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리도마이드, 마침내 항암제로 '부활'
기형아 출산 부작용으로 販禁 40여년만에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6-05-26 15:19   
탈리도마이드가 기형아 출산 부작용으로 인해 판매금지된 이후 40여년만에 본격적인 부활의 길로 접어들 수 있게 됐다.

FDA가 25일 셀진 코퍼레이션社(Celgene)의 '탈로미드'(Thalomid; 탈리도마이드)에 대해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로 허가를 결정했기 때문. 이날 FDA는 뉴저지州에 소재한 셀진의 '탈로미드'를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에 기존의 표준요법제 덱사메타손과 병용투여하는 용도의 항암제로 사용을 승인했다.

다발성 골수종은 올 한해동안에만 미국에서 1만2,000명 정도가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환자들이 이 암을 진단받은 후 생존하는 기간은 평균 3~4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탈리도마이드는 지난 1950년대에 임산부들의 입덧을 완화하는 용도의 약물로 사용되었지만, 1962년 세계시장에서 판매금지됐었다.

그 후 지난 1998년 FDA가 한센병 치료제로 사용을 공식승인했고, 이번에 허가를 취득하기 이전부터 다발성 골수종에 '오프-라벨'(off-label) 용도로 적잖이 처방되어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임산부가 복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제 공급에는 엄격한 제한이 따랐던 형편이다. 또 이번 허가결정에 따라 덱사메타손과 병용하는 다발성 골수종 환자들의 경우 하지(下肢) 및 폐에 혈전생성 가능성을 경고하는 돌출주의문(black box warning)이 새로 추가됐다.

이 같은 위험성으로 인해 탈리도마이드의 효능에 대해서는 최근까지도 많은 논란이 따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3월에도 탈리도마이드가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연장시켜 주지 못했다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공개되었는가 하면 비록 중증의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지만, 고령층 환자들의 수명을 연장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는 상반된 결론을 담은 연구사례가 같은 달 발표되었을 정도다.

뉴욕에 소재한 투자은행 로드먼 & 렌쇼社의 마이크 킹 애널리스트는 "탈리도마이드가 이미 수 년전부터 다발성 골수종에 '오프-라벨' 형식으로 사용되어 왔던 만큼 당장 매출이 급증하는 등의 효과로 이어지지는 못할 것"이라면서도 "공식허가를 취득한 것은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만한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FDA는 '탈로미드'를 스테로이드제의 일종인 덱사메타손과 병용투여했을 때 혈액과 소변에 다발성 골수종의 지표인자로 꼽히는 단백질의 수치가 50% 이상 감소한 환자들의 비율을 평가한 연구사례들을 검토한 끝에 이번에 허가를 결정했다.

두 약물을 병용투여한 환자들에게서 해당 단백질이 50% 이상 감소한 비율이 51.5%에 달해 덱사메타손 단독투여群의 35.6%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난 것.

이밖에 셀진측이 척수이형성 증후군 치료제로 허가를 취득했던 탈리도마이드의 개량제형 '레블리미드'(Revlimid)도 가까운 장래에 다발성 골수종 용도를 허가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레블리미드'는 탈미도마이드에 비해 안전하고 부작용 발생을 억제한 개량제형으로 개발되어 나온 약물이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