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여명 3년…‘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개발 현주소는
베링거·AZ 필두로 국내 제약사들 가세…대부분 임상 초기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7-03 06:00   수정 2019.07.03 06:43
호흡기질환 중에서도 매우 나쁜 예후를 보이는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IPF)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국내외 제약사들이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폐포(허파꽈리) 벽에 만성염증 세포들이 침투하면서 폐가 딱딱해져 점차 폐기능이 저하돼 사망에 이르는 질환이다. 질병 진단 후 평균 생존기간은 대개 3~5년에 그친다.

빅파마 중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시장을 일찌감치 선점한 제약사는 베링거인겔하임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은 2016년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yrosine kinases inhibitor)인 오페브(성분명: 닌테다닙)를 국내 출시하면서 호흡기질환 분야서 다져온 리더십을 드러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오페브의 승인 이후에도 관련 데이터를 쌓아왔으며, 가장 최근에는 전신성 경화증을 보이는 특별성 폐섬유증 환자에도 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근거를 발표했다.

실험은 7년 이내에 발병한 전신성 경화증 환자 중 최소 10% 면적의 폐가 섬유화된 환자들에 오페브 150mg(일 2회) 또는 위약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실험 52주 동안 평가된 강제 폐활량(forced vital capacity, FVC)의 감소율은 오페브군이 -52.4ml/년, 위약군이 -93.3ml/년으로 41.0ml의 차이가 나타났다.

호흡기질환 신약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또 다른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는 특발성 폐 섬유증 치료제 신약 후보 물질인 사라카티닙을 개발중이다.

사라카티닙은 세포의 증식과 분화, 이동, 점착 등을 조절하는 신호전달과 연관된 단백질인 src와 Abl 계열의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다.

특히 사라카티닙은 인간의 종양 세포 증식에 ​​대한 다양한 세포 분석에서 서브 마이크로몰러(sub-micromolar) 활성을 가지고 있으며, 쥐 및 쥐 동종 이식물과 이종 이식물에서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라카티닙은 임상 1상이 마무리된 상태다. 임상 2상은 아직 시작하지 않은 상태로, 전임상 단계에서 사라카티닙은 섬유아세포의 활성과 콜라겐 축적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바 있다. 최근에는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아 밝은 미래를 전망하게 했다.

국내에서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후보 물질인 BBT-877를 연구 개발중이다. 최근에는 지난 5월 열린 2019 미국흉부학회서 BBT-877의 전임상 효력시험 결과 및 임상 1상 진행 현황이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또 대웅제약이 특발성 폐섬유증의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신약으로 개발할 예정인 PRS(Prolyl-tRNA Synthetase) 저해제 DWN12088이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는 등 고무적인 성과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개발중인 대부분의 약들이 임상 1상 또는 전임상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 또 특발성 폐섬유증의 원인이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은 빠른 시간 내에 혁신 신약 개발이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는 요소로 꼽힌다.

생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개발 역시 쉽지 않은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추후 관련 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변화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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