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피토' 효과 메이저 제약株 일제 반등
처방약 넘버원 품목 상징성 투자심리 견인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5-12-20 17:03   수정 2005.12.20 17:57
제네릭 메이커들의 거센 공세에 밀린 데다 관절염 치료제 '바이옥스'(로페콕시브)의 리콜에 따른 여파, R&D 생산성 저하 등으로 거듭된 악재로 약세를 면치 못했던 메이저 제약기업들의 주가에 '리피토' 효과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화이자社가 인도 랜박시 래보라토리스社를 상대로 진행해 왔던 콜레스테롤 저하제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의 특허소송과 관련, 미국 델라웨어州 지방법원이 16일 화이자측의 손을 들어주자 미국과 유럽의 대표적 메이저 제약株들이 일제히 상승세를 보인 것.

아무래도 '리피토'가 현재 세계 처방약시장의 넘버원 품목이라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에게 제약株 매입을 부추기는 심리적 효과로 이어지는 효과가 적지 않았으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올들어 메이저 제약기업이 제네릭 메이커와의 특허분쟁에서 승소한 것은 지난 4월 일라이 릴리社의 정신분열증 치료제 '자이프렉사'(올란자핀)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라는 지적이다. '자이프렉사'의 경우 2011년 이전에는 제네릭 제형의 발매가 불가하다는 판결을 이끌어 냈었다.

메릴 린치社는 "관절염 치료제 '쎄레브렉스'(셀레콕시브)의 매출감소세와 다른 제품들의 특허만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이자의 입장에서 볼 때 '리피토'의 특허소송에서 패소했다면 그야말로 업친 데 덮친 격이 되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인 듯, 지난주 금요일 판결이 나온 이후 첫 주식시장이 열린 19일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화이자의 주가는 한때 11% 포인트까지 급등하며 약진한 끝에 8% 가까이 뛰어오른 24.32달러에 마감됐다.

A.G. 에드워즈 증권社의 앨버트 라우치 애널리스트는 "한 동안 투자자들이 제약株 매입을 주저했던 탓에 화이자의 주가가 저평가되어 왔다"며 "주가상승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풀이했다.

게다가 이날 상승세는 화이자株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어서 머크&컴퍼니社와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의 주가도 각각 7% 및 3% 이상 상승했다. 쉐링푸라우社의 주가도 5% 이상 오름세를 보였다.

유럽의 주요 제약기업들도 이날 주가에 힘이 실리기는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한 통신사는 '리피토'의 승소를 두고 "크리스마스 선물"이라 표현하기도 했을 정도.

실제로 19일 아스트라제네카社와 사노피-아벤티스社의 주가는 각각 2.5%와 2.4%가 오르는 상승세를 보였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와 노바티스社의 주가도 1.9% 및 1.4% 상승하며 오름세에 동승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아스트라제네카株가 '리피토'의 승소에 따른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이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피토'가 특허소송에서 고배를 들었을 경우 아무래도 라이벌 약물격인 '크레스토'(에스오메프라졸)에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했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

'크레스토'는 3/4분기에만 3억2,5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비록 콜레스테롤 저하제 시장과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지만, 사노피 또한 '리피토'의 승소에 따른 수혜株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노피 역시 톱-셀링 항응고제인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가 제네릭 제형들로부터 도전받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이라는 것.

BMS와 코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플라빅스'는 한해 5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블록버스터 드럭이다.

런던에 소재한 드라이든 웰스 매니지먼트社의 이언 브로드허스트 애널리스트는 "특허만료에 따른 영향과 제품력 등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은 미국 제약기업들보다 오히려 유럽 제약사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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