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와 빅파마 만남…줄리안 무어-릴리 뇌 건강 캠페인 돌입
영화 경험 살린 줄리안 무어, 조기 진단·예방 중요성 강조
릴리, ‘브레인 헬스 매터스’ 캠페인으로 환자 인식 전환 노려
알츠하이머 치료제 '키순라' 매출 급증과 맞물린 홍보 전략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9-12 06:00   수정 2025.09.12 06:01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알츠하이머 치료제 ‘키순라(Kisunla)’의 성장세와 함께 대중 인식 제고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회사는 영화 ‘스틸 앨리스(Still Alice)’에서 알츠하이머 환자를 연기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줄리안 무어(Julianne Moore)를 글로벌 홍보 모델로 발탁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무어는 영화 속에서 50세에 언어 장애와 길 잃음 증상을 겪고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는 언어학 교수를 연기했다. 이번 캠페인에서 그는 영화 경험을 기반으로, 일반 대중이 뇌 건강을 조기에 관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무어는 “뇌 건강을 지키는 일은 우리가 사랑하는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꼭 필요한 책임”이라며, 예방적 관리와 정기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릴리가 선보인 ‘브레인 헬스 매터스(Brain Health Matters)’ 캠페인은 세계 알츠하이머의 달(매년 9월)에 맞춰 출범했으며, 다년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운영될 예정이다. 미국 내 TV, 디지털, 오디오 플랫폼에서 이미 시작된 이 캠페인은 향후 소셜미디어 콘텐츠, 현장 이벤트, 강연 등으로 확장될 계획이다. 초기에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릴리는 곧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단순한 인식 제고 활동을 넘어, 키순라의 매출 확대 전략과 긴밀히 맞물려 있다. 키순라는 지난해 4분기 800만 달러에서 올해 1분기 2100만 달러, 2분기 4900만 달러로 매출이 급증했다. 릴리는 혈액 기반 검사 확산을 통해 진단율을 높이고 있으며, 뇌 건강 캠페인은 잠재 환자 발굴과 조기 진단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순한 치료제 판매를 넘어 ‘예방·진단·치료’를 아우르는 패키지 전략으로 풀이된다.

릴리뿐만 아니라 이미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이와 유사한 환자 인식 제고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젠(Biogen)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Aduhelm)’ 출시 당시, 대중이 질환을 이해하고 조기 진단의 필요성을 인식하도록 돕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특히 환자와 가족들의 실제 경험을 영상으로 공유해 치료 필요성에 공감대를 확산시켰다.

로슈(Roche)는 항암제 및 희귀질환 영역에서 ‘Listen to Your Lungs’, ‘Faces of Cancer’ 등 대규모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하며 환자 목소리를 직접 담아내는 방식을 취했다. 이는 제품 홍보를 넘어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차별화된 접근이었다.

노바티스(Novartis)는 심혈관·안과 질환 영역에서 ‘Keep It Beating’, ‘Vision for Life’와 같은 캠페인을 통해 대중의 생활습관 개선과 질환 예방을 독려했다.

이러한 사례와 비교했을 때, 릴리의 ‘브레인 헬스 매터스’는 유명 배우의 영화 경험과 실제 메시지를 접목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이는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차원을 넘어, 대중의 감정적 공감을 자극해 환자 행동 변화를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줄리안 무어 주연의 ‘스틸 엘리스(Still Alice)’ 공식 포스터 캡쳐본.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릴리의 캠페인을 “치료제 시장 확대를 위한 장기 전략”으로 평가한다. 뇌 건강이라는 주제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단기적인 약물 매출 증대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인지 건강 관리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시도라는 것.

특히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알츠하이머 및 치매 관련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릴리의 이번 움직임은 “사회적 메시지와 비즈니스 전략을 결합한 복합 캠페인”으로, 글로벌 빅파마 경쟁 구도 속에서도 주목할 만한 행보로 평가된다.

줄리안 무어와 함께하는 릴리의 ‘브레인 헬스 매터스’는 단순한 브랜드 홍보를 넘어, 질환 인식 전환·환자 발굴·시장 확장이라는 다층적 목적을 가진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이미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비슷한 전략을 구사한 가운데, 릴리는 영화라는 대중문화와 접목함으로써 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다. 향후 캠페인의 글로벌 확산과 키순라의 성장세가 어떤 궤적을 그릴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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