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가 영국 케임브리지 연구시설 확장에 투입할 예정이던 2억 파운드(약 3억 달러, 4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전격 보류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머크(MSD)와 일라이 릴리(Eli Lilly) 등 다른 빅파마의 영국 철수 및 투자 축소 발표와 맞물리며, 영국 생명과학 산업의 불확실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AZ 대변인은 최근 성명을 통해 “회사의 투자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재평가하고 있으며, 케임브리지 확장 계획은 현재 보류 상태”라고 밝혔다. 당초 이 프로젝트는 약 100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는 대규모 연구개발 허브 건설로, 2024년 3월 발표된 영국 내 총 8억 8200만 달러 규모 투자 계획의 핵심 축이었다. 그러나 올해 1월, AZ는 리버풀에서 추진되던 백신 연구개발 및 제조 시설 투자(약 6억 1000만 달러)를 취소하면서 영국 내 투자 축소 기류를 이미 드러낸 바 있다.
업계는 AZ의 이번 결정을 단순한 개별 사례가 아닌, 영국 정부 정책과 글로벌 제약사 투자 환경의 구조적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영국 내 연구개발 비용 대비 정부의 보조 및 의약품 가치 평가가 낮게 책정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머크는 런던에 추진 중이던 13억 달러 규모 R&D 센터 계획을 전면 취소하고 영국 R&D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머크 측은 “영국 정부가 혁신 의약품과 백신을 지속적으로 저평가해 왔다”며 철수 이유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어 릴리 역시 영국 내 바이오텍 연구소 건립 계획을 보류하고 “영국 생명과학 환경에 대한 명확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다국적 제약사들이 영국을 떠나는 현상은 갑작스러운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2018년 이후 영국 생명과학 산업의 경쟁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음을 반영한다. 영국제약산업협회(ABPI)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영국은 세계 주요 국가들에 비해 투자 유치와 산업 성장 속도가 뒤처지고 있다”며 정부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ABPI는 최근 발표에서 “생명과학 제조와 연구개발 투자의 장기적 혜택을 영국이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협회는 영국 정부가 구조적 약점을 방치할 경우 글로벌 제약사들의 투자 이탈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는 단순한 기업 철수가 아니라, 영국 내 연구 생태계, 일자리,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환자 치료 접근성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업계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투자 축소와 동시에 미국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7월 AZ는 2030년까지 미국에 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시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 수입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한 직후였다. 비록 아직 제약 관세에 대한 명확한 정책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러한 정치적 압박은 글로벌 제약사들에게 미국 내 제조 및 연구 거점 확보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존슨앤드존슨, 노바티스, 로슈 등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미국 투자를 늘리고 있다. 결과적으로 영국은 빅파마 투자 유치 경쟁에서 점차 소외되는 모양새다.
다만 모든 기업이 영국을 떠나는 것은 아니다. 독일 바이오엔텍은 영국 정부와 다년간의 협력을 유지하며 약 13억 달러를 10년에 걸쳐 투자할 계획이다. 런던에 본사를 세우고 두 개의 신규 연구센터를 신설하는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투자 보류와 머크·릴리의 철수는 영국 정부가 생명과학 산업을 어떻게 재정비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분기점을 제시한다. 업계에서는 세제 혜택, 규제 혁신, 의약품 가치 평가 개선 등이 선결 과제로 꼽히고 있다. 반면 미국은 대규모 인센티브와 정치적 압박을 통해 빅파마 투자를 끌어들이며 확실한 투자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01 | “상장 바이오헬스기업 반기 성장성 전년동... |
02 | 원텍, 과천 막계동 통합 신사옥 건립 추진 .... |
03 | 미국 FDA, 화장품 부작용 실시간 보고 대시... |
04 | PhRMA “아동을 다시 건강하게? 백신접종부터..” |
05 | [히트상품톺아보기] ㉘ 글로벌서 먼저 뜬 티... |
06 | 대한약사회, 한약사 불법조제·교차고용 고발... |
07 | AZ, 영국 2억 파운드 확장 ‘보류’…빅파마 탈... |
08 | [기업분석] 청담글로벌 상반기 매출 960억…... |
09 | 휴젤, 장두현 대표 신규 선임...단독 대표 ... |
10 | 네오이뮨텍, 유상증자 472억원 조달 성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