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허가, 이제 국경 넘는다… Orbis·RTOR로 본 FDA의 '판 바꾸기'
티나 이뮤놈 부사장, “조기 소통·글로벌 전략이 승부처… RTOR, 단순 패스트트랙 아냐”
미국·호주·스위스 등 공동심사 체계 확산… 글로벌 허가 속도전 시대 열려
“동시 허가·실시간 심사… 환자에게 더 빠른 치료 옵션 제공 가능”
2025 재미한인제약인협회 봄 심포지엄 성료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6-23 06:00   수정 2025.06.23 06:05
이뮤놈 티나 김-하프켄 부사장(인허가 총괄, Regulatory Affairs(RA))이 2026 재미한인제약인협회(KASBP) 봄 심포지엄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약업닷컴

“FDA는 단순한 규제기관이 아닌, 환자, 산업계, 그리고 글로벌 보건 당국과 함께 혁신을 실현하는 파트너”

이뮤놈(Immunome)의 티나 김-하프켄 부사장(인허가(RA, Regulatory Affairs 총괄)이  2025년 재미한인제약인협회(KASBP) 봄 심포지엄에서 FDA가 주도하는 글로벌 신약 허가 협력 체계와 심사 혁신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의 핵심은 ‘Project Orbis’ 프로그램으로, 티나 부사장은 이를 통해 FDA가 어떻게 각국과 협업을 통해 신속한 약물 접근성을 구현하고 있는지를 상세히 설명했다. 약업신문은 현지에서 해당 발표를 직접 취재했다.

티나 부사장은 “신약이 환자에게 도달하는 속도를 단축하려면, 단순히 내부 심사 효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국가 간 경계를 넘는 협업이 필수”라며, “Orbis는 FDA가 이러한 협업을 제도화한 대표적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Orbis는 FDA가 주도해 세계 주요 보건당국들과 신약 심사를 동시 진행하는 글로벌 플랫폼이다. 2019년 항암제를 시작으로 본격 가동된 이 프로그램은, 미국뿐 아니라 호주 TGA, 캐나다 보건국(Health Canada), 싱가포르 HSA, 스위스 Swissmedic, 브라질 ANVISA 등 다수 규제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Orbis는 하나의 글로벌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국이 병렬적으로 심사에 착수하는 구조를 띠며, 통상적으로 수개월에서 1년 이상 소요되는 각국별 심사 타임라인을 획기적으로 단축한다.

티나 부사장은 Orbis의 구조적 강점에 대해 “같은 데이터를 보면서 서로 다른 규제기관이 실시간 피드백을 교환하고, 심사 방향에 있어 의견을 조율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허가 일정을 앞당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의약품의 글로벌 품질 및 안전성 기준을 공고히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뮤놈은 자사의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 일부를 Orbis를 통해 제출했으며, 과정에서 참여국들과의 데이터 해석 공유, 임상 설계 논의, 검토 우선순위 정렬 등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그는 “단지 미국 시장만이 아닌, 글로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 전략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Orbis를 통해 한국 제약사가 미국 외 다른 국가에서도 동시에 승인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티나 부사장은 FDA의 또 다른 대표적 심사 혁신 프로그램인 Real-Time Oncology Review(RTOR)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RTOR는 종양학 치료제를 대상으로, 주요 임상 데이터를 최종 제출 전에 FDA에 사전 공유하고 실시간으로 검토를 시작하는 제도다. FDA 내부 통계팀이 독립적으로 데이터를 재분석하고, 기업과의 사전 질의응답(Q&A) 과정을 통해 심사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그는 “RTOR은 단순히 ‘패스트트랙’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이 제도는 오히려 과학적 정밀성을 전제로 한 가속화 전략”이라며, “대부분의 RTOR 적용 사례는 Breakthrough Therapy나 Priority Review와 같이 혁신성이 입증된 약물에 국한된다”고 설명했다.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가 이같은 글로벌 프로그램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Tina 부사장은 무엇보다 ‘조기 소통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데이터를 모아 허가를 요청하는 시대는 지났다. 임상 초기 단계에서부터 FDA와 대화를 시작하고, 글로벌 공동심사 구조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글로벌 제약사는 pre-IND 단계에서부터 Orbis 또는 RTOR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며 허가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티나 부사장은 “우리는 과학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으며, 산업계, 보건당국, 환자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구조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며, “FDA의 최종 목표는 언제나 동일하다. 환자에게 가능한 한 빠르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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