해답을 찾았다”고 언급하며, 백악관에서 임신 초기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폐 위험 연관성을 공식화하겠다고 전했다. 동시에 류코보린(Leucovorin)을 잠재적 치료제로 제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번 ‘타이레놀-자폐증’ 사태가 트럼프의 정치적 파급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 추모식에서 “자폐증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예방하고 개선할지를 곧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기자회견을 “가장 중요한 발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장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역시 자폐증을 ‘미국의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9월까지 원인 규명을 목표로 대규모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번 발표는 이러한 구상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는 현재 아동 36명 중 1명꼴로 진단되고 있다. 이는 2000년 150명 중 1명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일부에서는 환경적 요인, 특히 임신 중 약물 사용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다수의 학계·환자단체는 유병률 증가의 원인을 진단 기준 확대, 의료 접근성 향상, 인식 제고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학계는 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증 간 인과관계를 지적하는 주장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모체·태아의학회는 “관련 증거는 불확실하며, 임신 중 발열과 통증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산모와 태아의 건강 위험이 더 크다”고 밝혔다. 자폐과학재단 또한 “현재까지 나온 연구는 제한적이고 일관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제약업계도 반발했다. 아세트아미노펜의 원개발사 존슨앤드존슨(J&J)에서 분사한 켄뷰(Kenvue)는 “독립적인 과학은 해당 약물의 안전성을 입증해왔다”며, 정부 발표가 임산부 건강에 불필요한 혼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관련 보도가 나오자 켄뷰 주가는 장중 6% 하락했다.
이러한 가운데, 백악관은 류코보린을 자폐 치료 후보로 제시할 계획이다. 류코보린은 항암제 메토트렉세이트 독성을 완화하는 목적으로 1950년대부터 사용돼 왔으며, 일부 초기 연구에서 자폐 아동의 언어·사회성 기능 개선 가능성이 보고됐다. 그러나 대규모 임상 근거는 부족하다. 자폐과학재단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며 현 단계에서는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행정부는 FDA 신속승인 절차를 통해 류코보린 적응증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최근 연방관보(Federal Register)에 류코보린 칼슘 정제 승인 예정 문건이 게시됐다가 곧 철회된 사례가 행정부와 규제기관 간 정책 조율 과정에서 긴장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한다.
이번 발표는 과학적 논쟁을 넘어 정치적 파급력을 동반하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폐 문제를 통해 ‘해답을 제시하는 지도자’라는 메시지를 부각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케네디 장관 역시 기존 제약사와 보건 권위에 도전하는 이미지를 강화하며 정책적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적 불확실성이 큰 사안을 정치적으로 강조하는 방식은 의료 현장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산부가 널리 사용하는 약물인 만큼, 위험성 경고는 환자 불안과 의료진의 진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동시에 제약사 주가 하락에서 보듯 산업적 파장도 나타나고 있다.
FDA와 행정부 간의 긴장도 주목된다. FDA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독립적 평가 기관이지만, 행정부가 특정 가설이나 치료제를 정치적으로 밀어붙일 경우 규제 체계의 신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류코보린 승인 문건의 공표와 철회 사례는 이러한 우려를 보여준다.
정책적 파장은 국제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이 특정 약물과 자폐 연관성을 공식화하면, 글로벌 제약사들은 자사 제품의 안전성을 재검증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된다. 또한 각국 규제기관이 미국 정부 발표를 고려해 임산부 약물 지침을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국내외 보건 당국에 새로운 대응 과제를 안길 수 있다.
미국 정부는 이와 함께 자폐 원인으로 제시된 30여 개 가설을 검증하는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학계와 산업계는 이 과정에서 새로운 데이터 확보와 연구 자금 확대라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한편, 과학적 합의 없이 정책화될 경우 사회적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하고 있다.
01 | 자이메디 "아이빔테크놀로지와 '초정밀 신약... |
02 | [전문가 칼럼] 생활화된 종교 의식에서 생... |
03 | 미국 약사회 “아세트아미노펜ㆍ자폐증 관련 ... |
04 | 트럼프, 자폐 원인은 ‘타이레놀’, 치료제는 ... |
05 | 모더나, 차세대 mNEXSPIKE 백신 발표…신규 ... |
06 | ‘올리브영·다이소가 있다면, 건강은 OWM’…강... |
07 | 유한양행, 미호강 생물다양성 증진 활동 현... |
08 | 노을,유상증자 단행... 글로벌 비즈니스 스... |
09 | 대한결핵 호흡기학회, 56세·66세 폐기능검사... |
10 | 동아제약, 위 건강 효능 입증 국산 '황해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