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 RNAi 기술 접목
앨나이램 파마ㆍ비어 바이오, 감염성 질환 제휴 폭 확대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0-03-06 06:02   수정 2020.03.06 06:34

RNA 간섭(RNAi)은 각종 질병이 유발되는 과정에 주범으로 관여하는 단백질들의 작용을 차단하는 고도의 기술을 말한다.

지난 2006년 노벨의학상이 RNA 간섭 현상을 최초로 발견한 학자들에게 돌아간 바 있다.

이와 관련, RNA 간섭 기술을 보유한 전문 제약기업으로 가장 낮익은 곳의 하나가 미국 매사추세츠州 캠브리지에 소재한 앨나이램 파마슈티컬스社(Alnylam Pharmaceuticals)이다.

특히 앨나이램 파마슈티컬스社는 지난 3일 EU 집행위원회로부터 급성 간성(肝性) 포르피린증 치료제 ‘지블라리’(Givlaari: 지보시란)를 승인받았다. ‘지블라리’는 지난해 11월 FDA의 허가관문을 통과한 바 있다.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 치료제가 승인받은 것은 미국과 유럽 모두 ‘지블라리’가 처음이었다.

그런 앨나이램 파마슈티컬스社가 이번에는 ‘코로나19’를 유발한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를 표적으로 작용하는 RNA 간섭 치료제의 개발‧발매를 진행하기 위해 캘리포니아州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한 중증 감염증 치료제 전문 제약기업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社(Vir Biotechnology)와 유지해 왔던 제휴관계의 폭을 확대키로 했다고 4일 공표해 다시 한번 관심이 쏠리게 하고 있다.

양사는 이에 앞서 지난 2017년 각종 감염성 질환들을 치료하기 위해 최대 6개의 새로운 짧은 간섭 리보핵산(siRNA)을 개발하기 위한 라이센스 제휴계약을 체결했던 파트너 관계이다.

이번에 재차 합의를 도출함에 따라 양사는 앨나이램 파마슈티컬스 측이 최근들어 siRNA의 새로운 결합체들을 폐 내부로 전달하는 기술 측면에서 도출한 개발 성과를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 측이 보유한 감염성 질환 분야의 역량과 함께 활용해 SARS-CoV-2 뿐 아니라 다른 코로나바이러스들로 인한 각종 감염증을 치료하기 위한 한가지 이상의 siRNA 물질을 선보이기로 했다.

양사의 제휴가 앨나이램 파마슈티컬스 측이 최근 확인한 siRNA들의 개발을 진행하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 siRNA들은 코로나바이러스의 RNA들을 표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앨나이램 파마슈티컬스은 지금까지 SARS-CoV와 SARS-CoV-2 유전체들을 표적으로 작용하는 350개 이상의 siRNA들을 설계‧합성해 왔다.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체외실험 및 생체시험을 통해 항바이러스 활성을 좀 더 심도깊게 평가한 후 후속개발을 진행한 대상을 선택하게 된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선택된 개발후보들은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 측이 후속개발과 발매를 맡기로 했다.

앨나이램 파마슈티컬스 측의 경우 개념증명(proof of concept) 시험 단계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프로그램의 개발‧발매에 따른 손익을 공동으로 나눠 갖거나 부담하기 위한 선택권을 행사하게 된다. 이와 함께 앨나이램 파마슈티컬스 측은 양사의 제휴로 개발된 제품의 매출액에 따른 로열티를 지급받을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社의 조지 스캔고스 대표는 “최근 ‘코로나19’의 확산 폭과 속도를 감안해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자사가 보유한 감염성 질환 분야의 전문적인 노하우를 기존 제휴선 및 신규 제휴선의 노하우와 결합시켜 신속한 대응이 가능케 하고자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왔다”며 “그 같은 취지에서 볼 때 앨나이램 파마슈티컬스가 탁월한 제휴선의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인 만큼 우리의 역량이 어우러지면서 갈수록 심각성이 고조되고 있는 공중보건 위기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손에 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앨나이램 파마슈티컬스社의 존 마라가노어 대표는 “RNA 간섭이 항바이러스제를 포함해 광범위하고 혁신적인 의약품을 개발하는 데 이용될 수 있는 강력한 세포 메커니즘이라 할 수 있다”며 “우리가 최근 siRNA의 간외(肝外) 전달 전임상 시험에서 이룩한 진일보에 힘입어 이제 폐에까지 확대적용되면서 임상단계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뒤이어 “RNA 간섭 치료제가 SARS-CoV-2와 같은 코로나바이러스를 표적으로 작용하는 유망한 접근방법이라고 믿는다”며 “RNA 간섭 치료제의 선도주자답게 현재의 ‘코로나19’ 창궐에 대응하기 위해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와 맺은 제휴관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몫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양사는 현재 민성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증을 겨냥한 새로운 RNA 간섭 치료제 ‘VIR-2218’(ALN-HBV02)의 개발을 진행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VIR-2218’은 양사의 감염성 질환 협력을 통해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한 첫 번째 프로그램이어서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1/2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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