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누리×트렌디어] “살 빼고 볼륨 채우자” 오젬픽 페이스가 깨운 탄력 시장
국내외 뷰티 업계, 고기능성 PDRN·펩타이드·콜라겐 앞세워 '바르는 리프팅' 전쟁 주도
김민혜 기자 minyang@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5-06 05:00   수정 2026.05.06 05:33

다이어트 약물인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등장과 함께 인류의 오랜 숙원인 ‘비만 탈출’에 큰 도움을 주고 있지만 뷰티 업계에는 새로운 과제를 던졌다. 급격한 지방 감소로 인해 얼굴 피부가 바람 빠진 풍선처럼 처지는 이른바 '오젬픽 페이스(Ozempic Face) 현상'을 해결하는 것이다. 본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오젬픽이 강력한 감량 효과를 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체중은 줄었으나 얼굴의 볼륨까지 함께 사라지며 노안처럼 보이는 부작용을 일컫는 용어로 굳어졌다.

전 세계적으로 빠진 살만큼이나 처진 피부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스킨케어 시장은 단순한 노화 방지를 넘어 잃어버린 볼륨을 즉각적으로 채워주는 플럼핑 부스트 시장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에도 위고비 등이 정식 도입됨에 따라 고기능성 탄력 및 볼륨 리프팅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가파른 성장이 전망된다.

다이어트 보조제가 신체를 가꿔주었다면 이제는 그로 인해 손실된 얼굴의 탄력과 볼륨을 복구하는 스킨케어가 주목받는 시점이다. 한국 시장에서 다져진 PDRN의 세포 재생 기술과 거품, 젤, 캡슐 등 혁신적인 제형 공학은 K-뷰티가 세계 시장을 선점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단순히 주름을 지우는 과거의 안티에이징을 넘어 피부 속 밀도를 높여주는 볼륨 스킨케어는 전 세계 다이어터들의 필수 루틴으로 자리 잡으며 향후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韓, '속수분' 잡고 'PDRN'으로 채운다

뷰티 트렌드 분석 플랫폼 트렌디어(Trendier)가 2025년 9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주요 국가별 시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국내 주요 플랫폼에선 오젬픽 스킨케어 트렌드가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리브영·네이버 등 주요 플랫폼 데이터 분석 결과, 같은 기간 오젬픽 스킨케어 관련 제품 수는 전년 대비 7.78% 증가한 914개로 늘었다. 세부 카테고리로는 세럼 타입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조사기간 내 오젬픽 스킨케어 관련 제품 중 에센스·세럼 제품의 비중은 평균 55% 이상을 차지했다. 한국 소비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성분은 연어 유래 성분인 'PDRN'이다. 세포 재생과 탄력 개선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진 PDRN은 앰플과 세럼 카테고리에서 필수 성분으로 자리 잡았다.

▲ 올리브영 데이터 기준 오젬픽 스킨케어 제품 비중은 세럼 타입이 과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렌디어

브랜드 및 제품 랭킹은 플랫폼별로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 올리브영에선 유명 인디 브랜드 중심의 강세가 관찰됐다. 에스네이처(S.NATURE)가 누적 리뷰 13만건을 돌파하며 브랜드 베스트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킨 가운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라이징 브랜드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넘버즈인(numbuzin)은 14 계단 상승하며 3위에 올랐고, 토리든(Torriden) 역시 8 계단 상승하며 4위에 안착했다. 브이티(VT)는 리들샷과 PDRN의 결합이라는 공격적인 전략으로 11 계단 상승하며 2위를 기록해 탄력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넘버즈인은 신규 등록 제품 순위에서도 넘버즈인이 1, 2위를 독식했다. 달바(d'Alba), 코스노리(COSNORI), 메디힐(Mediheal) 등도 상위권에 포진했다.

반면 가성비와 성분 함량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많은 네이버에선 더마팩토리(Derma Factory)가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나이아신아마이드, PDRN 등 고함량 성분을 앞세워 신규 등록 제품 순위 1위, 3위, 7위, 8위를 모두 차지해 초고함량 가성비 시장을 장악했다. 달바 역시 2위, 5위, 6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프리미엄 라인의 저력을 과시했고, 바이옴 액티베이트(BIOME ACTIVATE)가 4위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제형의 혁신도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믹순(mixsoon)의 '히알레배 포어 버블 세럼'은 기존 리퀴드 제형의 상식을 깨고 거품 제형을 채택해 리뷰 점유율이 무려 1123% 폭등했다. ‘쫀득한 거품이 피부에 밀착돼 속수분을 촘촘히 채워준다’는 감각적 경험이 바르는 플럼핑 니즈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美, 펩타이드 강세와 레티날의 귀환

오젬픽 열풍의 발원지이자 관련 시장이 가장 성숙한 미국에선 이미 '오젬픽 페이스'가 대중적인 뷰티 화두로 자리 잡았다. 세포라(SEPHORA)와 울타 뷰티(ULTA Beauty) 데이터를 살펴보면, '탄력'을 고민하는 소비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처짐 개선'은 54 계단 상승하며 급상승 키워드로 꼽혔다. 성분으론 펩타이드와 히알루론산이 여전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콜라겐, 스쿠알란 등 탄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성분의 선호도 높게 나타났다. 또한 강력한 노화 방지를 원하는 니즈가 반영되며 레티날(Retinal) 성분도 신규 랭킹에 진입했다.

다른 시장과 다르게 리뷰 수가 감소해 눈길을 끌었다. 리뷰 수는 전년 대비 약 52% 급감했으나, 관련 제품 수는 11.38% 늘었고, 관련 브랜드 수도 1.92% 증가했다. 초기의 호기심 단계를 지나, 소비자들이 실제 효능을 깐깐하게 검증하는 단계로 진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내 시장과의 차이점이라면 세부 카테고리 중 보습제 비중이 가장 높다는 점이다. 2026년 2월 기준 보습제 타입의 오젬픽 스킨케어 제품 비중은 45.3%로, 세럼의 39.4%보다 5.9%P 높게 나타났다. 브랜드별로는 미국 시장의 전통적 강자인 폴라초이스(Paula's Choice)가 펩타이드를 전면에 내세운 '프로 콜라겐 펩타이드 플럼핑 젤 크림'으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더 인키리스트(The INKEY List)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레티날 세럼으로 랭킹 상위에 올랐고, 비오상스(Biossance)는 성장 인자와 결합한 고가 라인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니스프리(innisfree)·라네즈(LANEIGE) 등 일부 K-뷰티 브랜드도 핵심 성분인 PDRN을 강조하며 급상승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佛 점령한 K-뷰티, '피로 회복' 공략

유럽, 특히 프랑스와 영국 시장은 오젬픽 스킨케어를 피로 회복과 피부 결 관리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향을 보인다. 아마존 프랑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상위 10개 브랜드 중 7개를 K-뷰티가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1위는 메디큐브(medicube)가 차지했으며, 미즈온(MIZON), 스킨천사(SKIN1004), 바이오던스(Biodance), 조선미녀(Beauty of Joseon), 코스알엑스(COSRX), 셀리맥스(celimax) 등도 TOP10에 이름을 올렸다.

▲ 프랑스 오젬픽 스킨케어 시장을 휩쓸고 있는 K-뷰티 브랜드들. 아마존 프랑스 TOP10 브랜드 중 7개가 K뷰티 브랜드다.

프랑스는 브랜드 수와 제품 수가 모두 약 90% 증가하고, 리뷰는 290% 이상 증가하는 등 오젬픽 스킨케어 시장이 급속 성장을 보이고 있다. 두꺼운 크림보다 토너와 젤 제형을 통한 가벼운 레이어링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아, 세부 카테고리를 살펴보면 토너 제품 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하는 것도 특징이다. 메디큐브의 '트리플 콜라겐 토너 4.0'과 넘버즈인의 '3번 결광가득 에센스 토너'는 ‘수분 충전과 동시에 예쁜 광을 남겨준다’는 평을 받으며 토너 키워드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메디큐브는 영국 시장에서도 선전했다. 아마존 영국의 상위 판매 랭킹 내 신규 등록 제품을 살펴보면 메디큐브의 '콜라겐 젤리 크림' '딥 비타민C 골든 캡슐 페이스 모이스처' 등이 각각 2위와 4위를 기록했다. 퓨리토(PURITO)와 메디테라피(MEDITHERAPY), 코스알엑스, 넘버즈인도 순위권 내에 진입했다. 볼륨 개선 효과와 다양한 제형을 앞세운 K-뷰티 제품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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