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신약’ 치매 치료제 개발, 무엇이 문제일까
핵심병인 파악-바이오마커 개발 불충분…치료 아닌 ‘예방’ 초점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3-22 06:00   수정 2019.03.22 06:42
일명 ‘치매’로 불리는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이 제약 및 학계의 광범위한 연구에도 불구, 좀처럼 신약이 탄생하지 않는 이유로 신약 개발에 가장 중요한 ‘핵심병인’ 파악과 ‘바이오마커’ 개발이 불충분하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최근 충남대학교 약학대학은 2월호 교지를 발간하고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동향’이라는 제목의 종설 논문을 통해 알츠하이머 신약 파이프라인과 현 개발 상황에 대해 소개했다.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은 신약 개발이 어려운 분야 중 하나로 손꼽힌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총 244개의 후보 약물이 실험됐지만 그 중 승인된 것은 2003년에 출시된 메만틴(상품명: 에빅사) 뿐이었다. 2000년부터 2012년까지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신약 개발 실패율은 99.6%에 이른다.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을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그 병인이 너무 다양하고 복잡해 정확한 원인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동안 유전적 소인, 정신적 스트레스, CNS 감염, 장관내 미생물군총(microbiome)의 이상 등이 발병 원인으로 지목돼왔지만 이 중 어떤 것도 알츠하이머 발병 원인의 30% 이상을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많은 신약 파이프라인들이 실패함에 따라 알츠하이머는 치료 대신 ‘예방’이라는 치료 기준을 변경하기에 이르렀으며, 이에 초기 진단과 초기 치료가 질병 치료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 됐다.

따라서 현재까지 성과를 낸 일부 파이프라인들에도 한계는 보인다. 여전히 증상 치료 목적이 아닌 질병 진행을 진행시키거나 막을 목적으로 개발중이라는 것이다. 알츠하이머 파이프라인의 약물 중 약 70%가 증상완화요법(disease-modifying therapies, DMTs)을 위한 약물이다.

그 이유는 주요 병인 미파악에도 있지만, 현재 알츠하이머 진단과 치료에 활용되고 있는 바이오마커 또한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연구중인 바이오마커로 혈액 또는 CSF 중에 포함된 단백질(neuroinflammation marker, mRNA, Aβ-related protein), genetic risk profiling 등이 있지만 MCI 또는 전임상 알츠하이머(Pre-AD)와 연관된 바이오마커는 아직 검증된 것이 없다.

만약 임상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뇌 손상이 진행됨을 알려줄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발견된다면 초기단계에서 질병의 악화예방 및 조기치료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으로 학계는 전망하고 있다.

현재 임상이 진행 중인 전세계 알츠하이머 파이프라인을 보면, 크게 △단클론항제(monoclonal antibody) △β세크리타제 저해제(BACE1 억제제) △타우 응집 저해제(tau aggregation inhibitor)로 나눌 수 있다.

릴리의 단클론항체 솔라네주맙(Solanezumab)은 경증~중등도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 중이다. 바이오젠과 에자이의 단클론항체 BAN2401는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수행한 결과 인지기능 저하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제넨테크의 크레네주맙(Crenezumab)은 전조증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 중이며, 경증~중증도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b상도 진행중이다.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Aducanumab®)은 임상 1b상에서 전구증 또는 경증의 알츠하이머에서 인지능력감소 지연 효과를 나타내 FDA 패스트 트랙(Fast Track) 약물로 지정됐다.

BACE1 저해제 계열은 유독 패스트 트랙 지정 약물이 많다.

엘렌베세스타트(Elenbecestat®)는 에자이가 개발 중인 경구용 BACE1 억제제로, 현재 Pro-AD, mild AD 및 MCI를 포함한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2가지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FDA의 패스트 트랙 약물로 지정됐다. 라나베세스타트(Lanabecestat®)는 역시 패스트 트랙 약물로 지정받아 현재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대표적인 타우 응집 저해제 계열의 파이프라인은 TauRx의 LMTX®가 있다. LMTX®는 알츠하이머에 대한 임상 3상에 처음으로 참여한 타우 목표 제제로, 최근 임상 3상 연구를 마친 결과 알츠하이머의 전체적인 증상 악화와 뇌 위축 진행을 억제시켰음을 확인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나타날 알츠하이머병의 증상 개선 치료제가 어떤 방향으로, 또 어떤 속도로 개발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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