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의 강점은 굉장히 많은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모든 브랜드가 살아남지는 못할 겁니다.”
글로벌 트렌드 분석 기업 뷰티스트림즈(BEAUTYSTREAMS) 마이클 놀테 수석부사장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현재 K-뷰티 산업 구조를 이렇게 분석했다.
놀테 부사장은 본사와 뷰티스트림즈가 공동 주최한 두 번의 세미나에 강연자와 토론자로 직접 나섰을 뿐만 아니라 K-뷰티에 대한 애정과 조예도 깊다. 글로벌 뷰티 시장 전문가이면서 ‘한국통’인 놀테 부사장을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27일 열린 뷰티넥소스(BEAUTYNEXOS) 프라이빗 트렌드 세미나 현장에서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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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스트림즈가 최근 론칭한 글로벌 뷰티 비즈니스 플랫폼 뷰티넥소스는 공급업체와 제조사, 브랜드, 유통업체, 업계 전문가들을 하나의 글로벌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이번 행사는 뷰티누리 화장품신문이 한국 미디어 파트너로 참여했다.
K-뷰티 산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중소·인디 브랜드 중심 구조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K-뷰티 브랜드 중엔 대기업보다 중소 기업에서 성장한 브랜드가 더 많다. 놀테 부사장은 새로운 성분과 제형, 콘셉트가 빠르게 등장하는 구조 역시 이런 산업 생태계에서 나온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의 K-뷰티 시장을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계속 등장하는 실험실 같은 구조”라고 표현하며, 동시에 높은 생존 경쟁도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정체성 유지 위한 노력 필요”
놀테 부사장은 10~15년 전 미국 스킨케어 시장에 등장했던 브랜드 사례들을 언급했다. 당시에도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수많은 인디 브랜드들이 등장했지만, 실제로 시장에 안착한 브랜드는 일부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그는 K-뷰티 역시 비슷한 흐름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시장 전체는 오랫동안 성장할 수 있지만 모든 플레이어가 함께 살아남는 구조는 아니라는 의미다.
특히 인디 브랜드일수록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 원료를 브랜드 핵심 가치로 설정했다면 그 안에서 다양성을 만들어야 한다”며 “유행하는 성분이 나올 때마다 계속 방향을 바꾸다 보면 결국 브랜드 정체성이 흐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놀테 부사장은 K-뷰티 1차 웨이브 당시 시장 전체가 단기 흥행 중심으로 과열됐던 구조도 문제였다고 지목했다. 특정 성분과 포맷이 유행할 때마다 유사 제품이 빠르게 쏟아졌고, 투자자들은 단기 수익 실현 가능성에 주목해 뷰티 산업에 대거 유입됐다가 금방 빠져나갔다. 그는 “유행에 편승하는 전략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는 어렵다”며 “최근에는 느리더라도 꾸준하게 성장하는 방식이 중요해졌고, 이는 일본 화장품 산업과 유사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 브랜드’만으론 부족한 시대
그는 “현재는 단지 화장품만이 아니라 한국 문화 전체에 대한 관심 속에서 K-뷰티가 성장하고 있다”며 초기 K-뷰티 붐이 새로운 제품 경험 자체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지금은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글로벌 관심 속에서 보다 장기적인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프렌치 뷰티나 재팬 뷰티가 그랬듯 하나의 고유한 뷰티 유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K-뷰티 자체의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해도, 단순히 ‘한국 브랜드’라는 사실만으로 차별화되기 어려워질 것이란 진단도 내놨다. 놀테 부사장은 “브랜딩과 패키징, 제품 스토리텔링이 일관되게 구축돼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를 성공적 사례로 언급했다.
자본력이 큰 기업일수록 결국 마케팅 투자 규모도 커지겠지만, 단순히 광고비를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성과를 만들기 어렵다. 그는 “먼저 시장별 소비 환경과 소셜미디어 구조를 이해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과 남미, 북미는 소셜미디어 환경이 서로 다르고 틱톡과 인스타그램 역시 시장별 소비 방식이 다르다”며 “무작정 비용을 투입하기보다 각 시장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케팅 예산 규모가 작은 인디 브랜드의 접근 방식은 또 다르다. 지나치게 영향력이 큰 인플루언서보다 브랜드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편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보다 자연스럽고 진정성 있는 방식으로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연결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놀테 부사장은 뷰티넥소스의 활용 방향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특히 플랫폼 내 ‘프로덕트 뱅크(Product Bank)’ 기능을 통해 지역별 시장 흐름과 경쟁사 제품, 원료·패키징 트렌드 등을 먼저 분석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미국 시장에서 자외선 차단 제품이 성장하고 있다고 해서 단순히 유행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접근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경쟁사 분석과 시장 흐름 파악 이후에는 결국 현지 네트워크와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뷰티넥소스를 통해 유통사와 제조사, 디자인·패키징 기업 등 실제 사업 확장에 필요한 파트너들과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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