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가 동구권에서 협심증‧심근경색 치료제로 쓰이는 약물인 멜도늄(meldonium)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약물복용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의혹이 일고 있기 때문.
이와 관련, 멜도늄 복용이 일부 엘리트 운동선수들 사이에 만연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의 조사결과가 공개되어 파문의 동심원을 더욱 크게 확대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유럽 올림픽위원회(ECO)의 마크 스튜어트 약사 연구팀은 학술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의 자매지인 ‘영국 스포츠의학誌’에 7일 제출한 ‘2015년 바쿠 유러피안 게임에 참가한 운동선수들의 멜도늄 복용실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6월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개최되었던 제 1회 유러피안 게임에 참가한 운동선수들을 대상으로 약물복용 검사를 진행한 결과 최대 490명이 대회기간 동안 멜도늄을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보고서의 골자이다.
유럽 올림픽위원회가 진행한 이번 조사의 결과는 세계 반도핑기구(WADA)가 올해 1월 1일부로 멜도늄을 금지약물 리스트에 포함시켜 스포츠 경기에서 복용을 금지토록 결정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라포바의 경우 WADA가 멜도늄 금지를 시행한 이후에도 복용을 지속했던 것으로 드러난 상태이다.
보고서에서 연구팀은 대회에 참가한 총 5,632명의 선수들로부터 약물복용 또는 보충제 섭취실태 자율보고를 통해 확보한 신고자료와 아제르바이잔 국가 올림픽위원회(NOC) 의료팀의 수입 의약품 리스트 신고자료, 대회 약물검사실의 보고자료 등 3가지 경로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면밀히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대회에 참가한 6개국의 운동선수들을 멜도늄을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대회기간이었던 6월 8~28일 동안 검사를 받았던 662명의 선수들 가운데 멜도늄 복용을 스스로 신고한 운동선수들은 3.5%에 해당하는 23명 뿐이었으며, 이 중에는 13명의 우승자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대회기간 및 대회 전 시행된 소변샘플 검사에서 멜도늄에 양성반응을 보인 선수들은 762명의 대상자들 가운데 8.7%인 66명에 달했다. 더욱이 21개 대회종목 가운데 15종목에 참가한 선수들에게서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건강한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멜도늄의 부적절한 처방 및 복용이 만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