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장품이 글로벌 소비자 인식에서 국가 이미지를 견인하는 핵심 품목으로 부상했다. 높은 인지도와 실제 사용 경험, 선호도를 고르게 확보하며, 전통 강세 시장을 넘어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
10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24년 한국 의료서비스 해외 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화장품은 바이오헬스 산업 선도국 인식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2022년 조사 시작 이후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것으로, 전년 대비 두 계단 상승했다. 의료서비스(5위), 의료기기·의약품(각 6위)에 비해 두드러진 성과로, 대만·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국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25일부터 12월 18일까지 15개국 22개 도시에서 68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화장품 , 의료서비스·의료기기·의약품 4개 품목에 대한 선도국 인식, 제조국 인지도, 제품 사용 경험, 선호도 등을 분석했다.
한국 화장품을 실제로 사용해본 적이 있는지를 물었을 때, 응답자의 61.1%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보다 2.1%p 증가한 수치다. 화장품은 한국 제품 가운데 음식(55.6%)과 함께 사용 경험이 가장 높은 품목이었다. 대만,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에서 특히 경험 비율이 높았다.
화장품은 선호도 조사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 ‘가장 선호하는 한국 제품 유형을 한 가지만 고르라’는 항목에선 화장품이 17.0%로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휴대폰·주변기기(17.0%)와 함께 상위권이었다. 특히 중국에서 화장품 선호가 두드러졌고, 동남아 국가들에서도 경험과 선호가 동시에 높아 장기적인 시장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호감도 변화를 보면, 전통적으로 화장품에 대한 호감도가 높았던 베트남·인도에서 소폭 하락이 있었다. 반면 독일과 중동 국가(UAE·사우디아라비아)에선 상승세가 뚜렷했다.
화장품에 대한 국가별 호감도 변화에 대해, 보고서는 "전통 강세 시장에선 경쟁 심화와 소비자 기대치 상승이, 신규 시장에선 K-뷰티에 대한 인식 확산이 영향을 미쳤다"면서, 일시적 등락이 아닌 시장 구조 변화의 신호로 해석했다.
지역별로 보면, 동남아와 대만은 이미 높은 경험률과 선호도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제품 확대와 현지화 마케팅이 가능한 성숙 시장이다. 중국은 여전히 화장품 선호 1위 국가로, 색조·기능성·프리미엄 라인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독일과 중동은 최근 호감도 상승세를 보이며, 품질·안전성·클린뷰티 가치와 결합한 고부가 시장 전략이 유효하다.
보고서는 조사 결과에 대해 "최근 3년간의 조사를 종합하면 화장품은 3위권 내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며, 주요 경쟁국은 미국·일본·프랑스"라고 분석하며, "호감도가 높았던 시장으로 분류된 국가(베트남, 인도, 태국 등)에서 인식이 하락한 점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