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협화음’ 마카리 FDA 국장 결국 사임… 트럼프 행정부와 결별
취임 1년 만에 터진 사퇴론, RFK 주니어 장관과의 갈등 끝에 불명예 퇴진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정치권 압박에 백기… 후임에 카일 디아만타스 부국장 지명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5-14 06:00   수정 2026.05.14 06:01

미국 식품의약국(FDA) 수장인 마티 마카리(Marty Makary) 국장이 전격 사임하면서, 약 1년 4개월간 이어진 혼란스러운 리더십이 막을 내리게 됐다. 정치권과 보수 진영, 제약업계, FDA 내부까지 전방위적인 비판이 이어진 가운데 결국 보건복지부(HHS) 차원의 교체 결정이 내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현지 매체 폴리티코(Politico) 및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카리 국장은 현지 시각으로 12일 공식 사임했다. 이는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해임하는 방안에 서명했다는 보도가 나온 지 며칠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마카리 국장의 퇴진 배경에는 백악관 및 보건당국 핵심 관계자들과의 깊은 골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과일 향 전자담배의 판매 승인을 강하게 밀어붙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마카리 국장이 끝까지 저항하며 대통령의 눈밖에 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FK Jr.) 보건복지부(HHS) 장관과의 불화는 결정타가 됐다.

케네디 장관은 평소 마카리 국장의 행보에 강한 불만을 품고 그의 권한을 축소해 유명무실한 국장으로 만들려는 계획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사 문제를 놓고도 부처 내 실세들과 끊임없이 충돌해왔다.

대외적인 압박 역시 그를 사면초가로 몰아넣었다. 보수 단체들은 먹는 낙태약 '미페프리스톤'에 대한 규제가 미온적이라며 파상공세를 펼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그의 약물 승인 결정을 문제 삼으며 공식적인 퇴진 캠페인을 벌였다. 또한 그가 추진한 '국가 우선순위 바우처(CNPV)' 시범 사업은 정치적 특혜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의회 측의 비판에 직면하며 도덕성 논란까지 불거졌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냉소적인 반응도 뼈아픈 대목이다. 마카리 체제 하에서 FDA는 핵심 과학 인력들의 이탈과 잦은 리더십 교체로 인해 조직의 안정성이 크게 흔들렸고, 일관성 없는 규제 잣대로 인해 업계의 불확실성만 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마카리 국장을 "훌륭한 친구"라고 치켜세우면서도 그가 운영에 있어 난항을 겪었음을 시인하며 퇴진을 공식화했다.

마카리 국장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수장 자리는 카일 디아만타스(Kyle Diamantas) FDA 식품 담당 부국장이 대행 체제로 이끌게 된다. 다만 국장의 교체에도 불구하고 마카리 국장이 공을 들였던 1상 임상시험 신속 경로 도입이나 개연성 있는 기전 프레임워크 등 핵심 정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당분간 정책 기조 자체는 큰 변화 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일로 예정되었던 상원 예산위원회 증언을 앞두고 불명예스럽게 물러나게 된 마카리 국장의 뒤를 이어, 누가 이 거대 규제 기관의 키를 잡게 될지 전 세계 제약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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