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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간 제한적인 치료 옵션에 머물러 있던 본태성 진전(ET) 치료 시장에서 새로운 전환점이 등장하고 있다.
프랙시스 프리시전 메디슨스(Praxis Precision Medicines)가 개발 중인 울릭사칼타마이드(Ulixacaltamide)는 기존 베타차단제·항경련제 중심 치료와는 완전히 다른 기전을 기반으로 개발되며, 본태성 진전 치료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신약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근 울릭사칼타마이드의 신약허가신청(NDA)을 공식 접수하면서 실제 상업화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울릭사칼타마이드가 단순한 후속 치료제가 아니라, 오랜 기간 정체됐던 본태성 진전 치료 구조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후보로 보고 있다.
본태성 진전은 가장 흔한 운동장애 질환 중 하나로 분류되지만, 치료 환경은 오랜 기간 큰 변화가 없었다. 환자들은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프로프라놀롤(propranolol)과 프리미돈(primidone) 중심 치료에 의존해 왔다. 이러한 치료는 일부 환자에서 증상 완화 효과를 보이지만, 충분한 반응을 얻지 못하거나 부작용으로 인해 장기 치료가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본태성 진전 환자 상당수는 손 떨림 때문에 식사, 글쓰기, 사회 활동 등에 지속적인 제한을 경험하며,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치료 옵션 부족으로 인해 상당수 환자는 증상을 감수한 채 생활하는 구조가 이어져 왔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울릭사칼타마이드는 기존 치료와는 다른 접근을 제시한다. 기존 약물이 중추신경계(CNS)를 광범위하게 억제하는 방식이었다면, 울릭사칼타마이드는 떨림 발생에 관여하는 특정 신경 회로를 직접 조절하는 전략을 취한다.
프랙시스는 이를 ‘회로 기반 치료(circuit-based therapy)’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단순 증상 억제를 넘어 병적 신경 활동 자체를 조절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본태성 진전 치료 패러다임이 단순 진정 효과에서 정밀 회로 조절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치료 한계와 미충족 수요…“효과는 제한적, 부작용은 지속”
현재 FDA 승인 본태성 진전 치료제는 프로프라놀롤과 프리미돈이 대표적이다. 프로프라놀롤은 베타차단제 계열로 교감신경 활동을 조절하는 방식이며, 프리미돈은 항경련제로 중추신경계 억제를 기반으로 한다. 두 약물 모두 오랜 기간 표준 치료로 사용돼 왔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여러 한계가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우선 치료 반응 자체가 제한적이다. 일부 환자에서는 의미 있는 증상 개선이 나타나지만, 상당수 환자에서는 효과가 충분하지 않거나 시간이 지나며 반응이 감소하는 경우가 보고된다. 또한 졸림, 어지럼증, 인지 저하, 피로감 등 중추신경계 관련 부작용이 장기 치료 지속성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고령 환자 비율이 높은 본태성 진전 특성상 이러한 부작용은 실제 치료 환경에서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이 때문에 일부 중증 환자에서는 뇌심부자극술(DBS)이나 초음파 기반 신경조절 치료가 고려되지만, 이 역시 침습적 시술이라는 부담이 존재한다. 결과적으로 본태성 진전 치료는 ‘완전히 새로운 약물’에 대한 요구가 오랫동안 존재해왔던 영역이다.
프랙시스는 미국 내 본태성 진전 환자 수를 약 700만 명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실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군까지 포함하면 시장 잠재력은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환자 수 증가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본태성 진전 시장은 향후 중추신경계 영역의 핵심 성장 분야 중 하나로 평가된다.
T형 칼슘 채널 억제…“회로 기반 치료” 전략
울릭사칼타마이드의 핵심은 선택적 T형 칼슘 채널 억제 기전에 있다. 개발명은 ‘PRAX-944’ 또는 ‘Z-944’로 알려져 있으며, 소뇌-시상-피질 회로(cerebello-thalamo-cortical circuit)에서 발생하는 비정상적 반복 신경 발화(burst firing)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본태성 진전은 단순 근육 떨림 질환이 아니라, 특정 신경 회로의 과활성화와 밀접하게 연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소뇌-시상-피질 회로의 비정상적인 리듬 활동이 떨림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제시돼 왔다. 울릭사칼타마이드는 이러한 병적 반복 신경 발화를 직접 억제함으로써 떨림을 감소시키는 전략을 취한다.
이는 기존 치료제와 본질적으로 다른 접근이다. 기존 약물이 중추신경계 전반을 억제했다면, 울릭사칼타마이드는 떨림 발생과 직접 관련된 회로를 보다 선택적으로 조절한다. 프랙시스는 이를 ‘질환 회로 기반 치료’로 정의하고 있으며, 향후 다른 운동장애 질환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T형 칼슘 채널은 리듬성 신경 활동과 밀접하게 연결된 채널로, 과활성화 시 떨림과 같은 비정상 운동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울릭사칼타마이드는 이러한 채널을 선택적으로 억제함으로써 병적 신호 전달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에센셜3’ 임상 프로그램…“본태성 진전 최초 긍정적 임상 3상”
울릭사칼타마이드의 핵심 데이터는 임상 3상 ‘Essential 3’ 프로그램에서 나왔다. 이 프로그램은 두 개의 핵심 임상 연구로 구성됐으며, 프랙시스는 2025년 톱라인 데이터를 발표한 뒤 2026년 미국신경학회(AAN)에서 상세 데이터를 공개했다.
첫 번째 연구는 12주간 진행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연구다. 총 473명의 성인 본태성 진전 환자가 등록됐으며, 주요 평가변수는 수정 일상생활 수행 점수(mADL11) 변화였다. 결과에 따르면 울릭사칼타마이드 투여군은 기준 시점 대비 평균 4.3점 개선을 보였고, 위약군은 1.7점 개선에 그쳤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됐으며, 치료 효과 역시 비교적 빠르게 나타난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수정 일상생활 수행 점수는 단순 떨림 강도만이 아니라 실제 생활 기능 개선을 반영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식사, 글쓰기, 컵 들기, 사회 활동 등 환자의 일상 기능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는 울릭사칼타마이드가 단순 생리학적 변화가 아니라 실제 삶의 질 개선과 연결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두 번째 연구는 무작위 철회(randomized withdrawal) 디자인으로 진행됐다. 초기 반응 환자를 다시 울릭사칼타마이드 유지군과 위약 전환군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 유지군의 55%가 임상 반응을 유지한 반면 위약군은 33% 수준에 머물렀다. 오즈비(odds ratio)는 2.7로 보고됐다.
이러한 결과는 단순 단기 효과를 넘어 치료 지속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평가된다. 특히 본태성 진전 분야에서는 오랜 기간 명확한 긍정적 임상 3상 결과가 부족했다는 점에서, 시장은 Essential 3 데이터를 상당히 의미 있게 받아들이고 있다.
FDA 규제 진행 상황…신약허가신청 접수로 상업화 가시화
가장 최근 규제 이벤트는 FDA의 신약허가신청 접수다. 프랙시스는 2026년 4월 FDA가 울릭사칼타마이드 염산염(HCl)의 신약허가신청을 공식 접수했다고 발표했으며, 허가 심사 목표일(PDUFA date)은 2027년 1월 29일로 설정됐다. 특히 FDA가 자문위원회(Advisory Committee)를 열지 않기로 했다는 점이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일반적으로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는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 과정이 까다로운 영역으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문위원회 없이 심사가 진행된다는 점은 FDA가 현재까지 확보된 데이터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FDA는 2025년 울릭사칼타마이드에 혁신치료제 지정(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 BTD)을 부여했다. 이는 기존 치료 대비 의미 있는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때 부여되는 지정으로, 심사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안전성과 실제 처방 가능성…“관리 가능한 중추신경계 부작용”
안전성은 울릭사칼타마이드의 상업적 성공 여부를 결정할 핵심 요소 중 하나다. 본태성 진전 환자는 장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순 효능보다 실제 복용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현재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약물 관련 중대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가장 흔하게 나타난 이상반응은 어지럼증, 변비, 인지 흐림(brain fog), 두통, 감각 이상, 불면 등이었다. 대부분 초기 용량 적정 과정에서 발생했고, 경증~중등도 수준에서 회복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기존 본태성 진전 치료제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프로프라놀롤이나 프리미돈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광범위 중추신경계 억제 대비, 울릭사칼타마이드는 선택적 회로 조절 기반이라는 점에서 차별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첫 차세대 본태성 진전 치료제” 가능성
울릭사칼타마이드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 자체가 오랫동안 정체돼 있었다는 점이다. 본태성 진전은 환자 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혁신 신약 개발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던 영역이다.
프랙시스는 울릭사칼타마이드를 ‘본태성 진전 최초의 긍정적 임상 3상 프로그램 기반 신약’으로 강조하고 있으며, 시장 역시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투자 분석에서는 본태성 진전 치료 시장이 장기적으로 수십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한 울릭사칼타마이드는 단순 후속 약물이 아니라 ‘회로 기반 중추신경계 치료’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는 향후 운동장애 질환 전반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시사하며, 프랙시스의 플랫폼 전략과도 연결된다.
결과적으로 울릭사칼타마이드는 단순 떨림 치료제를 넘어,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 전략 자체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정리된다. 기존 본태성 진전 치료가 비선택적 중추신경계 억제 중심이었다면, 울릭사칼타마이드는 병적 회로 자체를 조절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울릭사칼타마이드는 2026년 기대 신약 7위로서, ‘증상 억제에서 회로 조절로’라는 중추신경계 치료 패러다임 변화를 상징하는 후보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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