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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DM 기업 중 3, 4위인 코스메카코리아와 씨엔씨인터내셔널은 지난해 하반기, 수익성 면에서 아쉬운 결과를 냈다. ODM 전성시대라고 하지만 최상위 회사에 수주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수주가 불안정한 탓이다. 올해는 폭발적 성장보단 점진적 상승세가 예상된다.
2024년 코스메카코리아는 전년 대비 11.4% 증가한 524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2.8% 오른 604억원, 순이익은 58.6% 증가한 537억원이다. 4분기 매출은 전년비 5% 늘어난 1283억원, 영업이익은 11% 감소한 133억원이다. 연간으론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으나, 하반기는 상반기 대비 흐름이 아쉬웠다. 특히 4분기는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하나증권 박은정 연구원은 3일 "4분기 매출은 예상 수준이었으나 법인별로 이익 체력이 기대를 하회했다"며 "원인은 미국 법인의 미진한 회복, 국내 색조 비중 상승에 따른 원가율 상승, 중국 법인 매출 급감"이라고 분석했다.
외형 확대를 이끈 것은 국내법인이다. 한국법인의 4분기 매출은 828억원, 영업이익은 107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19%, 48% 성장했다. 인디 및 글로벌 브랜드 중심의 성장이 이어졌으며, 상위 5개 고객사의 비중이 전년비 더 커졌다. 카테고리별론 기초는 유지, 색조와 선케어는 각각 +104%, +12%를 기록했다. 색조가 차지하는 비중(+12.5%p)이 더 커졌다.
하반기 아쉬운 흐름의 원인은 미국이다. 잉글우드랩은 4분기 422억원의 매출, 3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26%, 53% 감소한 결과다. 상위 고객사의 매출이 감소했고, 하반기 용기 수급 및 선적 이슈 영향으로 주춤했다.
중국법인은 매출 82억원(YoY -41%), 영업손실 7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소비 시장의 침체가 직접적 영향을 미쳤고 이로 인해 단가가 낮은 제품 위주로 생산·판매되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실적의 저점은 통과 중으로 점진적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잉글우드랩은 기존 고객사의 (주문) 물량이 점진적으로 나아지고 있고, OTC 물량이 확대되며 가동률이 점차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매출은 5700억원(YoY +10%), 영업이익은 746억원(+24%)으로 내다봤다.
유안타증권 이승은 연구원은 △한미 양국 OTC 선스크린 제조 인프라 구축 △PPA(전략구매계약) 비용 종료 △3월 청주 하이드로겔 생산 라인 가동 등으로 신규 매출원이 확보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잉글우드랩의 실적 회복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한국 법인의 견조한 성장을 배경으로 중장기적 수익성 개선요인이 있는 만큼 점진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상반기의 기대감이 하반기에 대폭 꺾이면서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연결매출은 전년비 28% 증가한 2830억원, 영업이익은 9% 감소한 292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563억원, 영업이익은 99% 줄어든 1000만원이다. 분기별로 1분기 630억원, 2분기 740억원, 3분기 63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하반기 흐름이 특히 아쉽다.
대신증권 정한솔 연구원은 "상반기 고객사 수주가 폭발하면서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하반기엔 매출 비중이 높은 주요 고객사 수주가 급격히 위축되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국내 및 북미 주요 고객사로부터 주력 제품인 입술화장품 매출 주문이 둔화되면서 매출이 역성장했다"고 분석했다.
4분기엔 전 지역에서 매출이 감소했다. 국내 319억원(YoY -3%), 북미 137억원(-23%), 중국 28억원(-38%)이다. 국내와 북미에선 주력 고객사의 주문이 위축된 탓이다. 이로 인해 고정비 부담이 확대됐고, 일부 주문건은 자동화 생산능력을 넘어서는 발주로 인건비가 추가발생했다. 중국은 경기 부진 영향이다.
주요 고객사 주문 부진의 이유로는 지난 3~4년간 늘어났던 주문량의 상당수가 제품 생애 주기 막바지에 해당, 신제품 교체 주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이 꼽힌다. 이 과정에서 주력 고객사들의 주문에 변동이 생겼고, 초도 물량 확보가 미진해 매출 하락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 경기 부진으로 저가 중심의 생산이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하락한 것도 역성장의 배경이다.
다행히 회복 추세가 보인다. 정 연구원은 "고객사 다변화에 집중해 올해 1분기, 편중되지 않은 다양한 인디브랜드향 수주를 확보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해외 역시 수주 회복이 기대되며 올해 '상저하고' 실적 흐름을 예상한다"고 봤다.
하나증권 박 연구원은 "12월부터 주문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최악의 상황은 지나가고 있다"며, 올해 매출은 3000억원(YoY +4%), 영업이익은 300억원(+3%)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