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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과 화장품, 건강기능식품의 효능·안전성 평가가 인체 관련성을 얼마나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면서 오가노이드 활용 범위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피부·모낭, 장, 뇌를 실제 인체 조직과 유사한 구조와 세포 조성으로 구현하고, 이를 질환 모델링부터 약물 흡수·독성·효능 평가까지 연결하는 통합 플랫폼 ‘ODISEI(오디세이)’를 제시했다.
특히 장기 형태를 구현하는 수준을 넘어 세포 간 상호작용과 기능적 성숙도, 환자 유래 세포의 유전적 배경에 따른 질환 관련 표현형까지 평가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오가노이드를 연구용 모델에서 실제 제품 개발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평가도구로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전략기술개발팀 울란사리 노비아나(Wulansari Noviana) 팀장은 17일 경기 성남시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열린 ‘오가노이드 디벨로퍼 컨퍼런스 2026(ODC26)’의 ‘Spatial & ODDISEI’ 세션에서 회사의 오가노이드 평가 플랫폼과 적용 사례를 공개했다.
노비아나 팀장은 “바이오제약이든 화장품이든 재생의료든 결국 목표는 사람에게 안전하면서도 실제로 효과가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며 “가장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후보물질이 실제 인체에서 어떻게 작용하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부 오가노이드, 표피·모낭·피하조직 구현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먼저 제시한 분야는 피부와 모낭이다. 노비아나 팀장에 따르면, 회사의 인간 다능성줄기세포(hPSC) 기반 피부 오가노이드는 표피와 진피뿐 아니라 모낭과 피하조직까지 함께 형성하는 구조로 개발됐다.
독자 프로토콜을 적용해 모낭 형성을 강화하고, 상업 규모 활용을 염두에 둔 생산 프로세스도 구축하고 있다. 피부 오가노이드를 화장품과 의약품의 효능·안전성 평가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노비아나 팀장은 “피부 오가노이드는 표피와 진피뿐 아니라 모낭과 피하조직까지 함께 형성하기 때문에 실제 피부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보다 복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활용 범위도 구체화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기능성화장품 범위를 바탕으로 회사는 피부에서는 미백, 주름 개선, 자외선 피부 보호, 여드름성 피부 완화, 피부장벽 개선, 튼살 개선 등 6개 영역을, 모발·모낭에서는 모발 염색, 탈모 증상 완화, 탈염·탈색, 제모 등 4개 영역을 평가 대상으로 제시했다.
피부 자극 평가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시험지침 TG 439의 평가 체계를 참고해 기존 모델과 비교평가했다. 13개 시험물질을 평가한 결과, 기존 상용 인공피부 모델인 EpiSkin이 오분류한 일부 물질에서 사람 데이터와 높은 일치도를 확인했다.
탈모 모델에서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을 처리해 모낭 형성 변화를 유도한 뒤 미녹시딜과 후보 소재 등을 적용해 모낭과 모근 형성 변화를 비교했다. 리포좀 기반 후보물질의 피부 전달과 콜라겐 등 진피 내 주름 관련 표지자 변화도 평가했다.
장 오가노이드, 질환 모델링부터 프로바이오틱스·약물 흡수까지
장 오가노이드에서는 질환 모델링과 약물·식품 소재 평가를 동시에 겨냥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의 사람 다능성줄기세포 유래 장상피세포(hIEC) 모델은 흡수세포인 장세포(enterocyte), 점액을 분비하는 술잔세포(goblet cell), 내분비세포 등 다양한 장상피세포와 점액층을 함께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노비아나 팀장은 “프로바이오틱스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장까지 살아서 도달하는 것뿐 아니라 장상피세포에 부착해 군집을 형성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이 부착 단계를 사람 장세포 기반 모델에서 평가할 수 있도록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를 프로바이오틱스 장 부착시험과 약물 흡수 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식품과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장상피 부착 가능성과 약물 흡수 특성을 함께 살필 수 있는 평가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질환 모델도 확보했다. 장 장벽 투과성 증가(leaky gut) 모델에서는 세균 내독소인 지질다당류(LPS)를 이용해 장 장벽 손상을 유도했다. 염증성장질환(IBD) 모델에서는 인터페론 감마(IFN-γ)와 종양괴사인자 알파(TNF-α)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처리했다.
그 결과, 세포 간 밀착연접(tight junction)이 손상되면서 FITC-dextran 투과가 증가하고, 밀착연접 단백질인 오클루딘(occludin)과 점액층이 감소하는 현상을 관찰했다. 이후 시험물질을 처리했을 때 세포 생존율과 오클루딘·점액 관련 지표가 회복되는 양상도 확인했다.
“뇌 오가노이드는 기능까지 봐야” MEA·칼슘 이미징 적용
뇌 오가노이드에서는 재현성과 기능적 성숙도를 핵심 평가 요소로 제시했다. 회사는 서로 다른 줄기세포주에서도 일관된 오가노이드 형질을 얻을 수 있도록 분화 프로토콜을 최적화하고 있다. 널리 사용되는 H9 인간 배아줄기세포(hESC)뿐 아니라 다양한 유도만능줄기세포(iPSC)에도 적용할 수 있는 프로토콜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노비아나 팀장은 “모든 프로토콜이 모든 세포주에서 일관된 오가노이드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며 “다양한 세포주에서도 같은 특성을 재현할 수 있는 프로토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능적 성숙도 평가에는 미세전극어레이(microelectrode array)와 칼슘 이미징을 활용한다. MEA로 신경망의 전기적 활성을 측정하고, 칼슘 이미징으로 세포 내 칼슘 신호를 추적해 실제 신경세포의 기능을 평가한다.
그는 “신경과학에서는 성숙 표지자의 발현이 곧 기능적 성숙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MEA와 칼슘 이미징을 통해 신경세포의 기능적 성숙도를 함께 확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현재 전뇌·대뇌피질, 선조체, 중뇌 등 세 가지 주요 뇌 오가노이드 모델을 구축했다. 전뇌·대뇌피질 오가노이드는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알츠하이머병, 소두증, 지카 바이러스 연구에, 선조체 오가노이드는 헌팅턴병과 파킨슨병에서 나타나는 선조체 기능장애 연구에 활용한다.
또한 중뇌 오가노이드는 파킨슨병의 핵심 병리인 도파민성 신경세포 퇴행과 α-시누클레인(α-synuclein) 응집, 신경염증 연구에 적용한다.
환자 iPSC서 파킨슨병 병리 관찰…정밀 질환모델링 가능성 제시
발표에서 주목된 사례는 환자 유래 iPSC를 활용한 파킨슨병 병리 평가다. 노비아나 팀장은 파킨슨병 연관 신규 변이를 가진 환자 iPSC를 중뇌 오가노이드로 분화해, 해당 변이가 파킨슨병의 대표적 병리인 α-시누클레인 축적을 유발하는지 평가한 사례를 공개했다.
중뇌는 파킨슨병에서 선택적으로 손상되는 도파민성 신경세포가 주로 위치하는 영역이다. 회사는 환자의 유전적 배경을 유지한 iPSC를 중뇌 오가노이드로 구현해, 특정 변이가 실제 질환 관련 표현형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하는 데 활용했다.
노비아나 팀장은 “고객사가 신규 변이가 실제 α-시누클레인 병리를 유발하는지 확인하고자 했다”며 “중뇌 오가노이드로 배양한 뒤 100일 시점에서 환자 유래 iPSC Cell #2에서는 α-시누클레인병증(α-synucleinopathy)이 관찰됐지만 Cell #1에서는 같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동일한 질환 범주에서도 세포주에 따라 병리 표현형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오가노이드에서 구분한 사례다. 환자 특이적 질환 기전 규명은 물론, 특정 유전적 배경에서 나타나는 병리를 기준으로 후보물질 반응을 평가하는 정밀 질환모델로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노비아나 팀장은 “ODISEI는 이미 피부·장·뇌 등 다양한 조직에서 실제 개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평가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앞으로 바이오헬스케어 전반에서 보다 정밀한 질환 이해와 후보물질 선별, 제품·신약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플랫폼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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