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혈관성치매 외상성 뇌질환 등에 사용가능한 약물
뇌기능개선제–글리아티린(대웅제약) / 이재홍교수<서울아산병원 신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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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12 15:40   수정 2014.05.12 15:52


<인터뷰를 시작하며> 처방약의 70%이상을 다국적 제약사가 한국에 판매하고 있다. 글리아티린은 대웅제약에서 판매하는 약으로 2012년 IMS 데이터 기준 50위안에 드는 제품이다. 의사는 글리아티린을 어떤 환자에게 어떻게 처방하고 있을까, 어떤 제품이고 처방의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했다. 오랜 기간 치매환자를 진료 치료해온 권위자 이재홍교수를 만났다.

Q. ‘치매’ 에 대해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치매란 ‘다발성 인지기능장애’ 와 ‘일상생활 수행능력 장애’ 가 함께 동반되는 증상을 말합니다. 다발성 인지기능장애는 기억 장애, 시공간 지각능력 장애, 언어 장애 등을 포함하는 증상으로 가장 대표적 증상은 기억력이 감퇴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건망증과는 다른 것으로 공간지각력을 상실하여 길을 잃어버리거나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또한 계산능력을 상실하여 돈 관리의 어려움을 겪거나, 판단력이 흐려져 음식 조리를 끝까지 해내지 못한다든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사람이 목적지에 끝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것 등의 일상생활 장애가 동반되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치매’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반면, 다발성 인지기능장애 증상은 있으나 일상생활에는 아직 지장이 없는 상태를 ‘경도인지장애 (MCI. mild cognitive impairment)’ 라고 하는데, 정상적인 노화와 치매의 중간단계라고 할 수 있지요. 이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여 치매로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치매’ 진단은 어떻게 내리게 되죠?

치매는 의사의 문진을 통해 진단하게 되는데, 이 때 보호자의 진술이 중요합니다. 일상 생활에서의 상태 등을 판단하여 진단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환자 상태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신경심리검사’ 를 실시합니다. 이 검사는 환자의 인지 기능의 저하 정도를 파악하는 것으로 노화 현상과 경도인지장애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혈액 검사를 실시하여 갑상선호르몬, 엽산의 농도 등을 파악합니다. 갑상선 호르몬의 수치가 낮으면 뇌활동이 저조해지며, 엽산이 부족하면 치매 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Q. 우리가 말하는 치매가 ‘알츠하이머’ 인가요?

치매는 증상을 말하는 것이고 병명은 아닙니다. 치매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MRI 촬영을 통해 환자의 뇌 상태를 관찰하여 판단합니다. 알츠하이머(Alzheimer’s disease)는 아밀로이드(amyloid)와 같은 독성 단백질이 뇌신경세포를 공격해 뇌신경세포의 수가 감소하는 퇴행성 뇌질환을 말하는 것인데, MRI 결과로 보아 뇌세포가 감소했거나 해마 부위의 뇌가 위축되어 있을 경우 ‘알츠하이머’ 진단을 합니다.

하지만 뇌경색이 보이거나 뇌백질에 혈관성 변화가 보이면 ‘혈관성 치매’ 라고 진단합니다. 그 외에도 치매의 종류는 매우 많습니다. 약 60-70%의 치매 환자가 알츠하이머이고, 혈관성 치매 환자가 20%, 기타 치매 환자가 10% 입니다. 

Q. 교수님의 간단한 약력을 말씀해 주세요. 

1986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본원에서 인턴, 레지던트를 수료했습니다. 1992년부터 서울 아산병원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여 현재까지 환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1998년에는 미국 University California San Diego UC 에서 알츠하이머에 대해 연구를 했고, 현재 대한치매학회 ‘국제협력이사직’ 을 겸하고 있습니다.

Q. 글라이티린 (성분명. 콜린알포세레이트) 의 기전은 무엇인가요? 

글리아티린은 뇌기능 개선제로서, 콜린 성분과 인지질(Phospholipid) 성분이 함께 들어있는 약물입니다. 콜린은 ‘아세틸콜린’을 만드는 전구물질인데, ‘아세틸콜린’ 은 우리 몸의 기억과 학습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핵심적 뇌신경전달물질입니다.

치매 환자들은 초기부터 아세틸콜린의 결핍증상이 나타나므로 ‘콜린성 약물(cholinomimetic drug) ‘ 을 처방해 아세틸콜린을 공급합니다. 또한 인지질(Phospholipid) 성분은 뇌신경세포막을 구성하는 중요한 성분 중 하나인데, 글리아티린이 이것을 공급해 뇌신경세포막의 손상을 막고 복구를 돕는 작용을 합니다. 즉, 아세틸콜린의 전구체 역할, 뇌신경세포막 성분의 보조 역할. 이렇게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글리아티린의 용법, 용량, 주의사항은 어떻게 되죠?

보통 글리아티린 캡슐 1개/1day 이렇게 처방합니다. 글리아티린은 뇌기능 개선제로서 드라마틱한효과는 없지만, 부작용이 거의 없습니다. 간혹, 일부 환자들에게서 ‘위장장애’ 가 보고됩니다.

Q. 글리아티린은 ‘알츠하이머 질환의 치료제’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글리아티린은 ‘뇌기능 개선제’ 로서 알츠하이머 뿐 아니라 혈관성 치매, 외상성 뇌질환 등에 사용 가능한 약물입니다. 약방에 감초란 말이 있지요. 그런 컨셉에 맞는 약입니다.

KFDA 승인을 얻은 4가지 공식적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콜린 분해효소 억제제’ 인 아리셉트(aricept), 엑셀론(exelon), 레미닐(reminyl)과 ‘Glutamate 수용체 길항제’ 인 에빅사(Ebixa)가 있습니다. 이런 약제들은 증상 개선제로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약 1년에서 1년 반 정도) 약효가 떨어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처방하는 약제는 아리셉트(성분명. 도네피질donepezil)인데 글리아티린을 병용할 경우 약효가 더 오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임상연구 자료가 최근 나오고 있습니다 (2012. SCI급 논문 ‘Journal of the Neurological Sciences’에 ‘The ASCOMALVA trial 임상데이터).

아마도 이것은 아리셉트의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 작용에다가 글리아티린의 아세틸콜린 전구물질 공급 역할이 시너지 효과를 나타낸 결과가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글리아티린을 아리셉트, 엑셀론, 레미닐, 에빅사와 병용하여 처방합니다.

Q. ‘콜린 분해효소 억제제’ 와 ‘글루탐산 수용체 길항제 ‘ 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아세틸콜린은 시간이 지나면 체내에서 효소에 의해 분해 되는데, 알츠하이머 환자의 경우는 아세틸콜린의 절대적 양이 부족하므로 분해되지 않도록 하는 효소 억제제가 바로 ‘콜린 분해효소 억제제’ 입니다. 아리셉트(에자이), 엑셀론(노바티스), 레미닐(얀센) 가 이와 같이 작용합니다. 글루탐산 수용체 길항제는 2003년 가장 최근에 공인받은 에빅사(룬드벡)이 대표적이고 길항제로서 수용체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입니다. Glutamate는 흥분성 뇌신경전달물질인데 이것이 과잉으로 작용하여 뇌신경세포가 손상된다고 알려져 있어, Glutamate의 수용체를 억제하여 작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Q. ‘혈관성 치매’ 의 치료제는 어떤 것이 있나요?

혈관성 치매 증상은 뇌혈관 질환이 반복되어 뇌손상이 일어나 뇌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중풍의 연장’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질환에 특화된 약은 없습니다. 중풍 재발을 방지하는 약이 가장 적당한 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알츠하이머 분야의 기대되는 신약이 있나요?

아밀로이드의 생성을 억제하거나 또는 생성된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기전의 약들이 임상2상, 3상을 거치고 있습니다. 허나 지금까지 100여개 제품이 임상에 실패했고 성공한 것이 4개(아리셉트, 엑셀론, 레미닐, 에빅사)입니다. 따라서 아직은 가시권에 들어오는 약이 없고, 알츠하이머의 완전한 치료를 위해서는 줄기세포 등의 방법이 미래 의학에서 현실화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담 : 이재웅 특임기자 jay.lee@yak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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