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프린팅이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의료 환경에 경쟁력 높은 핵심 기술은 확실하지만, 임상에 적용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 권성근 교수(이비인후과)는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융합의학기술원에서 열린 바이오프린팅재생의료연구회(회장 강대희) 창립기념 심포지엄에서 ‘바이오프린팅 임상적 측면’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바이오프린팅은 조직과 장기의 복잡한 3차원 구조를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재현하는 기술이다. 실제 세포 및 생물학적 소재를 기반으로 인공 심장, 혈관, 피부 등을 제작할 수 있다. 국내 대학 연구소, 다수 기업 등에서 이를 적용한 조직공학, 재생의료 분야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날 권 교수는 바이오프린팅이 필요한 사회적 배경으로 세계적 고령화와 장기 기증 수급의 불균형을 들었다
권 교수는 “장기이식 대기자는 2016년 2만4611명에서 2021년 3만8264명으로 55.5%가 증가했지만, 뇌사 장기기증자는 2016년 573명에서 2021년 419명으로 매년 감소 추세”라고 전했다.
이식 장기 부족 현상의 가속화와 이식 대기 중 사망자 수가 급증하면서 인공 장기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이종장기는 여전히 윤리적 문제와 면역 거부 반응 등 여러 한계를 갖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유전자 조작 돼지 심장을 이식 받은 환자는 불과 2개월 만에 사망했다고 권 교수는 말했다.
△ 권성근 서울대병원 교수. 사진=이상훈 기자
권 교수는 3D 프린팅 기술에 세포와 생체재료 기반 바이오 잉크를 접목한 바이오프린팅 기술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오프린팅은 장기 등 재생의학뿐 아니라 신약개발, 인공육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이 중 재생의학은 세포와 소재를 정확한 위치에 배치하는 것이 가능하며 환자 맞춤형 조직 및 장기 제작도 할 수 있다. 이종 장기와 달리 면역 거부 위험성도 줄일 수 있다.
다만 높은 신뢰성과 재현성을 갖는 바이오 잉크 개발이 필수며 프린팅된 조직의 효율적인 인체 내 통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최근에는 손상된 부위에 직접 프린팅해 정밀성, 조직 통합성은 높이고 대기 시간 및 감염 위험성은 낮춘 in situ 바이오프린팅 연구도 다수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또 최소 침습으로 체내에서 프린팅하는 기법도 개발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3D 프린팅과 달리 바이오프린팅은 아직 임상적용 사례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권 교수는 “이는 바이오프린팅에 기술적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아직 초창기 단계이기 때문"이리면서 "2017년 과기부에서 10대 유망기술로 선정했을 만큼, 앞으로 수요도 많고, 가능성도 매우 큰 기술 분야”라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바이오프린팅을 임상에서 좀 더 활용할 수 있기 위헤선 임상에 죄적화된 바이오잉크가 필요하다”며 “생체 적합성, 구조적 안정성, 세포 성장 촉진, 조직 재생과 일치하는 분해속도 등 임상에 필수적인 요소 및 높은 해상도로 신속하게 프린팅이 가능한 물성적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 바이오프린팅을 위한 공간적, 시간적 제한도 극복해야 할 한계라고 언급했다. 현재 바이오프린팅 기술은 장기 구조물을 프린팅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과정에서 세포의 생존율이 감소하고 완벽한 무균 환경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
또 바이오프린팅 구조물의 특정 규정도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바이오프린팅 구조물 특정 규정이 없어 현재 CBER(Center for Biologics Evaluation and Research) 가이드라인을 참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한국과 일본만이 바이오프린팅에 적용 가능한 특정 규제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