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뷰티 새 기준은 "가성비·과학적 증명·브랜드 충성도"
유로모니터 최승용 한국지사장, 글로벌 트렌드 및 전략 제시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5-29 12:25   수정 2025.05.29 12:27
▲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8일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 주최 ‘원아시아 화장품 규제혁신 포럼’에서 기조강연자로 참여한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최승용 한국지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뷰티누리

글로벌 뷰티 시장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 국내 브랜드는 가성비, 과학적 신뢰,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중심으로 전략을 재편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 주최 '원아시아 화장품 규제혁신 포럼'의 기조강연자로 나선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최승용 한국지사장은 글로벌 뷰티 시장의 다섯 가지 트렌드를 소개하며, 국내 브랜드들이 취해야 할 전략을 짚어줬다.

최 지사장이 꼽은 최근 글로벌 뷰티 업계를 나타내는 다섯 가지 키워드는 △경기 침체 속 뷰티 △뷰티는 과학이다 △피부 건강 수명 계획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 △실천 가능한 지속가능성이다. 이 중에서도 비즈니스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세 가지 토픽을 중심으로, 주목할 만한 트렌드를 소개했다.

첫 번째는 '경기 침체 속 뷰티'다.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면서 소비 기준은 기능보다 가격으로 빠르게 옮겨갔다.

유로모니터가 스킨케어의 특정 기능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기능과 낮은 가격 중 어떤 요소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가격’이라는 응답이 2020년 대비 2024년에 크게 증가했다.

최 지사장은 “코로나가 본격적이었던 2020년과 2021년엔 ‘특정 기능과 효능을 선호한다’는 답변이 많았으나 엔데믹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물가가 상승하던 2022년 이후부턴 ‘낮은 가격을 선호한다’는 답변이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며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에 맞춰 발 빠르게 본인의 구매 패턴을 조절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가격이 높다고 해서 소비가 무조건 줄어들진 않는다. 꼭 필요한 제품에 대해선 중저가 브랜드를 택하거나 프로모션, 멤버십 등을 활용해 합리적인 조건을 찾아 소비하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이런 흐름을 잘 활용한 사례로는 미국 드럭스토어 체인 월그린의 자체 스킨케어 라인(PB)이 언급됐다. 그는 “월그린의 PB 제품은 품질이나 콘셉트는 경쟁 브랜드와 비슷하지만, 보습 립 마스크의 경우 라네즈 제품(24달러) 대비 확 낮춘 9.99 달러로 제시돼 가격 접근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선 △가성비 중심 포지셔닝 △프로모션 및 로열티 프로그램을 통한 가격 전략 최적화 △경제 상황을 반영한 커뮤니케이션 전략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 지사장은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 대비 효과가 뛰어난 제품을 찾고 있다는 것을 명시해야 한다”며 “제품 설명에서 효능, 임상 결과, 후기 등을 강조해 합리적인 선택임을 설득하고, 본인의 선택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심리적 공감과 고객 충성도를 함께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트렌드 '뷰티는 과학이다'의 경우 팬데믹 이후 피부 건강과 기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최 지사장은 “소비자들은 연구 개발과 임상 시험에 전념하면서 이를 가시적이고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있는 브랜드에 큰 신뢰를 보인다”며 “그 결과 의료 전문가가 지지하는 피부 관리 제품, 특히 모발이나 두피 관리 분야 더마 제품의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피부 문제를 건강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인도 소비자들은 2023년 출시된 브랜드 스킨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피부과 전문의가 멜라닌이 풍부한 피부를 위해 개발한 이 브랜드는 지속가능성, 맞춤형 스킨케어, 기능성 성분, 클린 뷰티 등을 내세우며 주목받았다.

최 지사장은 △과학적 증명 기반의 신뢰 구축 △기능 중심 제품 개발 △전문가와의 협업 기반 마케팅이 국내 브랜드에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소비자의 피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기능성 제품을 확대하되, 임상 시험을 통해 효과를 입증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은 아날로그 시대의 텍스트지만 현재도 유효하다. 브랜드 간 경쟁이 제품 중심에서 경험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온·오프 라인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하는지가 브랜드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

최 지사장은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의 이점을 설명하는 브랜드보다는 자신의 가치관과 공감하거나 매력적인 콘텐츠 및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와 더 많은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뷰티 핵심 소비층인 15~59세 여성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브랜드와 활발히 소통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다양한 체험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에 따라 브랜드는 매장과 앱을 연계해 소비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콘텐츠와 깊이 있게 연결되도록 설계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최 지사장은 “온·오프 라인 이벤트 개최는 브랜드가 옴니채널로서의 브랜딩을 구축하고, 통일된 소비자 경험을 통해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는 핵심 전략”이라며 “이러한 고객 로열티 프로그램을 위해선 디지털 개인화, 서비스 옵션, 오프라인 경험을 통합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AI를 활용해 온·오프 라인 채널 전반의 개인화를 강화하는 것은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브랜드가 고려해야 할 전략으로는 △옴니채널 환경에서의 소비자 경험 설계 △AI를 활용한 맞춤형 리워드 시스템 구축 △소비자 가치관을 반영한 콘텐츠 운영이 제안됐다.

최 지사장은 “온·오프 라인 경험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단순 적립형 시스템에서 벗어나 맞춤형 리워드를 제공해 로열티 프로그램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지속가능성, 다양성 같은 브랜드 메시지를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해야 정서적 연결을 통해 장기적인 브랜드 충성도를 만들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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