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을 타깃으로 한 항암제 치료 옵션이 넓어지고 있는 가운데, 단일 요법만으로 올리기 힘든 반응률과 전체생존기간을 높이기 위한 병용 연구가 떠오르고 있다.
현재 간암 치료에 있어서 표적항암제는 가장 보편화된 약물이다.
표적항암제는 간암세포의 증식 및 발달 과정에 필요한 단백물질이 활성화되는 과정을 억제하는 약물로, 1차 치료로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와 2차 치료로는 스티바가(성분명 레고라페닙) 등이 있다.
넥사바는 최근 급여 기준을 확대개정하며 전신적 항암 치료가 제한됐던 중등도 간기능 환자도 보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Child-Pugh class A 또는 B7 △Stage Ⅲ 이상 △ECOG 수행능력 평가(PS: Performance status) 0~2인 경우 급여 적용을 받게 된다.
넥사바와 이어지는 2차 치료로는 스타바가가 급여로 인정되고 있으며, 전신 항암 치료제 부문의 가이드라인에서도 우선 처방이 권고된다.
3상 임상인 RESORCE 연구에서 넥사바-스티바가 투여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26개월로 확인됐고, 국내 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리얼월드 데이터 결과에서도 넥사바-스티바가 치료를 받은 환자들 중 2년 전체 생존율을 보인 환자의 비율이 51.5%로 높게 나타났다.
다른 1차 치료제인 렌비마는 REFLECT 3상 임상 사후 분석 결과에서 1차에서 렌바티닙를 투여한 환자군의 전체 생존기간은 20.8개월로, 대조군인 소라페닙 1차 치료군의 17개월 대비 약 4개월 더 길었다. 또한 기존 간암 치료에서는 볼 수 없었던 40%대의 높은 반응률을 확인했다.
다만 렌비마의 경우, 순차치료로서 급여를 받을 수 있는 2차 치료 항암제 옵션이 부재해 접근성의 제한이 있다.
최근엔 약제의 단독투여로 이뤄졌던 순차치료를 넘어서 더 높은 효과를 위해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요법이 대두되고 있다.
간암서 면역항암제로 대표적인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은 VEGF 억제제 계열 표적항암제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과의 병용연구인 IMbrave150에서 소라페닙 대비 OS 관련 사망 위험을 42%까지 낮췄으며 PFS 개선 관련 사망 또는 질환 악화 위험을 41%까지 감소시켰다.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법은 2018년 FDA로부터 혁신신약으로 지정됐으며 2020년 1월 보조적 생물학적제제 허가 신청서(sBLA)를 제출, FD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리보세라닙도 옵디보와 동일한 기전인 중국 항서제약의 항 PD-1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과도 병용요법으로 간암 1차 글로벌 임상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그 외에도 2차 치료제인 카보메틱스(성분명 카보잔티닙)과 면역항암제인 티쎈트릭과의 병용을 통해 넥사바와 비교임상이 진행 중이며,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와 신약후보물질인 트레멜리뮤맙도 현재 절제불가 또는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HIMALAYA 연구) 중이다.
성균관의대 신동현 교수는 “진행성 간암 환자들에게 과거엔 넥사바만이 유일한 대안이었지만 이젠 렌비바, 전신 항암 치료 후 다양한 순차 치료 대안들(스티바가, 카보메틱스, 라무시루맙, 키트루다, 옵디보, 니볼루맙 등)이 생겼다”며 “아직 모든 약제가 급여는 아니기에 한계가 있지만 아주 희망적인 소식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에는 IMBrave 150연구에서 티센트릭과 아바스틴 병용요법이 단독요법에 비해 우월성이 입증돼, 진행성 간암 환자의 초치료(initial treatment)로 병용요법의 유용성이 매우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현재도 다양한 조합의 병용치료들이 시도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이러한 항암 약제들은 치료반응을 치료 전 어떻게 예측해, 어떤 환자에게 어떤 약제를, 어떻게 병용하거나 순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최적의 선택일 것인지에 대한 문제”라며 “다양한 약제가 가능해 지면서 개인-맞춤형 치료가 더욱 중요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