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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가 미국 시장에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선 단순한 수출 확대가 아닌 현지 소비자 여정을 정밀하게 설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관에서 지난 11~13일 열린 '2025 K-뷰티 엑스포 코리아'의 둘째 날 세미나에는 메타(Meta)의 서지혜 클라이언트 파트너가 연사로 나섰다. CJ 아메리카와 켈로그 코리아 등을 거쳐 글로벌 소비재 마케팅 경험을 쌓은 그는 현재 메타에서 다수의 뷰티 브랜드와 협업하며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프랑스를 제치고 미국의 최대 화장품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미국 화장품 시장은 약 140조원 규모로 한국의 8배에 달한다. 수입액은 17억1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4% 늘었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해외 제품을 찾는 미국 소비자의 수요 확대가 있으며, 특히 연말 쇼핑 시즌에는 국경을 넘어 이뤄지는 구매가 전년보다 5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 파트너는 K-뷰티의 성장을 도입기·성장기·확장기 3단계로 설명했다. 그는 도입기에는 한국 문화 자체의 신선함이 소비자 반응을 이끌었고, 성장기에는 크리에이터를 활용한 바이럴 마케팅이 주된 전략이었다. 확장기가 시작된 현재는 수백개 브랜드가 비슷한 크리에이터와 콘텐츠를 활용하면서 차별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파트너는 "확장기에 들어선 지금 미국 시장 공략은 소비자 이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 파트너는 "소비자는 점점 브랜드 고유의 스토리에 반응한다"면서 "고객 이해와 자사몰·소셜 채널을 통한 직접 수집 데이터(퍼스트 파티 데이터, first-party data) 기반 전략이 필수적인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전략의 첫 단계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미국 온라인 뷰티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리뷰와 피드백을 기반으로 제품을 선택하며, 특히 Z세대와 알파세대는 검색보다 숏폼 영상을 통해 신제품을 접하는 경우가 많다. 서 파트너는 "릴스를 본 뒤 브랜드 계정을 팔로우한 비율이 85%, 실제 구매로 이어진 비율이 79%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발견 이후 구매까지 이어지는 소비자 여정 전체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메타 조사에 따르면 미국 인터넷 사용자의 40%가 제품을 구매할 때 메타 플랫폼의 영향을 받았으며, 연말 시즌에는 이 수치가 더 높게 나타난다.
서 파트너는 소비자가 숏폼 영상에서 브랜드를 접한 뒤 인스타그램 숍이나 자사몰까지 클릭 몇 번 만에 결제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탐색과 결제 사이 간극이 길어질수록 이탈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여정을 단순화하는 것이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소비자와의 관계를 장기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선 신뢰 확보가 필수적이다. 아마존 같은 마켓플레이스는 여전히 주요 판매 채널이지만, 가품 문제와 가격 통제의 한계로 충성 고객을 만들기 어렵다. 서 파트너는 "자사몰과 인스타그램 같은 오가닉 채널을 병행해야 소비자와의 관계가 깊어진다"며 "팔로워를 단순 방문자가 아니라 팬으로 전환해 신뢰와 충성도를 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지 크리에이터와의 협업 역시 핵심 전략으로 꼽혔다. 미국 시장은 인종과 문화적 배경이 다양하기 때문에 현지 크리에이터는 단순한 마케팅 도구가 아니라 브랜드 해석자의 역할을 한다. 실제로 메타 조사에서 크리에이터 콘텐츠를 본 뒤 며칠 내 구매로 이어진 소비자 비율은 71%에 달했다.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 크리스마스 외에도 발렌타인데이, 인디펜던스데이, 할로윈 등 다양한 이벤트가 판매 촉진에 중요한 시점으로 꼽힌다. 이 기간에는 광고 예산을 평소보다 2~4배 상향하는 브랜드가 많으며, 1월까지 전환율이 높게 유지돼 '5분기(Q5)'라는 개념으로 불리기도 한다.
서 파트너는 "연말 시즌을 전후한 시즈널 모먼트는 브랜드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며 사전 캠페인과 당일 캠페인을 병행해 신규 고객 확보와 전환 극대화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확장기에 들어선 K-뷰티는 단순한 유통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소비자 여정과 브랜드 스토리를 설계하는 전략이 미국 시장에서 성장을 좌우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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