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수가협상 개막, 공급자단체 한 목소리 "의료계 현실 반영해야"
건보공단, 요양급여비용 계약 의약단체장 간담회 11일 개최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5-11 12:10   수정 2023.05.11 12:28
국민건강보험공단과 6개 보건의료단체장이 11일 서울가든호텔에서 ‘2024년도 요양급요비용 계약 의약단체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과 6개 보건의료단체장은 11일 서울가든호텔에서 '2024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의약단체장 간담회'를 개최해 수가협상에 임하는 각 단체의 입장을 확인했다.

공단 현재룡 기획상임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올해 수가협상에서는 수가조정모형을 다양화해 보건의료현황과 경제상황이 반영되고 객관적으로 수가밴드가 설정될 수 있도록 하고 밤샘 협상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현 이사는 "지난 5월 5일 WHO에서 2020년부터 3년간의 코로나19 비상사태를 풀면서, 우리사회가 일상회복 체계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이는 특히 의료계의 노고와 헌신이 있어 가능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또 "올해는 그간 제기된 제도개선 요구에 대해, 수가조정률 설정의 객관적 준거가 될 수 있는 모형과 협상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하여 가입자, 공급자,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 활용할 예정"이라며 "SGR모형과 함께 △SGR개선모형 △GDP증가율 모형 △MEI증가율 모형 △GDP-MEI 연계모형 등 4가지 개선모형으로 산출한 결과값을 수가밴드를 결정하는 재정소위원회에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 이사는 "협상 마지막 날인 5월 31일 재정소위원회 개최시간을 앞당겨 밤샘 협상을 탈피하고 재정소위원회 위원들과 논의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공급자-가입자-공단 간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 공급자와 가입자 간 소통을 원활히 하겠다"며 "공급자-가입자-공단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5월 협상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원병원협회 윤동섭 회장은 병원의 운영상 어려움을 토로했다. 윤 회장은 "병원계는 여전히 의료수입만으로는 운영이 어려운 가운데 지난해부터 물가급등과 경기침체라는 경제적으로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계속된 흑자로 건강보험재정이 안정된 누적 재정 상황(약 24조 원)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재정 운영을 통해 안전한 진료환경을 조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오랜 단식으로 건강이 회복되지 않은 이필수 회장 대신 김봉천 대외협력부회장이 참석했다. 김 부회장은 이번 수가협상 참여 여부에 대해 내부에서 많은 갈등과 논란이 있어 어렵게 이 자리에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정부에서 필수의료의 강화에 역량이 집중되고 있지만 의료현장의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며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가는 현 시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협상은 통보가 아니어야 한다"며 "이번 수가협상에서는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최선의 협상 결과가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박태근 회장 역시 의료 현장의 어려움과 참혹함을 전하며 의료인의 헌신을 수가에 반영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회장은 "우리나라는 미국과 국민소득을 비교하면 2분의 1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지만 단순 발치 비용은 20분의 1"이라며 "이것이 미국 대통령이 부러워한 대한민국 의료보험의 민낯"이라고 꼬집었다. 미국의 사랑니 단순 발치 비용이 80만원 정도인데, 현재 한국은 초진 45000원, 재진 39500원, 발치 행위는 8910원이라는 것. 그는 "의료인의 희생을 전제로 보험 명맥을 이어가는게 아니라 의료인도 자랑스럽게 대접받으며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대한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은 "실제 건강보험 총 진료비 중 한의의료기관 점유율이 2014년 4.2%에서 2021년에는 3.2%로 하락했다"며 현실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의계가 무너지지 않고 국민 건강을 위해 봉사하고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유지시켜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단순히 경제 논리를 떠나 급여행위에 대한 형평성이 없다"며 이미 사법부에서 판단한 여러 행위에 대해 유효성과 안전성이 검증된 만큼 의과 등과 같은 동일한 행위 에 대해 급여 적용에 차별을 없애달라"고 덧붙였다.

대한약사회 최광훈 회장도 국가적 고난과 역경극복에 헌신한 약국과 약사에 적정한 보상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표면적으로 볼 때 2022년도에 코로나 확진자 폭증으로 인해 약국 조제건수가 상대적으로 증가했지만, 올해에는 약국 진료비가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행위료는 다시 감소할 것으로 본다"며 "이번 협상에서는 전년대비 진료비가 얼마나 늘었는지에만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지난 3년간의 코로나 19라는 특수성과 장기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현재 여러 현안으로 어려운 보건의료계에 합리적이고 적정한 수가인상을 해달라"고 주장했다.

대한조산협회 이순옥 회장 역시 분만 현장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 분만 인프라는 일본 중국 등 가까운 나라들과 비교해도 굉장히 엉망"이라며 "소득에 비해 턱없이 낮은 분만비의 현실을 개선해달라"고 요청했다.

공단과 각 의약단체는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협상체제에 돌입하게 되며,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해 5월 31일까지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통상 수가협상은 31일 회의의 차수를 변경해 6월 1일 새벽까지 협상을 이어가곤 한다.

이날 간담회에는 건보공단 현재룡 이사장 직무대리, 이상일 급여상임이사, 김남훈 급여혁신선임실장, 박종헌 빅데이터운영실장이, 의약계에서는 대한의사협회장(대참 김봉천 대외협력부회장), 대한병원협회장(윤동섭), 대한치과의사협회장(박태근), 대한한의사협회장(홍주의), 대한약사회장(최광훈), 대한조산협회장(이순옥) 등 6개 의약단체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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