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V 백신, 다발성 경화증 ·암 발생 위험 줄일 새로운 희망?
변형 생쥐에 효과 ...인체 동일 작용할 경우 현대의학의 전환점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8-18 06:00   수정 2023.08.18 06:01
새롭게 개발된 EBV 백신이 다발성 경화증과 암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네이처를 통해 공개됐다. 사진은 EBV 백신을 표현한 이미지. © 아이스탁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pstein-Barr Virus, 이하 EBV) 백신이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 이하 MS) 및 암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15일자 온라인판에 공개된 이번 연구에 따르면, EBV 예방을 위해 개발중인 백신이 전 세계적으로 약 300만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MS 및 암 등 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BV는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세계 성인 인구의 약 95%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바이러스는 보통 어린 시절에 감염되며, 평생 동안 B세포에서 잠복 상태를 유지한다. B세포는 사람 몸에서 감염에 대한 항체 반응을 생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면역 세포다.

이 바이러스는 주로 타액을 통해 전파되는데, 감염 후 환자들은 증상이 거의 없거나 아주 경미한 증상만 보인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바이러스 영향을 받지 않지만 일부 환자에선 증상이 있는 감염성 단핵구증(IM), 임파선열로 발전될 수 있다.

최근 연구에선 EBV에 감염된 환자들은 일반 환자들보다 MS 발병 확률이 32배나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발생하는 모든 암 중 약 1.5%와 연관성을 보였다.  EBV 백신은 바이러스와 관련된 질병, 특히 MS 및 기타 여러 종류의 암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바이러스는 생명 주기 동안 구조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백신 개발은 결코 쉽지 않다. 연구진은  바이러스의 단백질 구조를 분석하고, 그 중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부분들을 식별해 백신 공식에 포함시켰다. 연구진은 백신 공식에 20개의 에피톱-면역 반응을 활성화하는 작은 아미노산 서열을 포함시켰다. 각 에피톱은 EBV가 살아 있는 동안 여러 단계에서 생성, 발현하는 단백질 중 하나를 타깃으로 한다.

연구진들은 인간과 유사한 면역 시스템을 가진 유전자 변형 생쥐에게  백신을 투여 한  결과  매우 효과적이었다.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새로운 EBV 백신은 7개월 동안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발했다. 바이러스가 B세포에 들어가는 것을 막는 중화 항체를 생성했으며, 이미 감염된 B세포를 파괴하는 T-세포 면역 반응도 유도했다.

연구진들은 “동물실험에서처럼  인간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면, 이 백신은 EBV와 관련된 질병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MS와 같은 질병은 현재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없는 만큼, 백신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이 효과적이라면 EBV와 관련된 다양한 암의 발병률도 낮출 수 있다”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며, 현대 의학의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연구를 진행한 연구진들도, 해외 전문가들도 장기적인 효과를 입증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사우스 플로리다 커뮤니티 헬스(Community Health of South Florida) 하워드 프랫 박사(Dr. Howard Pratt)는 이번 연구에서 활용된 개발 백신은 독성 T-세포 면역 반응과 중화 항체 면역 반응을 동시에 유도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미 감염된 B세포가 중추 신경계로 이동하면, 염증과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며 “감염 초기 단계에서 방지할 수 있다면, 감염된 B세포는 MS와 같은 2차 질병으로 발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랫 박사는 이어  “이번 연구에서 활용된 백신은 EBV 관련 질환을 예방하는 데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EBV와 MS 사이에 강력한 연결고리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요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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