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두마차' 삼성에피스홀딩스 탄생 "CDMO는 로직스, R&D는 에피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 분리 위해 인적분할 결정…삼성에피스홀딩스 신설
이해상충 해소, 사업 전문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 결정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5-22 13:32   수정 2025.05.22 13:49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2일 온라인 간담회를 개최하고 인적분할에 관한 구체적인 방식을 밝혔다.©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며 중장기 성장 전략의 방향타를 확실히 잡는다. 핵심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확보하기 위한 구조 개편이다.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 개발이라는 이질적 사업을 각각 독립시켜, 사업 집중도와 시장 신뢰도를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인적분할 방식으로 신규 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를 설립하기로 의결했다. 분할 기일은 오는 10월 1일이며, 주주총회 승인을 포함한 관련 절차는 7월부터 9월 사이 차례로 진행된다. 분할 완료 이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신설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가 각각 코스피 시장에서 독립적으로 상장 거래를 이어가게 된다.

분할의 본질은 두 개의 매우 다른 성격의 사업을 물리적으로 분리해 이해상충 우려를 제거하고, 각 회사가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다. 기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사업 부문을 담당하며 순수 생산 전문 기업으로 개편된다. 반면 신설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두고, 향후 추가 자회사 설립 및 신기술 투자를 총괄하는 바이오 투자형 지주회사로 운영될 예정이다.

시장 신뢰 확보…이해상충 해소가 핵심 과제

이번 분할은 조직 재편을 넘어,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한 선제 조치로 해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승호 부사장(경영지원센터장)은 22일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사업 간 특성과 성장 궤도가 전혀 다른 두 부문을 하나의 기업체에 묶어 운영하는 구조는 고객사와 시장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실질적인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CDMO 사업에는 고객사와의 신뢰 확보가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이며, 이번 분할은 그러한 신뢰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이제는 명확한 사업 구조 속에서 각각의 기업이 독립적으로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분할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생산 거점을 지속해서 확장하며, 2030년까지 총 8개 공장, 132만 리터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항체 치료제뿐 아니라 이중항체(BsAb), 메신저RNA(mRNA), 약물접합체(ADC),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모달리티 기반 수주 역량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 1분기부터 가동을 시작한 ADC 생산시설과, 현재 인프라 확보 중인 AAV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신규 사업이 CDMO 성장의 핵심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 부사장은 "지금이야말로 글로벌 CDMO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할 적기"라며 "CDMO 사업 본연의 역량을 고도화하고, 고수익 구조로의 전환을 가속화해 주주가치 극대화를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 바이오 투자 플랫폼으로 도약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시밀러 중심의 전략뿐만 아니라 바이오 전반의 투자 허브로 기능하게 된다. 김 부사장은 "신설되는 지주회사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중심으로 향후 신설될 자회사들을 관리하고, 미래 유망 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공동개발 사업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미 엔브렐(베네팔리), 휴미라(하드리마), 리툭산(트룩시마), 솔리리스(에피스클리), 스텔라라(에피스틸로) 등을 포함한 웨이브1, 2단계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입증해왔다. 

앞으로는 키트루다, 아일리아, 프롤리아 등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웨이브3 제품군을 상업화하며, 총 20종 이상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2030년까지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단순히 자회사 수익 배당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 유망 바이오 스타트업과의 전략적 제휴, 플랫폼 기술 기반 신사업 개발, 글로벌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형태의 사업 확장을 통해 수익 기반을 다변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기술 사업화 전략과 유연성을 확보하면서, 바이오 분야에서의 성장 발판을 지속해서 넓혀간다는 구상이다.

재무구조 안정성 유지…지배구조 개편은 '무관'

분할 전후 재무구조에도 변화가 생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자산 13.3조원, 부채 3.7조원, 자본 9.6조원의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분할 이후 존속법인은 자산 9.9조원, 자본 6.2조원 규모로 조정된다. 신설법인인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자산 3.4조원, 부채 0.01조원, 자본 3.4조원의 건전한 구조로 출범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이번 인적분할이 삼성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과는 관련이 없으며, CDMO 사업의 전략적 방향성과 고객사 신뢰 회복을 위한 독자적 결정임을 거듭 강조했다. 또한 주주 보호 측면에서도 주식매수청구권은 발생하지 않으며, 세금 부담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유 부사장은 “이번 분할은 주주 여러분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가치를 훼손하는 결정이 아니다"면서 "오히려 각 사업이 본연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결과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모두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더 명확한 미래를 제시하겠다"고 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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