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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미국 마케팅 부문 수장을 포함한 고위 경영진 교체와 함께, GLP-1 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성장 둔화를 맞아 전략 재편에 나서고 있다. 최근 글로벌 빅파마 업계 전반에서도 고위 리더십 교체와 사업 재편, 비용 구조 최적화 움직임이 활발히 나타나며, 노보 노디스크의 변화는 그 흐름 속에 놓여 있다는 평가다.
노보 노디스크 미국 마케팅·환자 솔루션 담당 수석부사장을 맡아온 울리히 오테(Ulrich Otte)가 부임 5개월 만인 7월 30일 직을 내려놨다. 약 25년간 노보 노디스크에서 경력을 쌓아온 그는 미국 외 지역에서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 중이다. 후임이 정식 임명되기 전까지는 미국 사업부 총괄 부사장 데이브 무어(Dave Moore)가 해당 직무를 겸임한다.
이번 인사 변동은 최근 몇 달간 이어진 고위직 변화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 상업전략·기업홍보 담당 부사장 카밀라 실베스트(Camilla Sylvest)가 28년간의 재직을 마치고 퇴임했으며, 해당 직책은 공석으로 두고 기존 리더십에 업무를 분산 배치했다. 이어 8월 7일부로 마지아르 마이크 더우스타(Maziar Mike Doustdar) 전 국제사업부 부사장이 CEO로 취임, 2017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라르스 프루어고르 예르겐센(Lars Fruergaard Jørgensen)의 뒤를 이었다.
회사는 “글로벌 및 미국 시장에서 경험 많은 리더십과 명확한 전략, 탄탄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며, 더우스타 신임 CEO가 혁신과 성과 중심 경영을 통해 환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보 노디스크가 직면한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비만·당뇨 치료제 오젬픽(Ozempic)과 위고비(Wegovy)가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경쟁 약물과 조제약(compounded) 버전에 맞서 방어전을 펼치고 있으며, 미국 내 조제 세마글루타이드 시장 규모는 자사 GLP-1 사업과 비슷한 수준에 달했다.
2025년 상반기 비만·당뇨 치료제 매출은 전년 대비 18% 증가해 전체 매출을 16% 끌어올렸으나, 주가는 최근 하락세를 보였다. 투자은행 ODDO BHF는 이를 “급격한 성장 둔화”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올해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주요 원인으로 미국 내 위고비·오젬픽 성장 둔화를 꼽았다.
실적 발표에서 예르겐센 전 CEO와 더우스타 신임 CEO 모두 비용 구조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예르겐센 전 CEO는 덴마크 언론 DR과의 인터뷰에서 “해고를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언급했으며, 더우스타 CEO도 “성장 영역에 자원을 재배치하기 위해 비용 기반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변화는 업계 전반의 ‘리더십 리셋’ 흐름과 맞물린다.
화이자(Pfizer)는 2024년 하반기 매출 부진과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수요 급감에 대응해 35억 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 계획을 발표하며, 일부 사업부를 통합하고 글로벌 인력 10%를 감축했다. 동시에 최고마케팅책임자(CMO)와 글로벌 사업부 총괄을 교체해 신제품 포트폴리오 중심의 재도약을 시도했다.
GSK는 백신과 스페셜티 의약품 성장을 위해 상업·연구 부문 리더십을 재편하고, 생산시설 통합 및 R&D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했다. 특히, RSV 백신 ‘아렉스비(Arexvy)’ 상업화 과정에서 마케팅 조직 개편을 단행해 효율성을 높였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항암제·희귀질환 사업 확장을 위해 2025년 초 글로벌 영업조직 구조를 단순화하고, 신임 최고상업책임자(CCO)를 영입했다. 내부적으로는 AI 기반 연구개발 부문을 확대하면서 저수익 사업 라인을 축소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했다.
존슨앤드존슨(J&J)도 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Stelara) 특허만료에 대비해 혁신 의약품 부문을 강화하고, 일부 지원부서를 통합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비용 절감과 함께 신규 항암제·면역학 파이프라인 투자 여력을 확보했다.
이러한 사례는 글로벌 빅파마가 공통적으로 △저성장 부문 축소, △핵심 성장 분야 자원 집중, △리더십 교체를 통한 전략 방향 전환 등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보 노디스크 역시 GLP-1이라는 핵심 성장 엔진을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와 비용 효율화를 동시에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노보 노디스크의 연쇄적인 고위직 인사와 비용 구조 재검토 발언이 단기적인 조직 변화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 재편에 대응하는 중장기 전략의 일환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와 조제약 확산은 매출 성장에 직접적인 압박 요인이 되고 있어, 향후 마케팅·영업 전략 조정과 공급망 최적화가 병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또한, 글로벌 경쟁사들 사례에서 보듯, R&D 투자 방향 전환,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 생산·공급망 효율화 등 다층적인 변화가 이어질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결국 노보 노디스크가 이번 ‘리더십 리셋’을 통해 GLP-1 시장 주도권을 지켜내면서 장기 성장을 담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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