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기 대표 "올릭스, 빅파마 일라이릴리 설득한 힘은 데이터와 속도"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와 6억3000만 달러 규모 기술이전 계약 성공 국내 올리고 기반 신약개발 기술력 전세계 알려

올릭스 이동기 대표가 26일 서울바이오허브에서 열린 ‘허브토크데이, 혁신 바이오텍 올릭스 초청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약업신문=권혁진 기자

“올릭스는 RNAi 분야 신약개발 게임체인저가 될 것입니다.”

올릭스 이동기 대표는 26일 서울바이오허브에서 열린 ‘허브토크데이, 혁신 바이오텍 올릭스 초청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RNA 간섭(RNAi) 기반 혁신신약 개발 기업 올릭스는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Eli Lilly)와 6억3000만 달러(약 91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키며, 국내 올리고 기반 신약 기업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이 대표는 일라이 릴리와의 기술이전 성사의 출발점을 2023년 11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바이오유럽(BioEurope 2023)으로 꼽았다.

그는 “바이오유럽에서 릴리와 첫 만남이 성사된 뒤 1년 이상 수차례 심층 미팅과 데이터 검증, 실사(DD, Due Diligence)를 거치며 양사가 원하는 조건을 조율하는 과정을 반복했다”면서 “글로벌 빅파마와의 협상은 단기간에 성사되기 어렵지만, 올릭스가 보유한 데이터와 대응력, 차별화된 전략적 타깃이 신뢰를 쌓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결국 올해 2월 기술이전 계약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올릭스는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및 기타 심혈관·대사질환을 타깃하는 후보물질 ‘OLX702A’의 임상 1상까지를 책임지고, 이후 임상 2상부터 상업화 단계는 릴리가 주도한다.

릴리가 관심을 가진 결정적 요인은 핵심 기술과 타깃이었다. 올릭스는 2020년 미국 한 업체로부터 GalNAc(linker) 기술을 인라이선싱해 간 표적 전달 기반을 확보했다. 이어 하버드 의대 간질환 전문가 3인을 SAB로 영입, GWAS 기반 분석을 통해 MARC1 타깃을 발굴했다.

이는 선발주자인 앨나일람(Alnylam), 애로우헤드(Arrowhead), 사일런스(Silence) 등이 이미 선점한 유전자와 겹치지 않는 독창적 타깃이었다. 이 대표는 “후발주자가 성공하려면 선두 그룹과 차별화된 타깃을 제시해야 한다”며 “올릭스는 이를 데이터와 전문성으로 풀어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계약을 이끈 또 하나의 배경은 파트너 친화적 대응을 꼽았다. 올릭스는 바이오유럽 미팅에서 릴리가 개발 중이던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Zepbound)’와 병용 비임상시험 데이터를 선제적으로 제시했다. 또한 릴리 DD팀의 요청에 즉각 대응해, 필요한 데이터를 최소 시간 내 공유하며 신뢰를 쌓았다.

이 대표는 “릴리 DD팀 헤드가 20년간 DD를 하며 이렇게 빠르게 대응하는 회사는 처음 본다고 평가할 정도였다”라며 “빅파마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선제로 대응한 점이 계약 성사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올릭스는 2021년 중국 한소제약(Hansoh Pharma)과 4억5100만 달러 규모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도 체결했다. GalNAc-asiRNA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타깃 2종 후보물질을 제공하는 구조로, 지난 4월 첫 마일스톤(약 300만 달러)을 수령하며 협력이 본격화됐다.

또한 글로벌 1위 뷰티 기업 로레알과도 파트너십을 맺고 피부 분야 RNAi 응용 연구를 확장 중이다. 이를 통해 올릭스는 헬스케어와 뷰티 양 축을 아우르는 플랫폼 기업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올릭스는 국내 80명, 해외 20명 등 총 100명의 임직원으로 운영되는 중견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했다”라며 “최근 시가총액이 1조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현금흐름 기준 흑자를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내에서 RNAi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빅파마와 기술이전을 성사시킨 사례는 올릭스가 사실상 유일하다”며 “차별화된 임상 데이터와 신속한 대응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바이오허브 ‘허브토크데이' 현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

서울바이오허브 ‘허브토크데이' 현장.©약업신문=권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