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가공식품 섭취 10% 늘면 발암률 12% ↑
잘못된 영양선택으로 만성 소화기 질환 위험성 증가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5-28 15:10   
고도(高度) 가공식품이나 트랜스지방 등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등 잘못된 영양선택으로 인해 유럽 각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각종 만성 소화기 질환에 걸릴 위험성에 직면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서 언급된 만성 소화기 질환들은 소화기 암과 만성 소화장애, 위장관계 기능장애 및 비만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본부를 두고 있는 비영리기구 유럽 위장병학연대(UEG)는 21일 공개한 ‘영양공급과 만성 소화기 질환’ 보고서에서 이 같이 지적했다.

보고서는 일반적으로 지방과 설탕, 나트륨 등의 함량이 높은 고도 가공식품들이 오늘날 유럽 각국 소비자들의 에너지 섭취량 가운데 최대 50% 가량을 점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일부 국가들의 경우에 이 수치가 75%를 상회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청량음료, 과자류 및 냉동즉석식품 등 고도 가공식품들의 소비량이 최근 20~30년 동안 크게(dramatically)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그런데 보고서는 몇가지 연구사례들을 인용하면서 이처럼 고도 가공식품의 잦은 섭취가 발암률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며 주의를 환기시켰다.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고도 가공식품 섭취량이 10% 늘어날 때마다 발암률은 12% 증가했다는 상관관계가 도출되었을 정도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고도 가공식품의 섭취가 비만률 증가와도 상관성이 나타나고 있는 현실을 상기시켰다.

놀랍게도 EU 전체 회원국에서 18세 이상 인구의 52%가 과다체중 또는 비만으로 분류되고 있는 가운데 취학아동들의 경우에도 3명당 1명 꼴로 과다체중으로 집계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 병원의 마르쿠스 페크 교수(내과)는 “부실한 영양선택으로 인해 귀결되기 십상인 비만이 각종 중증 소화기 질환 위험성을 증가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과중한 의료비 지출부담과 사회적 비용상승 그리고 수명단축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건강하고 균형된 식생활 및 라이프스타일을 통해 만성 소화기 질환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 같이 올바른 선택을 유도하는 일이 쉽지 않은 과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보고서는 만성 소화기 질환을 예방하거나 유병률을 감소시키기 위해 설탕의 경우 전체 1일 에너지 섭취량의 10%(50g) 이하, 이상적으로는 5% 이하로 조절할 것을 권고했다.

마찬가지로 포화지방 또한 전체 1일 에너지 섭취량의 10%를 넘지 않도록 하고, 트랜스지방의 경우 1일 에너지 섭취량의 1% 이하로 조절할 것을 권했다.

나트륨의 경우 1일 5g 이하로 섭취할 것을 요망했다.

페크 교수는 “EU 집행위원회와 유럽 각국 정부가 식생활 소비패턴을 변화시키기 위해 적극 나서 오는 2050년까지 건강한 식생활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힘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차후 30년 동안 과일, 채소류, 견과류 및 콩류 섭취량은 현행보다 2배 늘리면서 동시에 적색육류, 설탕 등의 섭취량은 50% 이상 줄여야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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