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여러 의료기관에 흩어져 있는 자신의 건강정보를 모으기 위해 각 의료기관을 일일이 방문할 필요가 없게 된다. 복지부를 비롯한 관계부처들이 국민의 건강정보를 한데 모아 통합‧관리하는 ‘마이헬스웨이’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뜻을 모았다.
4차산업혁명위원회 및 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브리핑(강도태 복지부 2차관, 윤건호 4차위 디지털헬스케어특별위원장)을 통해 ‘마이 헬스웨이(의료분야 마이데이터) 도입 방안’과 ‘나의건강기록 앱’ 출시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9년 12월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개인 주도형 의료데이터 이용 활성화 전략’을 주요 이해관계자별 의견수렴 등 폭넓은 논의를 통해 구체화한 내용이다.
4차위는 지난 2019년 4월, 의료계·학계·산업계 등 민간전문가 21명과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디지털헬스케어 특별위원회’를 구성한 이래, 개인주도 의료데이터(Personal Health Record) 활용 생태계 조성을 통한 국민건강 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해 왔다.
의료분야 마이데이터는 △국민이 자신의 건강정보에 대한 결정권을 갖고 △원하는 곳에, 원하는 방식으로 활용해 △건강 증진 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환자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가장 중요한 디지털 조력자(Digital Enabler)로 인식되고 있다.
그동안 4차위와 관계부처는 의료분야 마이데이터 도입을 국가적 중요 의제(agenda)로 설정하고, 복지부를 중심으로 준비해 왔다.
지난해 대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78%의 국민들이 ‘개인 건강정보 서비스 이용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반면, 실제로 개인 건강정보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국민은 20.9%에 불과했다.
이처럼 많은 이들은 여러기관에 흩어진 자신의 건강정보를 모으기 위해 의료기관 등을 직접 방문하는 등 불편이 큰 경우가 많았다. 이를 통합 조회하고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 건강관리 및 의료에 대한 능동적 참여(Engagement)도 곤란했다.
정부가 국민 입장에서 여러 곳에 흩어진 건강정보를 불편없이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는 (가칭)‘건강정보 고속도로’ 구축이 절실하다고 판단한 이유다.
이에 정부는 개인 주도형 건강정보 활용을 통한 국민 건강 증진과 의료서비스 혁신을 위해 ‘마이 헬스웨이(의료분야 마이데이터) 도입 방안’을 수립·발표했다.
내년까지 (가칭)건강정보 고속도로 역할을 하는 ‘마이 헬스웨이(My Healthway) 플랫폼’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의료분야 마이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마이 헬스웨이 플랫폼은 개인 주도로 자신의 건강정보를 한 곳에 모아서, 원하는 대상에게(동의 기반) 데이터를 제공하거나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건강정보 수집 체계 마련 △마이 헬스웨이 플랫폼 구축 △개인 주도 건강정보 활용 지원 △의료분야 마이데이터 도입 기반 마련 등 4대 추진 과제를 설정했다.
첫째, 공공기관‧의료기관 등 다양한 데이터 제공기관으로부터 건강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다.
공공건강데이터, 병원의료데이터, 개인건강데이터 등 건강정보 유형별로 플랫폼을 통해 수집하는 데이터 세부 항목을 정의하고, 제공기관의 규모나 디지털화 수준 등 여건을 고려해 순차적‧단계적으로 데이터 항목을 확대한다.
제공기관별 다양한 건강정보를 개인을 중심으로 통합하고, 상호호환이 가능하도록 데이터를 표준화한다. 의료계‧산업계‧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개인 건강정보 표준제공 항목을 확정한다.
의료기관 등 데이터 제공기관의 적극적인 참여 유인을 위해 △데이터 제공을 위한 초기 인프라 개선비용 지원 △데이터를 제공받는 정보주체, 활용기관 등 수혜자 대상 과금체계 도입 △데이터 제공 여부를 정부지원사업 및 인증‧평가 사업과 연계하고 각종 인센티브 제공 등을 추진한다.
둘째, 국민들이 안심하고 데이터를 요청하고 받을 수 있는 마이 헬스웨이 플랫폼의 시스템 인프라를 구축한다.
의료기관, 공공기관 등 데이터 제공기관, 전체 국민, 활용기관 등 시스템 사용자 규모를 고려해, 플랫폼에서 제공‧연계되는 대규모 실시간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통합정보관리시스템, 시스템 보안‧네트워크, 마이헬스웨이 웹 포털 등 시스템 기반을 마련한다.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마이 헬스웨이 플랫폼 구축을 위해 정보주체 식별‧인증 체계를 마련한다. 특히 정보주체가 내용을 이해하도록 충분히 설명한 후 동의를 받고, 개인이 동의한 정보만 처리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체계를 확립한다.
플랫폼과 제공기관‧활용기관 간, 안전한 데이터 송‧수신을 위해 국제 표준 기반으로 표준연계형식(API)을 마련한다.
셋째, 국민이 스스로 원하는 진료‧건강관리 서비스를 받기 위해 건강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우선 공공기관 건강정보를 개인이 주도적으로 직접 활용(조회‧저장‧전송)하고 체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나의건강기록’ 앱(안드로이드)을 출시할 예정이다.
복지부‧과기정통부‧산업부 등 기존 범부처 유관사업, 의료 및 건강관리 등 다양한 활용 서비스와 플랫폼을 연계하고, 국민‧의료계‧산업계 논의를 통해 초기 단계부터 건전한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활용기관 사전 심사 기준을 마련한다.
또 UI/UX, 데이터 암호화 등 마이데이터 요소기술과 의료서비스를 혁신할 수 있는 연구개발 과제를 발굴‧추진한다. 마이데이터 활용과정의 보안성과 편의성을 높이고, 국민이 체감하는 서비스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넷째, 법‧제도 개선, 거버넌스 등 의료분야 마이데이터 도입을 위해 필요한 기반을 마련한다.
이에 따라 국민 편의성 제고 및 건강정보 활용 생태계 조성을 위해 필요한 법‧제도를 보완하게 된다.
주관부처인 복지부를 중심으로 관계부처, 이해관계자, 전문가가 긴밀하게 협업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한다. 의료분야 마이뎅터 도입과 관련한 주요 쟁점과 중‧장기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이헬스웨이 추진위원회’(가칭)와 ‘실무추진단’을 구성‧운영한다.
의료분야 마이데이터에 대한 국민 이해도를 높이고, 마이 헬스웨이 플랫폼에 대한 관여도를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국민과 소통할 계획이다.
플랫폼 기반 국민 체감 서비스 구현
마이 헬스웨이 플랫폼 구축이 완료되면 보건의료 영역에서 플랫폼을 기반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혁신 서비스가 구현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플랫폼을 통해 흩어져 있는 본인의 건강정보를 한 곳에서 통합해 조회‧저장 및 관리가 가능하고, 복잡한 진료기록과 검사결과를 쉽게 시각화하거나 해석 자료를 제공하는 등 콘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응급상황 또는 일반 진료 시에도 의료기관에서 개인 건강정보에 기반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지고, 개인 질환의 정밀한 진단 및 진료 지원도 할 수 있게 된다.
다양한 민간이 개인의 건강정보를 활용해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여 만성질환 등을 비롯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린 자녀와 부모님 건강도 함께 관리가 가능해진다.
진료‧건강관리 외에도 국민 편익을 위해 진료기록부처방전 등의 서류와 MRI‧CT‧X-Ray 영상 자료를 전자적으로도 선택해 발급할 수 있도록 지원될 예정이다.
‘나의건강기록’ 앱 출시
정부는 국민이 의료분야 마이데이터를 실제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24일부터 먼저 공공기관 건강정보를 스마트폰에서 조회‧저장‧활용할 수 있는 ‘나의건강기록’ 앱을 출시한다.
국민은 ‘나의건강기록’ 앱을 통해 진료이력, 건강검진이력(건보공단), 투약이력(심평원), 예방접종이력(질병청)을 통합‧관리할 수 있다. 본인이 원하는 경우 진료 및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저장한 본인 건강정보를 원하는 곳에 전송할 수도 있다.
향후 국민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올해 중 iOS 버전 앱을 개발하고, 제공 데이터 항목 확대 및 UI/UX 개선 등 앱 기능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특히 마이헬스웨이 전체 플랫폼이 구축되기 전까지는 공공마이데이터 유통 시스템 기반의 ‘나의건강기록’ 앱을 통해 공공건강데이터를 조회‧저장‧활용 가능하다.
플랫폼 구축 후에는 ‘나의건강기록’ 앱과 함께 다양한 의료기관‧건강관리업체 등의 마이데이터 앱을 통해 직접 데이터를 조회‧저장‧활용할 수 있게 된다.
‘나의건강기록’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한국보건의료정보원 홈페이지를 통해 다운로드 가능하다. ‘나의건강기록’ 앱 설명 동영상은 보건복지부, 4차위의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도태 복지부 2차관은 “앞으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마이헬스웨이 플랫폼을 안전하게 구축해, 이를 기반으로 국민의 삶 속에 개인 주도 건강정보 활용이 정착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라며 “마이헬스웨이 플랫폼과 ‘나의건강기록’ 앱에 기반해 의료기관, 건강관리업체 등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국민 체감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건호 디지털헬스케어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우리 사회가 당면한 인구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의료격차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 공급자‧치료자 중심의 의료서비스에서 건강정보의 공유‧활용을 통한 환자‧예방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며 “‘마이헬스웨이’가 건강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 부여 이를 통한 의료서비스 혁신, 궁극적으로 국민 건강증진에까지 이어질 수 있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