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 활성화를 위해선 최신 글로벌 동향에 맞는 임상시험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임상시험 방법이 자리 잡고 있고, 특히 일반인들이 임상시험에 적극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이유에서다.
△지태용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팀장.(사진=권혁진 기자)
지태용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조사분석팀 팀장은 지난 7일 경영전람과 사이언스21이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코리아 라이프사이언스 위크(KOREA LIFE SCIENCE WEEK)에 참석, 국내외 임상시험 최신 동향 및 전망이란 제목으로 국내 임상시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지 팀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전 세계 임상시험 분야의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고, 이 변화는 임상시험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까지 변화시키고 있다며, 이에 부합하는 정책과 규정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 팀장은 “국내외 임상시험 수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속해서 증가했다”며 “전 세계 임상시험은 지난해 기준, 5,500여 건이 새롭게 시작됐고, 국내에서는 842건의 임상시험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제약회사의 다국가 임상시험이 16.1% 증가해 전체 임상시험 증가를 견인했다. 이 중 38.1%는 항암제 관련 임상시험이었고, 항암제 임상시험 중 62%는 표적항암제 관련 임상시험이었다”며 “코로나19 임상시험과 더불어 항암제 관련 임상시험은 지속해서 증가 추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또한 지 팀장은 “코로나19가 임상시험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까지 변화시키고 있고, 이들이 임상시험에 적극 참여하기 시작했다”며 “지난해 전 세계 임상시험 참여자 수는 최초로 200만 명을 돌파했고, 이 중 100만 명 이상이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 참여자였다”고 강조했다.
임상시험에 관심이 높아진 만큼, 임상시험 참여에 방해요소로 꼽히는 임상시험 신뢰도와 참여 만족도 향상을 위한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하며, 편리한 임상시험 참여를 위한 디지털화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참여자의 편의성을 강조한 가상·분산형 임상시험은 2022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300건 이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가상·분산형 임상시험은 북아메리카와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적용되는 반면,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적용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의 가상·분산형 임상시험 활용률은 다국가 임상에서 1.1%, 단일국가 임상에서 7.5%로 집계돼, 집계 국가 중 2년 연속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출처: 지태용 팀장 발표자료 일부 발췌.
지 팀장은 “임상연구동향 매체인 크리니컬트라이얼아레나(Clinical Trials Arean)가 지난해 12월 발간한 임상시험 동향 보고서에서 연구자 94%는 하이브리드 및 분산형 임상시험에 관심을 나타냈고, 연구자 71%는 분산형 임상시험이 환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환자 68%는 재택치료와 같은 비대면 환경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임상시험 디자인이 지속해서 시도되고 있는 만큼, 최신 글로벌 임상시험 동향을 파악해, 업계에서 수용할 수 있는 임상시험에 대한 정책적, 제도적 지원 체계를 신속히 마련해야 임상시험 활성화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