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임상 연구로 되짚어보는 ‘휴미라’의 독주 가능성은?
류마티스 관절염에 ‘MTX+휴미라’ 투여 효과 우수…10년간 임상 관해 유지 입증도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7-08-17 06:10   수정 2017.08.17 06:32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가 초대형 블록버스터급 약이라는 사실에는 그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전세계 처방약 시장 매출 1위에 빛나는, 글로벌 제약사인 ‘애브비’의 효자 품목이 바로 ‘휴미라’이기 때문이다. 2017년 이밸류에이트 파마(EvaluatePharma) 발표 자료에 따르면 휴미라는 적어도 2022년까지는 전세계 처방약 시장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휴미라는 생물학적 제제 중 가장 진화한 형태인 100% 인간단일클론 항체제제로, 과도하게 생성된 TNF-α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과도한 면역을 정상적으로 유도함으로써 체내 면역체계 정상화를 위해 작용하는 원리를 가지고 있다.

보통의 만성 면역 염증성 질환들은 면역 이상으로 TNF-α가 과도하게 생성돼 발생하는데, 휴미라가 이 과다 생성된 TNF-α에 결합해 TNF-α를 정상 범위로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이어 과도한 TNF-α로 인해 면역 시스템에서 야기되는 염증에도 작용해 환자의 증상을 개선하고 관해를 유도한다.


TNF-α 억제제 중 가장 많은 적응증 보유

휴미라가 현재까지 승인 받은 국내외 적응증은 총 14개로 TNF-α 억제제 중 가장 많다. △류마티스관절염 △강직성척추염 △방사선학적으로 강직성 척추염이 확인되지 않는 중증 축성 척추관절염 △건선 △건선성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18세 이상) △소아 크론병(6세~17세) △다관절형 소아 특발성 관절염(2-17세) △베체트 장염 △화농성 한선염 △소아 판상 건선 △소아 골부착부위염 관련 관절염 △비감염성 포도막염 등이다. 이 중 화농성 한선염, 비감염성 포도막염, 베체트 장염에는 TNF 억제제는 물론 생물학적 제제중 유일하게 허가된 상태다.

과거 진행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강직성 척추염 등의 척추관절염 환자의 경우 22.5%가 건선, 20.3%가 포도막염, 5.8%가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을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브비는 “이처럼 다양한 염증성 면역질환을 포함한 질환들을 동반할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성 염증성 질환 환자들은 휴미라와 같은 다양한 만성 염증성 면역질환 적응증이 포함된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류마티스 관절염에 ‘방사선학적·임상적·기능적 우위’

휴미라가 국내 출시된 지도 어느덧 10년. 휴미라가 가장 많이 처방되는 적응증 중 하나인 류마티스 관절염 관련 연구 중 MTX 투여 경험이 없는 중등도 및 중증의 초기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PREMIER 연구는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해 장기간 관절 손상 억제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PREMIER 연구는 MTX 투여 경험이 없는 중등도 및 중증의 초기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MTX 단독 투여군, 휴미라 단독 투여군, MTX+휴미라 병용 투여군의 세 환자군으로 나눠 2년 간 진행된 3상 임상연구다. 애브비는 이 연구를 8년간의 오픈라벨 연구로 연장해 진행했다.

임상 시험 초기부터 휴미라+MTX를 병용 투여했던 환자군의 8년 째 데이터 분석 결과 관절 미란, 관절 협착의 평균값 변화는 크지 않았다. 40% 이상의 환자는 방사선학적 관절 손상 진행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또한 이 그룹의 환자 중 71%는 DAS28(질병 활성도) 점수가 2.6 미만, 60%는 HAQ-DI(장애평가 지수) 점수가 0.5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부터 MTX+휴미라 병용 치료를 한 환자들이 MTX 혹은 휴미라 단독 치료를 받은 환자들에 비해 방사선학적, 임상적, 기능적 우위를 나타낸 것이다.

PREMIER 연구가 MTX 투여 경험이 없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면, MTX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DE019 연구도 있다.

DE019 연구는 MTX에 반응하지 않는 장기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 시험으로, 휴미라 40mg를 2주 간격으로 주사한 군과 휴미라 20mg을 매주 주사한 군, 위약을 주사한 대조군에 환자들을 무작위 배정한 후 모든 시험군에 MTX를 병용 투여했다.

2주 간격으로 휴미라 40mg를 투여하며 MTX와 병용한 환자들이 10년 동안 같은 치료를 받은 결과, 약 50%의 환자에서 방사선학적 관절손상 진행이 나타나지 않았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10년간이라는 장기간 임상 관해를 유지했다는 점이 큰 수확으로 꼽혔다.

PREMIER 연구와 DE019 연구를 통해 휴미라와 MTX의 병용 요법이 임상적으로 유효한 것을 입증된 후, 애브비는 MTX의 용량을 평가하기 위한 CONCERTO 연구를 진행했다.

MTX와 생물학적 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1년 미만의 중등도에서 중증의 활동성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을 4개의 치료군 나눠 휴미라 40mg을 오픈라벨로 2주 간격으로 투여하고, 이와 병용해 MTX를 각각 2.5mg, 5mg, 10mg, 20mg씩 1주 간격으로 경구 투여했다.

그 결과 치료 26주째 MTX 20mg 투여군에서 DAS28 3.2 미만으로 정의되는 낮은 질병 활성도에 도달한 환자의 비율이 60%로 나타났다. 이는 4개의 치료군 중 가장 유의하게 높은 수치였다.


환자들의 투약 경험 개선도 ‘열심’

처방 건수가 많으니 그만큼 사용 환자가 많은 것은 당연하다. 이에 애브비는 환자들의 투약 경험 개선을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주사 보조구 ‘휴플러스(HuPlus)’를 제작해 처방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무상 공급해왔다.

휴플러스는 류마티스 관절염 등으로 주사기 조작이 어렵거나 바늘이 두려운 환자를 위해 고안된 장치다. 시린지를 휴플러스에 넣고 넓은 접촉면은 피부에 대고, 불투명한 뒷면은 위로 두고 손바닥으로 지긋이 눌러주면, 바늘을 보지 않고 조작이 서툴러도 정확한 깊이와 각도로 주사가 가능하다. 보조기구를 끝까지 누르면 자동으로 피하 최대 6mm 깊이로 주사 되도록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됐다.

또한 처방받은 환자의 경우 환자가 가능한 시간과 장소로 주사 교육 간호사가 방문하여 자가 주사 방법을 교육, 환자 개개인에 맞추어 주사 방법을 잘 익힐 수 있도록 하는 지원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라텍스(천연고무)에 민감하게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환자들을 배려해 휴미라 주사기 바늘 커버에 라텍스를 제거한 라텍스 프리(FREE) 주사기도 도입했다. 주사 바늘이 두려운 환자들을 위해 주사 바늘 굵기도 기존의 제품보다 더 가늘게 변경했다(29G). 또한 휴미라 투약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다른 방식의 새로운 제형(Citrate-Free)도 허가를 받아 도입 예정이다.

‘세계 처방약 1위’라는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고 끝없는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휴미라의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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