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의 지시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행하고, 현장을 감독함에 있어 단호 하되, 현장에서 말하는 애로사항을 정확히 파악해 해결할 수 있는, 중간다리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는 조직이 될 것입니다.”
한상배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지난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전문지출입기자단과 함께한 간담회 자리에서 이와 같이 말하며, 현장과 본부 사이의 소통의 창구로서 그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서울지방식약청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건넸다.
한상배 청장의 말에 따르면,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은 본부(식품의약품안전처)의 지시를 받아 의료기기 및 의약품 회사의 현장감시를 꾸준히 관리ㆍ감독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전 세계 정보를 수집하면서 문제가 발생했을 시, 재빠르게 유통 및 생산을 중지하는 등의 일을 맡아서 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현장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이 바로 서울지방식약청이다.
한 청장은 “현장 방문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업체 입장에서는 빠른 조치를 기대하고 있는 만큼, 현장방문을 통해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제출된 자료를 신속하되 꼼꼼히 확인해 정확한 조치를 내려야 한다”며 “서울지방청은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을 방문해야 현장에서 겪고 있는 애로사항들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며 “소통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관련 협회, 단체 등과 직접 소통을 통해 현장을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속한 조치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정확한 과학적 근거를 두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한 청장은 “규제과학이란 결국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무엇보다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만큼, 문제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일하되 합리적으로 처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지방식약청은 현장감시에 힘쓰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인 지난 2020년, 2021년에는 대면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비대면으로 진행했지만, 이제는 직접방문이 재개됐다.
물론,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현장감시지만 100%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한 청장에 따르면, 1차적으로 업체에서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점검이 이뤄진다. 이후 필요에 따라 ‘스마트 글라스(카메라가 내장된 안경)’를 착용한 최소 인원의 직원이 현장을 방문해 실시간으로 점검을 진행한다. 한 청장은 “상황과 필요에 따라 스마트 글라스를 통한 감시를 진행하고 있다”며 “일부 악의적인 업체의 경우 주저없이 현장으로 출동해 점검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한상배 청장은 지난 8월 취임한지 얼마되지 않아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를 직접 방문해 국내 의료기기 업계의 현장 목소리를 청취한 바 있다. 한 청장에 따르면, 협회와 식약처가 공통으로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융복합제품’이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의료기기와 약에 대한 다양한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 청장은 “융복합 제품은 새로운 분야이다 보니, 이를 위한 새로운 팀을 구성하는데 많은 고민이 있다”며 “식약처에서도 이와 관련한 고민과 연구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내년도 업무보고부터는 융복합 제품에 대한 기준이 체계적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식약청에도 힘든 점은 존재한다. 바로 ‘인력’ 문제다. 한 청장은 “전문기관은 그 특성상 늘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도 노력하고 있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결국 전문 인력에 대한 대우 개선이 필요한데, 전문인력이 원하는 요구를 맞춰 주기가 기관의 입장으로선 힘이 든 것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일하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안전사고나 불편 사항도 존재한다고 언급한 한 청장은 “담당하고 있는 관할이 넓다 보니 이로 인한 직원들의 어려움이 크다. 장시간 운전은 안전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결국 현장에서 업무를 볼 수 있는 시간에 제한을 만들다 보니, 그 피로감은 배가 된다. 피로는 결국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먼 지역에는 작은 사무소와 같은 장소가 하나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직원들에 대한 처우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어 “출장비에 대한 개선도 필요한 상황”이라며 “1박 2일 출장에서 숙소비로 5만 원이 제공되는데, 요즘 같은 세상에서 5만 원짜리 숙소는 찾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찾는다 하더라도 먼 지역까지 출장간 직원들이 쉬기에는 너무 열악한 환경의 숙소들이 많다. 최소한 직원들이 쉬는 장소만큼은 개선을 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 차원에서 나오는 인력감축 이야기에 대해서 한 청장은 “물론 필요한 인력을 감축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규제과학의 특성상, 필요한 부분은 과감하게 쳐내고 정리해야 할 것은 정리해야 한다. 다만, 그만큼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미리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처럼 갑자기 발생할 수 있는 사태에 대해 대응을 하기 위해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한데,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결국 필요한 것은 인력”이라며 “이미 발전된 환경에서 과거에 묶여 있는 부분의 인력을 새로이 다가올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인력으로 전환 및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