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치료제, 어른들은 가라고?
스트레스 많고 장시간 근무직종 다수 복용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5-05-24 18:26   
"학교 다닐 때는 꼭 필요한 약물이었지만, 사회에 나오면 더 이상 필요치 않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완전히 틀린 생각이었네요."

대학을 졸업한 뒤 뉴욕의 한 홍보대행사에서 일하고 있는 코리 클레어君의 고백이다.

여기서 클레어君이 언급한 약물은 다름아닌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attention deficit and hyperactivity disorder) 치료제 '애더럴'(Adderall; 암페타민)이다.

ADHD 치료제를 복용하면서 자랐던 어린이들이 성장함에 따라 한 동안 애들이나 먹는 취학아동용 약물 정도로 치부되었던 ADHD 치료제를 직장 내에서 복용하는 성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에 따르면 ADHD는 전체 어린이들의 3~5% 정도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리노이州 시카고 소재 러시병원 소아정신과의 로위스 크라우스 과장은 "ADHD 증상을 보인 어린이들 가운데 절반 가량은 성인으로 장성한 뒤에도 증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 듯, 최근 몇 년새 ADHD 치료제들의 매출이 부쩍 증가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제약기업들도 성인층을 겨냥한 ADHD 치료제 마케팅에 상당한 관심을 내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의료정보회사 베리스판(Verispan)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ADHD 치료제 시장볼륨은 2000년에 비해 3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03~2004년 기간 중 샤이어 파마슈티컬스社(Shire)가 발매 중인 '애더럴 XR'의 경우 40%, 일라이 릴리社의 '스트라테라'(아토목세틴)은 2배 가까이 각각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최근 눈에 띄고 있는 ADHD 치료제의 매출성장은 비단 이 증상에 대한 일반의 인지도 상승이나 의사들의 처방률 제고에 기인한 결과만은 아니라는데 많은 전문가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만 ADHD 치료제들의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현실은 한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캐나다에서는 지난 2월 샤이어의 '애더럴 XR'을 회수조치했었다. 릴리측도 지난해 12월 '스트라테라'가 드물게 간 손상을 수반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 자신의 이름을 게리라고만 밝힌 41세의 한 남성은 "올바로 복용할 경우 ADHD 치료제는 원만한 직장생활을 가능케 하는 최고의 도우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03년에야 ADHD를 진단받았던 전력의 소유자이다.

미국 국립약물남용사료관의 푸냐머툴라 키쇼어 관장은 "은행원이나 주식중개인, 기타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장시간 근무하는 직종에 잇는 직장인들이 ADHD 치료제를 빈번히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버드大 의대의 약리학자 피터 앤더슨 박사는 "ADHD 치료제들이 심장병이나 정신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먼저 의사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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