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남자 아이돌, K-뷰티 '얼굴'로 글로벌 마케팅 나서
브랜드 인지도·해외 확산력 모두 잡는 전략 카드로 부상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8-25 06:00   수정 2025.08.25 06:01
▲ 아모레퍼시픽 헤라의 새 앰배서더로 발탁된 스트레이 키즈 필릭스(왼쪽), 지난해부터 라네즈 앰배서더로 활동 중인 방탄소년단 진. ⓒ아모레퍼시픽

K-팝 보이그룹이 K-뷰티 광고 모델 지형을 바꿔나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메이크업 브랜드 헤라는 최근 스트레이 키즈 필릭스를 브랜드 앰배서더로 발탁했다. 그간 이영애, 전지현, 제니 등 시대별 아이콘급 여성 모델을 기용해온 헤라가 브랜드 얼굴로 남성 모델을 기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헤라뿐 아니라 아모레퍼시픽의 다수 브랜드들이 남성 아이돌 그룹 멤버를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가장 최근엔 한율이 가수 우즈를 브랜드 모델로 선정했다. 에스쁘아는 지난 2월부터 엔시티 마크를 앰배서더로 내세우고 있으며, 라네즈는 지난해 방탄소년단(BTS)의 진을 브랜드 앰배서더로 발탁했다.

해외 확장에 열중하고 있는 인디 브랜드들도 마찬가지다. 어퓨는 지난 2월 NCT 제노를 모델로 기용했고, 성분에디터는 세븐틴 버논을 글로벌 앰배서더로 선정해 리브랜딩 이후 첫 캠페인을 전개했다. 믹순은 엔하이픈, 유이크는 라이즈와 함께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성분에디터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지난달 선정된 세븐틴 버논. ⓒ뷰티누리 화장품신문 박수연 기자

업계에선 이러한 흐름이 팬덤 기반의 소비 구조와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5년 해외 한류 실태조사(2024년 기준)’에 따르면,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로 'K-팝'이 17.8%를 기록하며 8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K-팝이 가장 강력한 한류 콘텐츠로 작동하는 만큼, 이를 통해 K-뷰티 제품에 대한 접근성과 소비를 유도하려는 전략이라는 것.

조사에서 한류 콘텐츠를 경험한 해외 소비자 중 57.9%는 ‘한국 제품·서비스 소비에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고, 50.7%는 ‘향후 구매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K-팝 팬덤의 상당수가 10~30대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단순한 콘텐츠 수용자를 넘어 실제 구매력으로 이어지는 주요 소비층으로 평가된다.

또, 최근 뷰티 업계 전반에서 '젠더리스' 소비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보이그룹을 모델로 기용하는 흐름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중성적인 비주얼과 감각적 스타일링을 갖춘 보이그룹은 브랜드 정체성과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는 “K-팝 팬덤은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 제품 구매로 이어지는 팬슈머 성향이 강하다”면서 "브랜드 입장에선 팬덤의 충성도를 활용해 해외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자연스럽게 제품 경험을 유도할 수 있다"고 24일 설명했다.

그는 이어 "2010년대까지만 해도 한류 드라마의 영향으로 남성 배우들이 뷰티 광고 모델로 기용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K-팝의 글로벌 팬덤 영향력이 압도적으로 커지면서 브랜드들이 남자 아이돌 중심으로 모델 전략을 바꾸는 추세"라고 말했다.

브랜드들은 실제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어퓨는 제노 화보 공개 직후 브랜드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357% 급증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후 국내 주요 H&B 채널인 올리브영에서도 판매 증가세를 기록했다. 라네즈 역시 BTS 진을 모델로 기용한 후, 글로벌 타깃 시장에서 2024년 4분기 매출이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아이돌 그룹 멤버를 모델로 기용하고 있는 한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는 “해당 아티스트가 미주 지역과 동남아시아에서 팬층이 두터워,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기 위한 목적으로 발탁했다”며 “실제로 광고 공개 이후 온라인 유입이 늘고, 팬덤 기반 구매 전환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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