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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을 믿는 사람들(무슬림)은 전 세계 인구의 24%, 약 16억명으로 중국의 13억 인구보다 많다. 일반적으로 기독교와 카톨릭, 그리고 불교는 화장문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이슬람은 뷰티 루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무슬림은 율법에 따라 하루 5번씩 기도한다. 이른 아침과 저녁 시간을 제외하면 사회 생활 시간 중에 3번의 기도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직장들도 기도실을 갖추고 있다. 기도를 하기 전 청결의식인 우두(Wuduh)를 한다. 우두는 ‘깨끗함, 맑음’을 의미하며, 손·입·코·얼굴·팔·발 등을 물로 씻어 육체적·영적으로 정결해지는 리추얼이다. 주요 쇼핑몰 등 공공시설에도 기도실이 마련되어 있고 그 옆에 우두를 위한 세면 공간이 준비돼 있다. 만약 당신이 일과 중 2~3번 메이크업을 지워야 한다면, 매일 어떤 메이크업을 할 것 같은지 상상해보라. 이슬람권의 여성들의 메이크업 루틴은 어떤 형태로든 종교의식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이슬람의 규율을 더 잘 따르는 말레이시아 여성들의 파우치 속에는 스킨케어부터 메이크업 제품이 가득하다. 그리고 간단하고 빠르게 화장을 지울 수 있는 클렌징 티슈 제품이 필수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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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다섯 번 클렌징을 한다고?
컨셉추얼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소비자 인터뷰를 진행했을 때 하루 다섯 번 기도 전 수행하는 우두’가 무슬림 여성들의 일상과 화장품 선택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하러 갈 때 블러셔나 립스틱 정도만 사용한다. 지우기 쉽기 때문이다. 물로 닦을 수도 있지만, 메이크업 와이프(클렌징 티슈)를 선호한다. 완전히 지우고 싶을 때는 오일 클렌저나 미셀라워터를 쓴다.” – 애드리나,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2030 여성
“아침에 풀 메이크업을 했기 때문에 점심시간에 우두를 한 뒤에는 모이스처라이저와 자외선 차단제만 바른다.” – 파라,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2030 여성
우두 시에는 메이크업을 지우는 것이 기본이다. 하루에도 여러 번 세안을 해야 하기에 그에 맞는 클렌징 루틴이 생활화돼 있다. 가벼운 메이크업일 경우 클렌징 티슈로 간단히 닦아내고, 진한 메이크업일 경우 오일 클렌저나 미셀라 워터로 꼼꼼히 지운다. 하루 여러 번의 간이 세안으로 피부에 잔여물이 쌓여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집에서 하는 나이트 루틴에서는 그만큼 딥클렌징을 꼼꼼히 한다고 한다.
또한 외출 시에도 클렌징을 해야 하므로 사용 편의성이 중요하다. 트래블 키트나 소용량 제품이 많이 팔리며, 전반적으로 가볍고 간단한 스킨케어 루틴을 선호한다. 우두 후에는 모이스처라이저와 자외선 차단제 정도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 세안 후 건조와 당김을 줄이기 위해, 빠르게 흡수되고 즉각적인 보습이 가능한 젤 타입 모이스처라이저나 미스트 제품이 인기를 끈다.
가볍고 빠른 ‘우두 프렌들리’ 메이크업
무슬림의 메이크업은 우두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하루 중 여러 번 메이크업을 지우고 다시 해야 하기에 풀 메이크업보다는 가벼운 메이크업을 선호한다. 대표 아이템이 쿠션 파운데이션이다. 휴대성과 커버력을 갖춰 수정 메이크업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또한, 우두는 물이 피부에 직접 닿아야 유효하기 때문에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에서 워터프루프 제품은 오히려 피한다. 현지 유명 제품들에서 ‘우두 프렌들리(Wudu-Friendly)’ 표현을 발견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메이크업을 다 지운 후에 기도를 해야 한다. 그런데 가끔 지울 것이 없으면 메이크업한 상태에서 우두를 한다. 물로 씻지 않고 동작만 한다.” – 데스티,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2030 여성
이슬람 사회도 사람이 사는 세상인지라, 요식행위도 있고, 일명 '날라리 신자'들도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미혼 여성들 중에서는 마치 ‘히잡’을 선택적으로 쓰는 것처럼 우두를 위한 세정의식도 시늉만으로 대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우두는 종교적 리추얼이지만 엄격한 규범으로 작동하기보다 개인의 종교적 신념과 생활 환경, 실용성 사이에서 유연하게 실천된다. 또한 역설적으로 이슬람 여성들에게는 생리기간이 해방구가 되기도 한다. 하루 다섯번의 기도가 면제되는 기간이기 때문에 그동안 못했던 메이크업이나 네일 등을 과감하게 시도해본다고 한다.
이슬람에서는 가리는 정도에 따라 히잡(머리만 가리는 것), 차도르(얼굴제외 전신가리기), 니캅(눈을 제외한 전체 가리기), 부르카(눈도 망사로 가림) 등으로 나뉜다. 가리는 부위가 많을수록 향수 소비에 대한 욕구가 비례해서 커진다는 것도 이슬람권 사회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컬처코드다.
할랄 인증은 꼭 필요할까
동남아 주요 시장 중에서 이슬람권의 영향을 받는 나라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그리고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대다수가 화교계이지만, 14% 정도는 말레이계다. 싱가포르의 많은 기업들이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시장까지 목표 시장으로 상정하고 있어 싱가포르 기업들도 ‘할랄’ 인증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그 중 인도네시아의 경우는 하나의 무역보호장벽처럼 할랄인증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화장품에 대한 할랄 인증은 식품에서만큼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정작 많은 무슬림 소비자들은 ‘먹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화장품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입장을 보였다. 특히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된 화장품에 대해서는 더더욱 관용적인 태도를 취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화장품에도 의무적으로 할랄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를 의무규정으로 하지 않은 말레이시아나 다른 이슬람 국가에 들어갈 때는 할랄 인증이 불필요한 일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마치 한국의 소비자들이 ‘클린뷰티’나 ‘비건 인증’에 대해 생각하는 것처럼 이슬람 문화권의 소비자들에게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에 대해 ’안전하고 윤리적인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갖는다. 이에 더해 로컬에 대한 존중감이 있는 수입 브랜드라는 신뢰감과 호감을 동시에 높여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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