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인플루엔자 대항하는 항체 발견…차세대 독감 백신 개발로 이어질까?
美 피츠버그 대학 연구팀, 혈구응집소 구조 변화 관계없이 감염 억제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12-28 06:00   수정 2023.12.28 06:01
미국 피츠버그 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다양한 인플루엔자 변이에 효과를 보인 항체를 발견해 차세대 백신 개발에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사진은 인플루엔자를 표현한 이미지. © 아이스톡

여러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변이에 효과를 보인 항체가 발견됐다. 이 항체를 통해 변이가 쉬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차세대 백신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과학 저널 PLoS Biology에 따르면, 미국 피츠버그 대학교(University of Pittsburgh) 연구팀은 사람이 3가 독감 백신을 접종했을 때 주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극복하는 일종의 항체를 생성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새롭게 발견된 항체를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지금보다 광범위하고 내구성이 뛰어난 독감 백신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3가 백신을 접종한 환자의 접종 전후 혈액을 채취해 개별 B세포와 그 속에서 생산되는 항체에 대한 연구를 실행했다. 연구는 과거 바이러스에 의해 구조가 변한 경우 백신의 항체가 효과를 잃는 것으로 알려진 ‘바이러스의 초기 감염 단계에서 활동하는 적혈구의 수용체 ‘혈구응집소(Hemagglutinin)’’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전은 B세포라고 불리는 면역 세포가 선택된 균주에 대항하는 항체를 생산하도록 유도한다. 생성된 항체들은 바이러스의  표면 단백질인 혈구응집소에 결합해  바이러스가 내부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 

과거 수많은 연구자들은 하나의 항체로 H1과 H3 등 여러 균주를 대상으로 하는 항체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H3 변이를 가진 일부 항체는 실제로 H1을 대상으로 할 수 있지만 H1 항체에 133a 변이가 있다면, H3 항체는 해당 변이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항체는 독감 바이러스의 변이인 133a 삽입을 우회해 인플루엔자 A바이러스의 H1과 H3 균주, 그리고 인플루엔자 B 바이러스의 야마가타와 빅토리아 균주에 대한 면역 반응을 일으킨 것이 확인됐다.

연구 책임자인 케빈 맥카시(Kevin McCarthy Ph.D.) 박사는 피어스 바이오텍 리서치(Fierce Biotech Research)와의 인터뷰를 통해 “항체가 발생한 사람들은 어린 시절 독감에 걸렸던 경험 덕분에 연구팀이 개발한 항체와 예상보다 큰 반응이 일어났을 것”이라며 “이는 향후 새로운 백신을 개발하는 데 아주 큰 단서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맥카시 박사는 다만 “중요한 점은 독감 혈액응집소 단백질의 단일 항체나 단일 부위만으로는 보편적인 백신을 개발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며 향후 하위 유형의 인플루엔자에 관여할 수 있는 항체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감은 해마다 겨울이면 기승을 부린다. 독감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는 매년 유행하는 종류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독감 백신 역시 한 해 유행할 확률이 가장 높은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도록 매년 변경되고 있다.

하지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현재 승인받아 전세계적으로 사용중인 백신의 항체를 회피할 수 있도록 변이를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이번 피츠버그 대학교 연구팀의 연구결과가 더욱 더 주목받는 이유다.

한편, 건강한 사람들의 경우 독감에 걸리면 일주일 내로 호전되지만, 65세 이상의 고령자나 5세 미만의 아동, 기저질환 환자, 임산부 등에게 독감은 치명적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세계 보건 당국들은 매년 독감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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