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의 개발이 활발한 가운데, 전체 파이프라인의 70% 이상이 바이오벤처와 같은 소기업(small companies)에서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일(현지 시간) 웨비나 형식으로 개최된 BIO2020에서 미국 BIO(biotechnology innovation organization)의 산업분석(industry research) 부문 데이비드 토마스(David Thomas) 부사장은 ‘신생 회사에 대한 투자, 거래, 파이프라인의 상태(State of Emerging Therapeutic Company Investment, Deal-making, and Pipeline)’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발표 내용들은 BIO의 산업분석팀이 제약바이오 데이터 레지스트리를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센트리(BioCentury) 및 바이오메드트래커(Biomedtracker)의 코로나19 파이프라인 데이터를 분석한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됐다.
코로나19 파이프라인 개발 기업 형태/국가/단계코로나19 파이프라인에 대한 바이오산업계의 대응 시기를 살펴보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보고된 후 약 20주 내 550개 이상의 신약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 중 90% 이상이 제약사의 주도로 개발되고 있으며, 시기는 3월 15일과 4월 19일 사이 가장 많이 이뤄졌다.
또 코로나19 관련 약물 개발의 약 70% 이상이 소기업(small companies)에서 유래됐다. 이들은 항바이러스제 개발 시장의 75%, 치료제 개발 시장의 76%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국가별로 보자면 단연 미국이 우세하다.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물질들의 50% 이상이 미국에서 발견된다. 총 건수를 보면 미국이 280개, 중국이 39개, 스위스가 26개 등이다. 한국은 17개에 불과하다.
코로나19 파이프라인은 어느 단계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을까. 전체 파이프라인 중 약 60%가 전임상/후보 물질 탐색 단계(n=330)에 있다. 이어 약 40%가 IND를 포함해 임상 1~4상 단계에 있다(n=216).
FDA 긴급사용승인 파이프라인코로나19를 위한 파이프라인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25%를 차지하는 백신(n=142), 31%를 차지하는 항바이러스/항체 치료제(n=170), 44%의 코로나19 치료제(n=244)다.
이 중에서도 미국 FDA 긴급사용승인(EUA)을 획득한 치료제 및 백신들의 임상 단계를 보면, 임상 2상에 머물러 있는 파이프라인이 가장 많다.
눈길을 끄는 것은 용도 변경(repurposed)으로 허가받은 물질들이다. 코로나19 치료제는 5가지, 항바이러스/항체 치료제는 2가지가 있다. 백신 분야에서는 허가받은 물질은 없지만, 용도 변경의 목적으로 현재 임상 3상에 진입한 백신 2가지가 존재한다.
그럼 용도 변경의 목적으로 얼마나 많은 물질들이 존재할까. 코로나19 치료제는 용도 변경이 32%, 전가(redirected) 목적이 61%으로 기존 치료제들을 활용하는 파이프라인이 총 93%에 달했다.
항바이러스/항체 치료제 역시 앞서 언급된 두 가지 경우를 합쳐 48% 수준이었다. 이 경우 전가 목적은 기존에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된 렘데시비르를 예로 들 수 있으며, 용도 변경 목적의 예로는 초기 적응증과 다른 적응증에도 사용이 가능해진 타미플루가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파이프라인의 3가지 분류 중 백신은 유독 다른 특성을 보였다. 용도 변경 목적과 전가 목적의 치료제들은 합쳐서 3%에 불과했다. 용도 변경 목적에서는 독감 백신이, 전가 목적에서는 결핵 백신 등이 코로나19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 기반 물질
코로나19로 개발 중인 물질들의 새로운 혁신적인 양식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체 파이프라인의 63% 이상이 생물학적 제제(biologics)이기 때문이다.
치료제 분야의 파이프라인을 보면 여전히 기존 치료제(traditional)로 분류되는 소분자 물질(small molecule)이 204개로 가장 많았으나, 뒤를 잇는 90개의 항체(antibody) 기반 물질이 눈에 띈다. 백신 역시 단백질-기반(protein-based) 백신이 62개로 가장 많았다.
세부적으로는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ytokine release syndrome)에 작용하는 항염증제(anti-inflammatory)의 개발이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CRS 작용 항염증제에는 항 IL-6/IL-16R, 항 IL-1beta 등의 활성 바이러스 제제들과, JAK/STAT, 항 CCR5, MSCs 등의 비활성 바이러스 제제들이 포진해있다.
또 개발 중인 항바이러스제의 표적 타입은 단백질 분해효소인 프로테아제(protase), 중합항체인 폴리머라제(polymerase)가 가장 많았다.
허가 유력 및 긴급사용승인된 백신/치료제바이러스성 벡터(viral-vector)를 이용한 백신 분야에서는 캔사이노바이오(CanSino Biologics)의 Ad5가 4월 12일 기준 임상 2상중이며,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와 협업해 개발 중인 ChAdOx1이 5월 22일 기준 임상 2상중이다.
비활성(inactivated) 바이러스 제제 부문에서는 시노백(Sinovac)의 PiCoVacc이 5월 20일 기준 임상 2상, mRNA 부문에서는 모더나가 NIH, CEPI가 협업해 개발 중인 후보 물질이 5월 6일 기준 임상 2상 단계에 있다. 세포 기반 백신에서는 결핵 백신이 용도 변경의 목적으로 임상 3상을 진행중이다.
긴급승인된 치료제들은 미국과 미국을 제외한 지역을 포함해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 히드록시클로로퀸/클로로퀸, 벨러로폰 테라퓨틱스(Bellerophon Therapeutics)의 산화 질소(nitric oxide) 표적 박동 전달 시스템인 INOpulse device 등이 있다. INOpulse device의 경우 동정적 사용승인(Expanded access)을 획득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로슈와 쥬가이, 시플라(Cipla)가 협업한 아틀리주맙(atlizumab), 애브비의 칼레트라(성분명: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안지오텐신-2 계열 고혈압 치료제 지아프레자(Giapreza) 등이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