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전 세계 결핵 발생 증가 기폭제?
결핵 및 약물내성 결핵 발생건수 최근 수 년來 처음 ↑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2-11-01 06:00   수정 2022.11.01 06:01
지난해 전 세계의 결핵 환자 발생건수가 2020년에 비해 4.5% 증가한 1,060만건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 함께 2021년에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60만명에 달했을 것으로 추측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7일 공개한 ‘2022년 글로벌 결핵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수치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2020~2021년 기간에 약물내성 결핵(DR-TB) 또한 3% 증가한 가운데 지난해 리팜피신 내성 결핵(RR-TB) 신규 발생건수가 45만건에 달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결핵 및 약물내성 결핵 발생건수가 이처럼 증가했을 것으로 사료된 것은 최근 수 년 만에 2021년이 처음이다.

보고서는 결핵 관련 서비스가 지난해 ‘코로나19’ 판데믹으로 인해 지장이 초래된 많은 부분들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하면서 그 영향이 특히 극심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현재 동유럽, 아프리카 및 중동지역에서 진행 중인 갈등과 이해충돌이 취약한 사람들에게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의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현재의 판데믹 상황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이 있다면 그것은 결속, 결단, 혁신, 그리고 의료대안들의 공평한 사용이라 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우리는 위중한 보건상의 위협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뒤이어 “이제 그 같은 교훈을 결핵에 적용해야 할 때이고, 이처럼 오랜 사망원인(long-time killer)을 차단해야 한다”며 “우리가 힘을 합치면 결핵을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보고서는 필수적인 결핵 관련 서비스의 제공과 접근이 지속적으로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 다수의 결핵 환자들이 진단을 받거나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결핵을 새로 진단받은 환자 수가 ‘코로나19’ 이전이었던 지난 2019년에는 710만명에 달했던 것이 2020년에는 580만명으로 급감했을 정도라는 것.

다행히 2021년 들어서는 640만명으로 부분적인 회복이 눈에 띄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밑도는 수치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 같은 결핵 진단환자 수의 감소와 관련, 보고서는 결핵을 진단받지 못했거나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 수가 증가하면서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증가했고, 지역사회로 감염이 전파되면서 다소의 시차를 두고 결핵 감염자 수가 증가했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같은 맥락에서 보고서는 2019~2020년 기간에 리팜피신 내성 결핵 및 다제내성 결핵(MDR-TB)을 치료받은 환자 수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치료를 개시한 리팜피신 내성 결핵 환자 수의 경우 총 16만1,746명으로 집계되어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 3명당 1명 정도만이 치료를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필수적인 결핵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지출된 비용 또한 2019년의 60억 달러에서 2021년에는 54억 달러로 오히려 감소해 2022년의 연간 글로벌 목표액 130억 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상기시켰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저소득 국가들의 경우 국제적으로 공여되는 기금이 여전히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형편이다.

‘AIDS, 결핵 및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글로벌 펀드’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미국 정부는 이 글로벌 펀드에서 최대의 기여자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최대의 쌍무적 공여자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결핵 퇴치를 위해 국제적으로 공여된 기금에서 50%에 육박하는 몫을 미국 정부가 기여하고 있기 때문.

세계보건기구 글로벌 결핵 프로그램의 테레자 카세바 책임자는 “이 보고서를 보면 중요하고 새로운 입증자료를 제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다시금 정상궤도에 진입한 결핵 퇴치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을 시급하게 배가시켜야 할 것임을 뒷받침하고 있다”면서 “이는 국제연합(UN)의 제 2차 고위급 결핵회의의 내년 개최를 앞두고 각국과 파트너, 시민사회를 위해 필수적인 대안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성공적인 부분도 없지 않아 2018~2021년 기간 동안 총 2,630만명이 결핵을 치료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수치는 UN의 고위급 결핵회의가 정한 2018~2022년 목표치 4,000만명에 비하면 여전히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것이다.

결핵으로 인한 부담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는 30개국 가운데 지난해 치료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진 국가들로는 방글라데시, 브라질, 중국, 우간다 및 잠비아를 꼽아볼 만했다.

결핵 예방을 위한 치료를 받은 환자 수는 지난해 다시 반등해 2019년 수준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 2018~2021년 기간의 결핵 예방을 위한 총 치료건수 1,250만건으로 집계되어 2022년 말까지 목표치로 제시되었던 3,000만건과 상당한 격차를 내보였다.

한가지 긍정적인 것은 AIDS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결핵 예방을 위한 치료건수가 2018~2022년의 글로벌 목표치였던 600만건을 상회해 불과 4년 사이에 1,000만건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난 부분이었다.

덕분에 인도,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우간다, 탄자니아, 잠비아 및 짐바브웨 등 7개국에서 지난해 전체 인구의 82%를 대상으로 결핵 예방을 위한 치료가 개시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결핵으로 인한 부담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7개국으로 꼽히는 이디오피아, 케냐, 레소토, 나미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탄자니아 및 잠비아를 보면 지난 2015년과 비교했을 때 2020년의 결핵 발생건수 20% 감소 목표치를 초과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도 보고서에 따르면 신속진단 검사를 통해 결핵을 진단받은 환자들의 비율이 2020년의 33%에서 2021년에는 38%로 늘어났음이 눈에 띄었다.

또한 2021년 현재 109개국은 약물내성 결핵과 리팜피신 내성 결핵을 치료하기 위해 경구용 장기요법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2020년의 92개국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으며, 92개국은 단기요법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전년도의 65개국을 크게 웃돌았다.

결핵 예방 치료를 위한 림팜피신 기반 1~3개월 단기요법에 대한 접근성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부분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52개국에서 18만5,350명이 리팜피신이 포함된 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것으로 보고되어 2020년의 37개국 2만5,657명에 비해 크게 높아진 수치를 보였다.

2022년 보고서는 194개 WHO 회원국들을 포함해 총 215개국 및 지역들의 질병 트렌드와 풍토병 대응에 대한 자료가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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