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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병상 자원의 효율적 운영을 명목으로 입원실 내 남녀 구별 운영 의무를 폐지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입법예고 직후 통합입법예고센터 등 주요 게시판에는 프라이버시 침해와 범죄 노출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반대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27일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보건복지부공고 제2026-424호)'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의 주된 목적은 병상 자원의 효율적 운영을 저해하는 입원실 운영기준 등을 정비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개정안에는 남·여를 구별하여 운영하도록 규정한 현행 입원실 운영기준(안 제35조의2제2호)을 전면 삭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법안이 예고되자마자 게시판 내 여론은 차갑게 얼어붙었다. 특히 의료기관 이용자들은 다인실 병실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정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환자들은 병실 내에서 소변줄을 교체하거나 각종 검사, 환복 등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는데, 얇은 커튼 하나에 의지해 이성과 같은 공간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와 심리적 안정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처사라고 입을 모은다.
더욱이 최근 불법 촬영이나 성추행 등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고조된 상황에서, 안전장치나 범죄 예방 대책도 없이 무작정 성별 구분 규제를 없애는 것은 환자들을 범죄 사각지대에 방치하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다.
게시판에서는 "혼숙이 불편하고 불안하다면 결국 환자가 값비싼 1인실 등 상급 병실을 울며 겨자 먹기로 부담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국가가 의료기관의 경영 효율성만을 위해 환자에게 비용과 스트레스를 전가하고 있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반대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28일 신현두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전문기자협의회에 이번 개정이 현장과 동떨어진 '불필요한 규제 폐지' 차원임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신 과장의 설명에 따르면, 현행 의료법 시행규칙상 입원실은 남녀별로 반드시 구별하여 운영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1차 시정명령에 이어 2차로는 영업정지 15일이라는 무거운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그러나 이 규제로 인해 부부나 직계 가족이 함께 입원하더라도 같은 병실을 사용하지 못해 오히려 간병 부담이 가중되는 등의 불편함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실제로 지난해 4월 광주광역시에서는 이러한 불편을 근거로 규제 개선 건의가 접수된 바 있다.
복지부는 내부 검토 결과, 부부가 2인실에 함께 입원하는 사례나 어린이병원 다인실의 경우 남녀로 병실을 구분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현장 상황과 현행 규제 간의 괴리가 크다고 판단해 이를 규제개선과제로 채택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현재 전국 의료기관의 모든 중환자실에서는 남녀 환자 구분을 별도로 하고 있지 않아, 현행 규정을 엄격하게 잣대 대면 모두 시행규칙 위반이 되는 모순적인 상황도 개정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신 과장은 "입원실 남녀 구분을 법령으로 강제하지 않더라도 병원 측이 자율적으로 성별을 구분해서 운영하도록 하되, 부부나 어린이, 가족 병실 등 예외적이고 환자에게 꼭 필요한 경우에 한정하여 남녀가 같은 병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또한 “해외 의료 선진국에서도 입원실의 남녀 구분을 법령으로 강제하는 규정은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개정안은 남녀 환자를 억지로 같은 병실에 배정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병원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가족 간병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유연한 제도적 장치라는 것이 복지부의 핵심 논리다.
일각에서는 국민의 생명과 치유를 다루는 의료법인 만큼, 취지가 아무리 좋더라도 악용되거나 부작용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면 이를 방지할 세밀한 단서 조항이나 안전장치가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번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에 대해 오는 2026년 7월 6일까지 통합입법예고센터를 통한 온라인 접수 및 일반 우편, 전자우편 등을 통해 예고사항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 의견(반대 시 이유 명시)을 수렴할 계획이다. 정책의 유연성과 환자 프라이버시 보호 사이에서 복지부가 향후 어떤 합리적인 절충안을 도출해낼 수 있을지 보건의료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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