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든 인공지능(AI)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시대, 뷰티 업계도 AI 활용법에 골몰하고 있다. 서울 코엑스에서 27일 개막한 '코스모뷰티 서울 2026' 세미나에서도 여러 전문가가 산업 전반에 걸친 AI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AI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천차만별이다. 신제품을 기획할 때나 판매를 위해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할 때,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안전하고 정확하게 수집해 적용하는 것이 성패를 가른다. 전시회 첫날 부대행사로 진행된 두 세미나에선 내부의 제품 기획 및 규제 대응 단계와 외부 소비자를 겨냥한 글로벌 마케팅 단계에서 AI를 실무에 적용하는 구체적인 해법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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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규제 실시간 스크리닝으로 제품 개발 가속
센트릭소프트웨어의 한승경 한국 세일즈 리더와 조현정 컨설턴트는 화장품의 기획부터 출시까지의 과정을 하나로 연결하는 PLM 플랫폼과 생성형 AI의 융합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센트릭소프트웨어는 글로벌 제품 수명주기 관리(PLM) 솔루션 기업이다.
현재 글로벌 뷰티 업계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규제가 강화되면서 까다로워진 해외 장벽에 직면해 있다. 원료 배합의 다변화와 친환경 포뮬러 개발 요구가 겹치면서 신제품 출시 기간이 늘어나는 고질적인 문제 해결도 중대 과제로 떠올랐다.
한 리더는 "검증되지 않은 인터넷 데이터를 학습한 일반 생성형 AI는 실무에서 심각한 할루시네이션 오류를 일으킨다"며 "기업 내부의 처방과 원료 스펙, 규제 정보를 신뢰할 수 있는 단일 원천 데이터인 PLM으로 자산화하고 AI를 연동해야 실질적인 성과를 낸다"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유통 채널인 세포라나 국내 대표 제조사인 코스메카코리아처럼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기업들은 이러한 정제된 데이터 기반의 시스템을 구축해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수많은 원료사와 제조사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화장품 공급망 구조에서 기준이 되는 단일 데이터를 전사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제품의 안전성과 출시 속도를 모두 잡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세미나에선 시장 인텔리전스 기능을 통해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의 실시간 검색량 추이와 경쟁사 제품의 품절 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 니즈가 급증한 세럼 신제품의 기획 방향을 잡는 과정이 실연됐다.
이어 생성형 AI 스튜디오를 활용해 브랜드 무드에 맞는 용기 디자인 무드보드를 순식간에 제작하고, 단상자 칼선을 매칭하며 마케팅에 사용할 가상 모델 이미지와 상세 페이지용 비디오까지 자동으로 생성하는 기술이 소개됐다.
연구 개발과 규제 대응 영역에서의 효율성 개선도 돋보였다. 연구원이 처방을 설계할 때 AI 챗봇이 적절한 대체 원료를 추천할 뿐만 아니라, 국가별 규제 및 내부 블랙리스트 위반 여부를 실시간으로 스크리닝하는 역할도 해냈다. 글로벌 원료사들이 제각각 다른 언어와 단위로 보내오는 서류를 AI가 자동 분석해 시스템에 오차 없이 입력하는 문서 자동화 기능도 업무 부담을 줄여줄 해결책으로 제시됐다.
조 컨설턴트는 "복잡한 서류 작업과 수작업 오류를 줄이는 것이 제조사와 브랜드사 모두의 생산성을 높여 주는 핵심"이라며 "정제된 사내 데이터와 결합한 뷰티 특화 AI 솔루션이 글로벌 수출 시장에서 제품 개발 리드타임을 혁신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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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이미지 분석으로 해외 마케팅 타깃 정밀화
AI 기반 빅데이터 분석 기업 바이브컴퍼니의 백경혜 이사는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국내 유망 브랜드들이 정밀하지 못한 타깃팅으로 마케팅 예산을 낭비하는 점을 지적했다. 국가마다 소비 성향이 매우 세분화돼 있음에도 명확한 데이터 없이 관행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백 이사는 "과거의 빅데이터 분석은 소셜 미디어 상의 텍스트나 해시태그 위주로만 이뤄져 소비자가 보여주는 전체 정보의 10% 남짓만 파악할 수 있었다"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제하는 사이에 트렌드가 변해 정작 마케팅을 실행할 때는 뒷북을 치는 사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차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이미지와 영상을 분석하는 멀티모달 기반의 프로파일링 AI 기술이 제시됐다. 인공지능이 109개국의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직접 분석해 소비자의 실제 피부 톤, 여드름이나 잡티 같은 피부 고민, 실제 화장품 사용 루틴과 시각적 스타일까지 입체적으로 읽어내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통해 1300만명 규모의 뷰티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하고, 브랜드 고유의 성분이나 콘셉트가 어느 국가에서 가장 잘 통할지 우선순위를 도출할 수 있다. 세미나에선 톤28과 셀퓨전씨를 가상 모델로 삼아 미국과 중동 등 각 지역 소비자들이 보르필린(Volufiline)이나 PDRN 같은 핵심 성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동시에 중동 현지에서 확고한 인지도를 쌓은 조선미녀, 아누아, 스킨1004, 코스알엑스 등의 성공 요인도 함께 분석됐다. 글로벌 무대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선 단순히 유행하는 성분을 좇는 것이 아니라, AI 데이터 분석을 통해 브랜드 자산과 현지 소비자의 피부 타입 및 니즈가 얼마나 일치하는지 실시간으로 측정해 진출국을 정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특히 성장 잠재력이 큰 중동 시장의 경우 단순한 수분 공급보다는 명확한 피부 개선 목적의 기능성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마케팅 방식에서도 인스타그램 속 화려한 대형 셀럽보다 피부과 전문의나 성분 분석가 같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의 교육형 콘텐츠에 훨씬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현지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소통할 때 왓츠앱을 핵심 채널로 쓴다는 맥락적 특성도 AI 분석으로 확인됐다.
백 이사는 "수백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대형 연예인에게 막대한 비용을 집행하는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AI를 통해 브랜드의 성분 콘셉트와 완벽히 일치하는 현지 마이크로 크리에이터를 발굴해 정밀 타깃팅을 수행하는 것이 글로벌 생존의 열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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