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을 버려!
심부전 환자들의 경우 베타차단제 투여를 삼가야 할 것이라는 인식은 잘못된 우려에 불과할 것임을 시사한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1만5,000여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9건의 임상시험 결과를 분석한 결과 베타차단제를 투여했던 심부전 환자들의 사망률이 눈에 띄게 감소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
아울러 부작용 발생으로 인해 베타차단제 투여를 중도에 포기해야 했던 사례도 지극히 예의적인 경우에 불과한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미국 예일大 의대 하란 크룸홀츠·캐나다 토론토大 데니스 T. 고 박사 공동연구팀은 12일 발간된 '내과의학 연보' 7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지금까지 베타차단제 복용이 심부전 환자들에게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되어 왔음을 상기할 때 눈길이 쏠리는 결론을 제시한 셈.
이와 관련, 베타차단제는 심근의 수축력을 증가시키는 아드레날린 등의 활성을 저해하는 기전으로 작용하는 약물이다. 특히 고혈압이나 심장마비 등에 대해 베타차단제가 나타내는 효과에 대해서는 그 동안 별다른 이론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반면 일부 심장병 전문가들은 심장의 혈액공급 능력이 크게 저하되어 있는 심부전 환자들의 경우 베타차단제 복용을 피해야 할 것으로 지적해 왔다. 베타차단제가 심장의 박동능력을 일시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해 왔기 때문.
게다가 베타차단제가 심부전 환자들에게서 현훈, 심장박동수 감소, 위험한 수준의 혈압저하 등 부작용 수반사례들이 보고되어 왔던 형편이다.
그러나 크룸홀츠 박사는 "분석결과 베타차단제가 혈압을 끌어내리고, 현훈이나 심장박동수의 감소 등을 유발할 수 있음이 사실임은 확인했지만, 그 확률은 매우 적은 수준의 것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즉, 혈압강하 사례는 1,000명당 11명 꼴, 심장박동수 감소사례는 1,000명당 38명 안팎, 현훈 발생사례는 1,000명당 57명 정도의 비율로 눈에 띈 데 불과했다는 것. 또 심한 부작용으로인해 약물투여를 중단했던 사례도 일부에서만 나타났을 뿐이었다는 것이 크룸홀츠 박사의 설명이다.
특히 크룸홀츠 박사는 "오히려 베타차단제를 복용했던 심부전 환자들의 사망률이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점이 두드러졌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베타차단제를 복용한 심부전 환자들의 입원률과 증상 악화율도 대조群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캘리포니아大 샌프란시스코분교(UCSF) 의대의 카누 샤터지 박사는 "스웨덴에서 25년여에 걸쳐 추적조사를 진행한 결과 베타차단제를 복용했던 심부전 환자들이 상당한 효과를 보았음이 입증된 바 있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샤터지 박사는 "과거 영국에 거주할 당시 권위있는 심장병 의사들조차 심부전 환자들의 베타차단제 복용이 위험하다고 지적했던 기억이 새롭지만, 이는 잘못된 것으로 사료된다"고 피력했다.
다만 크룸홀츠 박사와 샤터지 박사는 "심부전 환자들이 베타차단제를 복용할 경우 투여초기에 일시적인 증상악화가 눈에 띌 수 있는 만큼 면밀한 모니터링 과정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