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약업계 2006년 10대 뉴스
BT 러브콜 "줄을 서시오"·대표적 제약 CEO 줄줄이 퇴진 등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6-12-20 19:40   수정 2006.12.22 14:07

핵심제품들의 잇단 특허만료와 후속신약 개발의 차질 속에서도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제품력 보강은 2006년 한해 동안 단연 메이저 제약기업들의 화두였다. 이에 따라 유망 신약후보물질을 보유한 바이오테크놀로지 메이커와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하려는 메이저 제약기업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았다. 반면 새 천년 문턱의 제약업계 판도를 흔들었던 것과 같은 빅딜은 눈에 띄지 않았다. 또 제약업계를 대표하는 CEO들이 줄줄이 퇴진한 것은 팍팍해진 경영현실을 짐작케 하는 한 단면이었다. 최초의 항암백신이 FDA의 허가를 취득한 것은 과학의 승리로 널리 화제를 모았다. 이밖에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압승으로 차후 제약업계에 반 친화적인 정책이 예고되고 있는 현실과 2004년 리콜되었던 관절염 치료제 '바이옥스'(로페콕시브)의 소송戰, 바슈롬社 콘택트렌즈 세척액 '리뉴 모이스춰락'의 리콜 등 굵직한 뉴스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다음은 본지가 선정한 올해 세계 제약업계의 10대 뉴스이다. <편집자 주·무순(無順)>

 1. 메이저 제약, BT 인수戰 열기 Hot! 뜨거~
  유망신약 결핍에 대처하는 메이저 제약업계의 자세!

  2006년은 바이오테크놀로지 메이커를 물색하고 인수에 나서는 메이저 제약기업들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은 한해였다. 간판급 블록버스터 드럭의 줄이은 특허만료와 후속신약 개발의 차질로 인해 미래의 성장을 이끌 엔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메이저 제약기업들이 앞다퉈 유망한 BT 메이커들에 러브콜을 띄웠기 때문.

  이와 관련, 독일에서는 발간되고 있는 '한델스블라트'紙(Handelsblatt)는 지난 11월 초 "2006년 한해 동안 메이저 제약기업들이 BT 메이커를 인수하는 데만 총 300억 달러 가량을 아낌없이 투자해 지난해 수치를 2배 이상 상회할 것"이라고 예측보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올들어 성사된 메이저 제약기업들의 BT 메이커 인수 성사사례들을 살펴보면 ▲노바티스社가 지난 4월 미국 카이론社(Chiron)를 53억 달러에 인수합의 ▲머크&컴퍼니社가 5월 미국 글리코파이社(GlycoFi)와 애브맥시스社(Abmaxis)를 총 4억8,000만 달러에 인수 ▲아스트라제네카社가 5월 영국 캠브리지 앤티보디 테크놀로지社(CAT; Cambridge Antibody Technology)를 13억 달러에 인수 ▲노바티스社가 6월 영국의 아이케어 메이커 뉴텍 파마社(NeuTec) 인수 ▲독일 머크 KGaA社가 9월 유럽 최대 생명공학사인 스위스 세로노社(Serono)를 133억 달러에 인수 ▲화이자社가 10월 영국의 백신 메이커 파우더메드社(PowderMed) 인수 ▲머크&컴퍼니社가 10월 첨단 RNA 간섭기술(RNAi)을 보유한 미국 서나 테라퓨틱스社(Sirna Therapeutics)를 11억 달러에 인수 ▲애보트 래보라토리스社가 11월 코스 파마슈티컬스社(Kos)를 37억 달러에 인수 ▲와이어스社가 11월 벨기에 애블링크스社(Ablynx) 인수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가 12월 영국 도만티스社(Domantis)를 4억5,400만 달러에 인수 등 일일이 헤어리기 어려울 정도로 줄을 이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숨은 진주格 BT 메이커를 찾는 메이저 제약기업들의 행보가 계속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T 메이커를 인수하는 전략이 엄청난 수준의 로열티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라이센싱 제휴방식에 비해 매력적인 대안이라는 인식에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 '조코' '졸로푸트' 등 꼬리 문 특허만료
  머크&컴퍼니社의 콜레스테롤 저하제 '조코'(심바스타틴)가 지난 6월 23일부로 특허가 만료된 데 이어 같은 달 30일에는 화이자社의 항우울제 '졸로푸트'(서트라린)도 '조코'와 같은 운명을 맞아야 했다.

  이들에 앞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의 콜레스테롤 저하제 '프라바콜'(프라바스타틴)이 4월 20일로 특허보호기간이 종료됐다.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프로스카'(피나스테라이드), 항구토제 '조프란'(온단세트론), 수면장애 치료제 '앰비엔'(졸피뎀) 등도 올해 특허가 만료된 주요제품들이다.

  이 중 '조코'는 미국시장에서만 한해 최대 45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한 동안 화이자社의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에 이어 처방약 매출랭킹 2위에 오르기도 했던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드럭의 하나이다. '졸로푸트'와 '프라바콜' 또한 각각 33억 달러 및 23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던 화이자와 BMS의 간판급 효자품목이었다.

  물론 특허만료를 앞둔 제약사들은 시장을 수성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통례이다. 가령 머크측의 경우 쉐링푸라우社의 '제티아'(에제티미브)와 복합한 제형인 '바이토린'을 내놓았는가 하면 인도의 닥터 레디스 래보라토리스社(Dr. Reddy's)와 손잡고 위임 제네릭 제형 발매에 합의하는 등 만반의 대책을 강구했다.

  그러나 브랜드-네임 제품들이 특허만료에 직면하면 상당폭의 약가하락이 불가피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매출 또한 제네릭 제형들의 가세로 인해 1~2년 이내에 최대 80% 안팎까지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는 것이 냉정한 시장의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메일 린치社는 2006년 한해 동안에만 미국시장에서 매출총액 220억 달러를 상회하는 각종 블록버스터 제품들이 특허만료에 따라 제네릭 제형들과 경쟁에 직면케 된 것으로 보인다는 추정치를 내놓았다. 220억 달러라면 어림잡더라도 2005년의 2배 가량에 해당하는 엄청난 액수이다.

 3. 간판급 제약 CEO 바통터치 '릴레이'
  최근들어 대다수의 메이저 제약기업들이 핵심제품들의 특허만료와 후속신약 개발의 차질이라는 공통분모 고민거리를 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일까? 올 한해 동안 제약업계를 대표하는 최고경영자들의 바통터치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위기타개에 부심하고 있는 제약기업들의 분위기 쇄신 노력을 짐작케 했다.

  실제로 아스트라제네카社는 1월 1일부로 전임 톰 맥킬롭 회장이 물러나고, 데이비드 R. 브레넌 회장(52세) 체제가 출범했다. 그는 핵심제품인 위산 관련질환 치료제 '넥시움'(에스오메프라졸)과 정신분열증 치료제 '쎄로켈'(쿠에티아핀)의 제네릭 도전 직면, 콜레스테롤 저하제 '크레스토'(로수바스타틴)의 안전성 문제 돌출, 항응고제 '엑산타'(자이멜라가트란)의 FDA 허가 반려, 기대에 못미친 것으로 나타난 항암제 '이레사'(제피티닙)의 효능 입증 연구결과 공개 등 겹친 악재 속에 회사를 넘겨받아 브레넌 회장의 행보에 시선이 고정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사노피-아벤티스社의 장 프랑스와 데헤크 회장이 연례주총 석상에서 R&D 부문을 총괄해 왔던 제라르 르 퓌르 학술·의무담당 부회장(55세)을 차기 CEO로 지명했다.

  데헤크 회장의 퇴진은 그가 프랑스 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총수급 경영자들 가운데 최고령자축에 끼었던 인물이었음을 감안하더라도 많은 이들이 예상치 못했던 바통터치로 주목을 모았다. 르 퓌르 신임회장 체제는 2007년 1월 1일자로 공식출범한다.

  R&D를 총괄했던 르 퓌르 회장의 발탁은 갈수록 경쟁이 가열되면서 유망신약의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에 더 많은 투자가 요구되고 있는 제약업계의 현실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7월에는 화이자社는 행크 맥키넬 회장의 후임자로 제프리 B. 킨들러 부회장(51세)이 전격결정되어 놀라움을 안겼다. 2008년 2월로 퇴임일정이 예정되어 있던 맥키넬 회장의 조기퇴진이 결정된 셈이었기 때문.

  킨들러號의 출범은 맥키넬 회장이 화이자를 오늘날의 넘버원 제약기업으로 발돋움시킨 장본인임에도 불구, 겹친 악재의 돌출로 회사가 시련기에 처한 현실에서 새로운 지도력을 구축하기 위한 단행된 분위기 쇄신용으로 풀이되었다. 실제로 화이자는 거듭된 주가(株價) 침체와 이익성장세의 둔화, 후속신약 개발의 부진, 빅딜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의 시효만료, 콜레스테롤 저하제 '쎄레브렉스'(셀레콕시브)의 안전성 문제 제기와 관절염 치료제 '벡스트라'(발데콕시브)의 리콜 등으로 2006년 한해 동안 적잖은 어려움에 직면해야 했다.

  9월 들어서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의 피터 R. 돌란 회장의 퇴진이 결정됐다. 제임스 코넬류스 이사(62세)가 회장 직무대행을 맡아 후임자 자리에 앉았다. 돌란 회장의 낙마는 지속된 주가하락과 간판품목인 항혈소판제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의 제네릭 도전, 이익 감소세 등이 지속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인사였다는 분석이다.

  코넬류스 회장의 경우 의료기기 메이커 가이던트社(Guidant)의 회장으로 회사매각을 총괄했던 장본인이어서 과도기를 맡아 가교役을 수행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의 장 피에르 가르니에 회장의 경우 당초 2007년 10월로 예정되었던 퇴임시기가 오히려 2008년 5월로 연장되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4. 바이엘, 쉐링 인수 '독일版 제약 빅딜'에 합의
  독일 바이엘 AG社가 지난 4월 쉐링 AG社의 인수자로 확정됐다.

  바이엘은 총 165억 유로(200억1,000만 달러)의 인수案을 내놓아 149억 유로(180억7,000만 달러)에 달하는 적대적 인수를 제시했던 머크 KGaA社를 제치고 최종 파트너로 결정됐다.

  양사가 바이엘-쉐링 파마슈티컬스社라는 이름의 새로운 제약기업으로 출범하면 단순합산으로만 한해 90억 유로(108억 달러) 안팎의 매출을 올려 일약 세계 랭킹 12위로 급부상할 수 있을 전망이다.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까지 감안하면 가까운 장래에 '글로벌 톱 10'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되었음을 시사하는 대목.

  양사의 통합은 또 서로의 사업영역 가운데 중복되는 부분이 눈에 띄지 않고 상호보완적인 성격의 것이어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함에 따라 지난 5월말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최고 실무·행정운영기구인 EU 집행위원회로부터 승인을 얻어냈다.

  바이엘이 쉐링을 인수한 것은 헬스케어 사업부문, 특히 제약산업 분야에서 볼륨확대를 모색해 왔던 전략적 목표에 따른 귀결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바이엘측은 6월들어 현재 바이엘 AG社의 헬스케어 부문(제약사업부 포함)을 총괄하고 있는 아르투르 히긴스 회장을 바이엘-쉐링의 최고경영자로 내정하는 등 경영체제를 확정했다.

 5. 혈전용해제 '플라빅스' 피말린 특허공방
  사노피-아벤티스/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가 '글로벌 넘버2' 처방약인 항혈소판제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와 관련해 캐나다 아포텍스社(Apotex)·인도 닥터 레디스 래보라토리스社(Dr. Reddy's)를 상대로 전개한 "피말린" 특허공방은 2006년 한해 내내 제약업계의 핫이슈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 문제는 올초 아포텍스측이 '플라빅스'의 제네릭 1호 제형에 대해 FDA가 발매를 승인했던 데다 아포텍스·닥터 레디스 양사가 관련특허의 신규성 및 독창성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제네릭 제형의 조기발매 강행을 추진함에 따라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한때 양측의 갈등은 3월들어 오는 2011년 9월까지 특허보장에 따른 사노피·BMS의 기득권을 계속 인정하고 제네릭 제형 발매를 유보하되, 특허만료 이후로 아포텍스측이 미국시장 발매권을 갖도록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봄눈 녹듯 용해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3자 합의의 불법성 문제가 돌출하면서 미국 연방공정거래위원회(FTC)의 승인을 얻어내는데 실패했고, 이에 아포텍스측이 지난 8월 초 발매를 강행하고 나서자 사노피와 BMS가 잠정적 금지명령(preliminary injunction)을 청구하면서 법정공방으로 비화되기에 이르렀다.

  잠정적 금지명령 청구는 뉴욕 지방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졌고, 아포텍스측이 2차례에 걸쳐 제기한 재심청구에 대해서도 기존의 결정을 재확인하는 결론이 거듭 도출되어 사노피와 BMS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다만 아포텍스측이 발매에 착수한 이래 이미 도·소매업소와 약국 등에 출하한 기존 공급물량에 대한 회수조치는 수반되지 않아 2007년에 접어들어서도 상당기간 동안 사노피/BMS측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2007년 1월말부터 '플라빅스'의 특허침해 소송이 본격 개시될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6. 최초의 항암백신 '가다실' FDA 승인 Go~
  머크&컴퍼니社의 최초의 항암백신 '가다실'(Gardasil; 휴먼 파필로마 바이러스 타입 6, 11, 16 및 18 4價 백신)이 지난 6월 초 FDA로부터 허가를 취득했다.

  FDA는 9~26세 사이의 소녀 및 여성들이 6개월여 동안 3회에 걸쳐 접종받는 방식의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으로 발매를 승인했다. 자궁경부암이 오늘날 세계 각국에서 여성들에게 2 번째로 빈도높게 발생하는 암으로 손꼽히고 있는 형편임을 상기할 때 여성건강 보호에 획기적인 진전이 가능케 되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인 셈.

  실제로 미국 질병관리센터(CDC)는 지난 11월 '가다실'을 9~18세 사이의 소녀층 및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정규 소아 예방접종 프로그램 리스트에 새로 편입시켜 그 같은 전망을 뒷받침했다.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들은 '가다실'이 장차 한해 20~3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비상한 관심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다실'은 전체 자궁경부암 발병사례들의 70% 가량에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휴먼 파필로마 바이러스 16형 및 18형, 전체 생식기 사마귀 발생사례들 가운데 90% 정도에 원인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진 휴먼 파필로마 바이러스 6형 및 11형을 타깃으로 개발되어 나온 백신이다.

  한편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도 당초 올해 안으로 잡혀 있던 또 다른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서바릭스'(Cervarix)의 허가신청 일정이 2007년 초로 미뤄진 상태이지만, 장차 '가다실'과 흥미로운 한판승부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7. 화이자, 콜레스테롤 저하제 '이중고'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는 거센 도전에 직면하고, 후속약물로 기대 속에 연구가 착착 진행되어 왔던 토세트라핍은 임상시험 중단결정으로 개발이 전격무산되고...

  화이자社는 올 한해 콜레스테롤 저하제 부문에서 '이중고'를 감내해야 했다.

  첫째로, 부동의 처방약 매출 1위 품목인 블록버스터 드럭 '리피토'의 경우 주요 경쟁제품들의 특허만료에 따른 제네릭 제형들의 발매가 지난 가을 무렵부터 본격화하면서 도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의 '프라바콜'(프라바스타틴)과 머크&컴퍼니社의 '조코'(심바스타틴)가 각각 지난 4월 및 6월 특허만료시점에 도달했기 때문.

  게다가 '리피토' 자체도 제네릭 메이커들의 특허소송 타깃으로 떠올라 안테나를 고정시키게 했다.

  둘째로 터져나온 악재는 화이자가 오는 2010년 특허만료를 앞둔 '리피토'의 후속약물격으로 개발에 매진해 왔던 토세트라핍의 전격적인 개발중단 발표소식이었다. 실제로 화이자측은 지난 11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2007년 하반기 중 허가를 신청할 계획임을 호언했으나, 12월 초 일체의 임상시험 중단을 결정해 소식을 접한 이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토세트라핍은 유해한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 기존의 제품들과 달리 인체에 유익한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기전을 지닌 새로운 콜레스테릴 에스테르 전이 단백질(CETP) 저해제로 한 동안 많은 기대를 모았다. 또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토세트라핍이 장차 한해 200억 달러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비상한 관심을 표시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임상에서 관찰된 "사망률과 심혈관계 질환 발병률의 수치 불균형"을 이유로 날개를 펼쳐보이기도 전에 접고 말았다.

  이 같은 악재들이 불거졌기 때문일까? 화이자는 지난 11월말 미국시장 영업인력의 20%(약 2,200명) 정도를 감원할 방침임을 내놓은 데 이어 2007년 1월에도 추가적인 구조조정 플랜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찬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8. 항당뇨제 시장 '위풍糖糖 새판짜기' 가속페달
  당뇨병은 오늘날 미국에만 환자수가 2,000만명을 상회하고 있는 데다 비만인구의 확산으로 인해 장차 전염병만큼이나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게 하고 있는 것이 최근의 추세이다.

  게다가 인슐린에 대한 체내의 감작도를 높이거나, 췌장의 인슐린 생성작용을 촉진시켜 혈당 수치를 낮추는 기전을 지닌 기존의 당뇨병 치료제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효능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던 형편이다.

  이와 관련, 2006년 한해 동안 새롭고 유망한 차세대 당뇨병 치료제들이 속속 허가를 취득함에 따라 그 동안 메트포르민, 글루코파지, 글리타존系 등이 주도했던 이 시장에서 가까운 장래에 판도변화를 기대케 하고 있다. 아울러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 노보 노디스크社 등이 현재 이 시장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차후로는 머크&컴퍼니社와 노바티스社,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 등의 득세가 예상되게 하고 있다.

  이들 신약은 기존 제품들과 메커니즘을 달리하는 데다 부작용을 수반할 확률도 훨씬 낮다는 장점이 어필하고 있어 기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덕분에 모건 스탠리社가 올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2005년 170억 달러대 볼륨을 형성했던 세계 당뇨병 치료제 시장볼륨이 오는 2012년에 이르면 350억 달러를 넘어서 2배 이상 확대될 것"이라는 요지로 내놓았던 예측에 무게가 실리게 하고 있다.

  미래의 유망 치료제들로 스포트라이트가 쏠리고 있는 약물들은 ▲일라이 릴리/애밀린 파마슈티컬스社(Amylin)의 주사제 '바이에타'(Byetta; 엑세나타이드) ▲화이자社의 흡입식 인슐린 파우더제제 '엑슈베라'(Exubera) ▲머크&컴퍼니社의 정제 '자누비아'(Januvia; 시타글립틴) ▲노바티스社의 정제 '가브스'(Galvus; 빌다글립틴) 등이다.

  이들 중 이미 지난 1월 FDA의 승인을 얻어냈던 '엑슈베라'는 당초 지난 7월경 미국시장 발매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2007년 초로 데뷔시점이 미뤄진 상태이이다. '바이에타'의 경우 지난 4월말 FDA의 허가를 취득한 직후인 6월부터 발매되고 있다.

  지난 10월 FDA의 허가를 취득한 '자누비아'도 공격적 마케팅을 등에 업고 발매 초기단계부터 바람몰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가브스'는 허가일정이 다소 미뤄져 2007년 2월경 FDA의 최종결론 도출이 예상되고 있다.

 9. '모닝 애프터 필' 마침내 OTC 전환
  OTC 전환 허용 여부를 놓고 미국에서 최근 수 년째 뜨거운 논란을 거듭했던 미국 바아 파마슈티컬스社(Barr)의 응급 경구용 피임제 '플랜 B'가 마침내 지난 8월 FDA로부터 전환을 승인받았다.

  덕분에 18세 이상자들의 경우 의사가 발급한 처방전을 구비하지 않더라도 '모닝 애프터 필'을 구입하고 복용할 수 있게 됐다. 반면 17세 이하의 경우에는 현행처럼 구입시 처방전을 구비토록 안전장치를 마련해 차별성을 두었다.

  일명 '모닝 애프터 필'이라는 이름으로도 통용되고 있는 '플랜 B'는 그 동안 FDA의 최종결론 도출이 거듭 지연되자 여성단체가 소송을 제기했는가 하면 FDA의 수장이 전격교체되는 과정에도 한 빌미를 제공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개인적 신념이나 종교적인 이유 등에서 비롯된 약사의 조제거부권 허용문제와도 결부되어 논란의 범주를 확대시켰다.

  이 같은 저간의 사정 때문에 '모닝 애프터 필'의 OTC 전환에 따른 당장의 매출변동 유무 나 매출실적 규모 등을 떠나 큰 상징성을 부여할 수 있는 뉴스였다.

  한편 '모닝 애프터 필'은 예기치 않았던 性 관계를 가진 후 72시간 이내에 복용하면 임신에 이를 확률을 89%까지 감소시켜 주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이 입증된 피임제이다.

10. J&J, OTC시장 절대강자 "우뚝"
  존슨&존슨社(J&J)가 지난 6월말 화이자社의 컨슈머 헬스케어 비즈니스(OTC) 부문을 166억 달러의 조건에 인수키로 최종합의했다.

  특히 166억 달러의 인수조건이라면 화이자 컨슈머 헬스케어 부문의 한해 매출액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준의 것이어서 이제껏 컨슈머 프로덕트 분야에서 성사된 것으로는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조건이었다.

  이로써 J&J측은 화이자의 지난해 미국 컨슈머 헬스케어시장 매출까지 합산할 경우 전체 OTC 시장볼륨의 20%에 육박하는 몫을 점유하며 절대강자로 군림할 수 있게 됐다.

  양사의 합의는 예년과 달리 덩치 큰 빅딜의 성사가 눈에 띄지 못했던 올해의 세계 제약업계에서 독일 바이엘 AG社가 쉐링 AG社를 200억1,000만 달러에 인수한 것과 함께 대표적인 M&A 사례로 분류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양사간 합의는 사업 다각화보다 처방약 부문에 전력투구할 수 있기를 원했던 화이자측과 처방약 부문에 올인하는 대신에 전체 헬스케어 분야로 다각화하는 전략을 지속하고 있는 J&J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에서 비롯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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