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뷰티 브랜드들이 기술 경쟁보다 ‘감정 가치’에 무게를 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스킨케어 산업이 기술 중심의 성장 국면에서 구조적 피로감을 드러내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성분 효능을 앞세운 시장 확장 전략은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지만, 최근 들어선 과도한 기술 전쟁과 불완전한 제도, 과장된 마케팅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브랜드 간 경쟁 양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중국의 경제·산업 전문매체 위러쯔번룬(娱乐资本论)은 최근 보도에서 "중국 현지 전시회 현장에선 원료 공급사마다 ‘독자 성분’을 내세우고 실크단백펩타이드, 재조합 콜라겐, 홍합 점착 단백질 등 다양한 신물질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많은 기업이 해당 성분에 대한 기술 인증서와 시험 결과를 함께 전시하고, OEM·ODM 수요자들에게 제품 개발부터 인증까지 전방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현지 시장 분위기를 소개했다.
기술 차별화를 앞세운 시장 경쟁은 화장품의 효능을 중시하는 소비자 수요, 그리고 일차적인 성과를 경험한 브랜드들의 경쟁 심화와 맞물려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로는 핵심 기술로 내세운 성분의 효능 검증 방식, 피부 침투 가능성, 실제 배합 농도 등 기본적인 사실조차 불투명한 경우가 많다.
지난 5월, 쥐즈바이오(巨子生物)가 출시한 ‘재조합 콜라겐 단백질’ 제품의 실제 함유량이 표시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경쟁사인 화시바이오(华熙生物)가 의혹을 공개 지지하면서 검증 요구에 나서 양사의 갈등은 공개 논쟁으로 비화하기도 했다. 특정 성분의 함유 여부와 농도 결과가 검출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구조적 한계와, 이를 규정할 명확한 기준의 부재가 업계 전반에 ‘효능 서사’에 대한 회의감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신문은 "중국 스킨케어 산업 내에선 이미 기술 전쟁이 정점을 찍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단백질 기반 원료 기술이 주된 흐름이지만, 여기에 과도하게 편중된 경쟁이 장기적으로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OEM 기업에선 특수 기능 인증이나 기기용 인증 등 제도적 증빙 대행이 일반화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불투명한 절차나 인맥 기반 발급이 여전히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정 인증을 기업이 쉽게 대행하고 있는 산업구조는 제도가 산업의 기술 개발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증거라고 신문은 꼬집었다. 실험적 기술이 시장에서 먼저 적용되고, 제도가 그 뒤를 따라가고 있기 때문에 개념의 혼란 및 품질 편차, 소비자 불신 등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기 쉽다는 지적이다. 특히, 생물학적 복합성이 높은 성분군은 테스트 방식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통일된 기준의 부재는 산업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성분 중심의 과열 경쟁은 마케팅 양상에서도 과장을 유발한다. 본래 의약·의학 미용 분야에 한정되던 기술을 스킨케어 제품에 적용하면서 효능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지만, 자극 가능성이나 부작용 등 부정적 요소는 마케팅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일부 소비자들은 제품 사용 후 민감성 반응이나 알레르기 증상을 호소하고 있으며, 기술 자체에 대한 신뢰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문은 “모든 제품이 독자 기술을 주장하지만, 실제 사용해보면 큰 차이를 모르겠다”는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도 전했다. 빠르게 쏟아지는 신기술, 기술명을 내세운 마케팅, 유사한 사용 경험이 반복되면서 기술 자체가 더 이상 구매 결정의 요소로 작용하지 않는 상황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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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면서, 중국 브랜드들은 기술 경쟁보다 ‘감정적 가치’를 앞세우고 있다. 감정 가치는 문화적 서사, 브랜드 철학, 미적 취향, 지속가능성 등으로 구성되며, 소비자의 공감과 정서적 몰입을 유도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예술가와의 협업, 지역 미학의 재해석, 철학 중심의 브랜드 구축은 최근 로컬 브랜드들이 선택하는 대표적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용 경험의 감각적 요소도 중시되고 있다. 향, 제형, 텍스처, 패키징 디자인 등은 소비자가 가장 먼저 접하는 요소로, 브랜드에 대한 첫인상을 결정짓는다. 단순한 기능을 넘어 감각적 만족까지 아우르는 경험이 구매 결정에 중요한 기준이 되면서, 브랜드는 보다 정서적 설계에 집중하고 있다.
감각적 경험뿐 아니라 지속가능성 키워드도 점차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주요 기업들은 ESG 기반 경영을 통해 환경·사회 책임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이미지 제고를 넘어 브랜드 차별화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남성 스킨케어와 실버세대, 보디·두피 케어 등 세분 시장에 대한 관심도 뚜렷해지고 있다. 다양한 소비자층이 구매력을 확보해 나가면서 시장의 다양성과 브랜드의 대응력이 함께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은 중국의 스킨케어 산업은 이제 성분, 유통, 트래픽 중심의 경쟁이 아닌 ‘조직력’ 경쟁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표현했다. 브랜드 운영은 단순 제품 판매가 아닌, 기술과 감정의 통합적 설계와 사용자 경험, 유통 구조, 표준화된 규범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
기술은 여전히 산업의 핵심 자산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브랜드 경쟁력을 지속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 단일 효능에 기대는 성공 공식은 이미 한계를 드러냈다. 앞으로는 기술의 진정성, 사용자 경험, 브랜드 서사 전반을 아우르는 역량이 향후 중국 스킨케어 시장의 성패를 가를 핵심 축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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