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과치료] 근감소증(Sarcopenia)의 진단과 치료전략
조비룡 교수<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최신 근거와 근육 건강(Muscle Health) 중심 관리 전략
이종운 기자 news@yakup.co.kr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5-06 06:00   수정 2026.05.06 06:20

최신 근거와 근육 건강(Muscle Health) 중심 관리 전략 

                                                                                                    조비룡 교수<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1. 개요 (Overview)
근감소증(sarcopenia)은 연령 증가와 함께 발생하는 골격근량(skeletal muscle mass)의 감소, 근력(muscle strength) 저하, 그리고 신체 기능(physical performance)의 저하를 특징으로 하는 진행성 근골격계 질환이다. 과거에는 노화 과정의 일부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낙상, 골절, 장애, 입원 및 사망 위험을 증가시키는 독립적인 질병(disease)으로 인식되고 있다.
근감소증은 단순히 근육이 줄어드는 현상에 그치지 않고, 보행 속도 감소, 균형 능력 저하, 일상생활 수행능력 감소로 이어져 개인의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또한 당뇨병(diabetes mellitus), 심혈관질환(cardiovascular disease), 만성 신질환(chronic kidney disease), 암(cancer) 등 다양한 만성질환과 공존할 경우 예후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근감소증이 동반된 환자에서는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이 높고, 입원 기간이 길어지며, 장기 생존율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국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였으며, 향후 근감소증은 노쇠(frailty)와 장애(disability)의 핵심 병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배경에서 근감소증은 노인의학 영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일차의료(primary care)에서 조기 발견하고 예방적으로 관리해야 할 중요한 건강 문제이다.

2. 근감소증의 정의와 개념 변화 (Definition and Conceptual Evolution)

1) 전통적 정의에서 현대적 개념으로
근감소증이라는 용어는 1989년 Rosenberg에 의해 처음 제시되었으며, 초기에는 주로 근육량 감소(muscle mass loss) 자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그러나 이후 연구를 통해 근육량 감소만으로는 신체 기능 저하와 임상적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근감소증의 정의는 점차 근력과 기능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되었다. 유럽 노인 근감소증 연구그룹(European Working Group on Sarcopenia in Older People, EWGSOP)은 2019년 개정된 합의(EWGSOP2)를 통해 근력 저하를 가장 중요한 진단 요소(key characteristic)로 강조하였다.

2) 아시아 기준과 근육 건강 패러다임
아시아 근감소증 진단그룹(Asian Working Group for Sarcopenia, AWGS)은 아시아인의 체형과 생활양식을 반영한 진단 기준을 제시하였으며, 2019년 개정판에서는 1차의료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가능 근감소증(possible sarcopenia)’ 개념을 도입하였다.
최근 발표된 AWGS 2025 Consensus Update는 근감소증을 단일 질환 개념에서 벗어나, 전 생애주기(life-course)에 걸친 ‘근육 건강(muscle health)’ 관리의 문제로 확장하였다. 이는 중·장년층에서도 조기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예방 중심 관리 전략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3. 근감소증의 선별과 진단 (Screening and Diagnosis)

1) 선별의 중요성
근감소증은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이 지연되기 쉽다. 따라서 1차의료와 약국 환경에서는 간단하고 재현성 높은 선별 도구를 활용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도구는 SARC-F 설문지로, 근력, 보행 보조 필요성, 의자에서 일어나기, 계단 오르기, 낙상 경험을 평가한다. 총점이 4점 이상인 경우 근감소증을 의심할 수 있다.
또한 종아리 둘레(calf circumference)는 근육량 감소를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간단한 지표로, 남성 34cm 미만, 여성 33cm 미만인 경우 근감소증 가능성이 높다. 의자에서 5회 반복하여 일어서는 데 12초 이상이 소요되는 경우도 하지 근력 저하를 시사한다.

2) 근감소증의 단계적 진단 알고리즘: Find–Assess–Confirm–Severity (F-A-C-S) pathway 

<그림1>  근감소증의 단계적 진단 알고리즘: Find–Assess–Confirm–Severity (F-A-C-S) pathway
<그림2>  2025년 아시아 근감소증 진단그룹(AWGS)의 근감소증 진단 알고리즘

3) 확진 진단
근감소증의 확진은 다음 세 요소 중 두 가지 이상에서 이상 소견이 있을 때 이루어진다.
첫째, 근력 평가는 악력(handgrip strength)을 이용하며, 남성 28kg 미만, 여성 18kg 미만을 기준으로 한다.
둘째, 근육량 평가는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Dual-energy X-ray absorptiometry, DXA) 또는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Bioelectrical impedance analysis, BIA)을 이용하여 사지 골격근량(appendicular skeletal muscle mass)을 신장으로 보정하여 평가한다.
셋째, 신체 기능 평가는 보행 속도(gait speed), 단기 신체 수행 검사(Short Physical Performance Battery, SPPB) 등을 활용한다.


4. 근감소증의 병태생리 (Pathophysiology)

근감소증은 단일 원인이 아닌 **복합적인 병태생리(multifactorial process)**에 의해 발생한다. 노화와 함께 운동신경세포가 감소하고, 특히 빠른 수축을 담당하는 제2형 근섬유(type II fiber)가 선택적으로 감소한다.
호르몬 변화 역시 중요한 요인으로,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에스트로겐(estrogen), 성장호르몬(growth hormone), 인슐린유사성장인자-1(insulin-like growth factor-1)의 감소는 근단백 합성을 저하시킨다. 또한 노인에서는 단백질 섭취 후에도 근단백 합성이 충분히 증가하지 않는 **단백질 저항성(anabolic resistance)**이 나타난다.
만성 염증(chronic inflammation) 상태에서 증가하는 C-반응성 단백(C-reactive protein), 인터루킨-6(interleukin-6), 종양괴사인자 알파(tumor necrosis factor-α)는 근육 분해를 촉진하여 근감소증 진행에 기여한다.

5. 근감소증의 관리와 치료 (Management and Treatment)
 

1) 운동 치료
현재 근감소증 치료에서 가장 확실한 근거를 가진 중재는 저항성 운동(resistance exercise)이다. 저항성 운동은 근력과 근육량을 모두 개선하며, 낙상 위험 감소와 기능 회복에 효과적이다. 주 2~3회, 중등도 이상의 강도로 시행하는 것이 권장되며, 하지 근육을 중심으로 균형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표 1>  근감소증(Sarcopenia)의 운동 치료


2) 영양 치료
근감소증 환자에서는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 체중 1kg당 1.0~1.2g의 단백질 섭취가 권장되며, 매 끼니마다 고르게 분배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류신(leucine)을 포함한 필수 아미노산은 근단백 합성을 촉진한다. 비타민 D 결핍은 근력 저하와 관련이 있으므로, 결핍이 확인된 경우 보충을 고려할 수 있다.

3) 약물 치료
현재까지 근감소증(sarcopenia)에 대해 국제적으로 승인된 표준 약물치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근감소증이 단일 병태가 아닌 노화, 염증, 호르몬 변화, 신체 활동 감소, 영양 불균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근감소증 치료의 기본 원칙은 운동과 영양 중재이며, 약물 치료는 대부분 연구 단계이거나 보조적 접근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감소증의 병태생리를 표적으로 하는 다양한 약물들이 개발·연구되고 있으며, 일부 약물은 근거가 충분하지 않음에도 임상 현장에서 제한적으로 고려되고 있다. 본 절에서는 이러한 약물들을 ① 연구 중인 약물과 ② 근거가 부족하지만 임상에서 사용을 고려하는 약물로 구분하여 정리한다.

(1) 현재 연구 중인 약물 (Drugs under investigation)
① Myostatin 억제제 (Myostatin inhibitors)
Myostatin은 근육 성장과 분화를 억제하는 단백질로, 근감소증 환자에서 이 경로를 차단하면 근육량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어 왔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myostatin 억제 항체 및 수용체 차단제가 개발되었다.
임상 연구에서 일부 약물은 근육량 증가를 보였으나, 근력 및 기능 개선으로의 일관된 연결은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심혈관계 부작용, 체액 저류 등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현재까지 근감소증 치료제로 승인된 약물은 없다. 이로 인해 myostatin 억제제는 아직 연구 단계에 머무르는 치료 옵션으로 간주된다.
② 선택적 안드로겐 수용체 조절제 (Selective Androgen Receptor Modulators, SARMs)
SARMs는 근육에서는 안드로겐 효과를 유지하면서, 전립선이나 심혈관계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된 약물이다. 일부 임상시험에서 근육량 증가는 확인되었으나, 근력 및 기능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또한 장기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여 현재 근감소증 치료에 사용되지는 않는다.
③ 호르몬 관련 치료제 (Testosterone, Growth hormone, IGF-1)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나 성장호르몬(growth hormone), 인슐린유사성장인자-1(IGF-1)은 근육량과 근력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으로, 노화와 함께 감소한다. 그러나 호르몬 보충 치료는 심혈관계 위험, 전립선 질환, 부종, 당대사 이상 등의 부작용 가능성으로 인해 근감소증 치료 목적으로는 권장되지 않는다.

(2) 근거가 충분하지 않으나 임상에서 고려되는 약물
① 비타민 D (Vitamin D)
비타민 D는 엄밀히 말하면 약물이라기보다 영양소에 가깝지만, 근력 유지와 균형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서 임상에서 자주 언급된다. 비타민 D 결핍은 근력 저하 및 낙상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으며, 결핍이 확인된 경우 보충은 합리적이다.
그러나 비타민 D 보충이 근감소증 자체를 치료한다는 근거는 부족하며, 결핍 교정 목적의 보조적 치료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② 항염증 작용을 기대한 약물 (Anti-inflammatory agents)
근감소증의 병태생리에는 만성 염증(chronic inflammation)이 관여하므로, 항염증 치료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가설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현재까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NSAIDs)나 항염증 약물이 근감소증 치료에 유의미한 임상적 이득을 제공한다는 근거는 부족하다.
③ 대사 개선 약물 (Metabolic agents)
인슐린 감수성 개선이나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약물이 근감소증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이 있으나, 이는 주로 관찰 연구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치료 목적으로 권장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3) 임상 현장에서의 실질적 고려사항
근감소증 환자에게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이나 보조제가 권유되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까지의 근거를 종합하면, 어떠한 약물이나 보충제도 운동과 영양을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임상 현장에서는 근감소증 치료제”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제품에 대해 과장된 기대를 조정하고 약물이나 보충제는 운동·영양 중재를 보완하는 수준으로 설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6. 일차의료에서의 임상 적용 (Clinical Application)

근감소증은 고령사회에서 점차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임상 현장에서는 간과되거나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근감소증이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전통적인 질병 중심 진료 구조에서는 적극적으로 평가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일1차의료에서 근감소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적 개입을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진료 환경으로 평가된다.

1) 근감소증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근감소증 검사를 시행하기보다는, 위험군 중심의 선별적 접근(targeted screening)이 현실적이다. 특히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근감소증을 적극적으로 의심하고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첫째, 65세 이상 고령자는 연령 자체만으로도 근감소증의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둘째, 50–64세 중·장년층이라 하더라도 최근 체중 감소, 신체 활동 감소, 피로감 증가, 근력 저하를 호소하는 경우에는 근감소증 평가가 필요하다.
셋째, 당뇨병, 심부전(heart failure), 만성 폐쇄성 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만성 신질환(chronic kidney disease) 등 만성질환을 동반한 환자는 근감소증 발생 위험이 높다.
넷째, 최근 낙상, 입원, 급성 질환 이후 회복기에 있는 환자 역시 근감소증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이러한 위험군을 선별하여 평가하는 전략은 진료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근감소증의 조기 발견 가능성을 높인다.

2) 외래 진료 흐름에 맞춘 근감소증 선별 전략
근감소증 선별은 외래 진료 시간을 크게 증가시키지 않으면서도 시행 가능해야 한다. 이를 위해 Table 1에 제시된 선별 도구를 활용한 단계적 접근이 유용하다.
외래 진료 초반에는 간단한 문진을 통해 최근 체중 변화, 활동 수준, 낙상 여부를 확인한다. 이후 SARC-F 설문지 또는 종아리 둘레 측정을 시행하여 근감소증 위험 여부를 판단한다. 이 단계에서 이상 소견이 없는 경우에는 추후 정기 검진 시 재평가를 계획할 수 있다.
SARC-F 점수가 4점 이상이거나 종아리 둘레가 기준 미만인 경우에는, 같은 진료 방문에서 악력(handgrip strength) 또는 5회 의자 일어서기 검사(5-times chair stand test)를 추가로 시행한다. 이 과정은 대부분 5분 이내에 완료할 수 있어, 외래 진료 흐름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
이 단계에서 근력 저하가 확인되면 ‘가능 근감소증(possible sarcopenia)’으로 판단할 수 있으며, 이 시점부터는 진단 확정 여부와 관계없이 생활습관 중재를 즉시 시작하는 것이 권장된다.

3) 진단 이전 단계에서의 적극적 개입
최근 가이드라인의 중요한 변화는, 근감소증을 확진하기 전 단계에서도 중재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는 근감소증을 조기에 차단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가능 근감소증’으로 판단된 환자에게
•저항성 운동(resistance exercise)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일상생활에서 실천 가능한 운동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단백질 섭취와 식사 분배에 대한 기본적인 영양 상담을 제공한다.
이러한 개입은 고가의 검사나 약물 처방 없이도 즉시 시행 가능하며, 근감소증의 진행을 늦추거나 되돌릴 수 있는 핵심 전략이다.

4) 확진 평가와 전문 진료 의뢰의 기준
모든 근감소증 의심 환자에게 근육량 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선별된 환자 중 일부에 대해 선택적으로 확진 평가를 의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DXA(Dual-energy X-ray absorptiometry) 또는 BIA(Bioelectrical impedance analysis)를 통한 근육량 평가를 고려할 수 있다.
• 근력 저하가 뚜렷하고 기능 저하가 동반된 경우
• 낙상 위험이 높거나 반복적인 낙상이 있는 경우
• 수술, 항암치료, 장기 입원을 앞두고 있는 경우
반면, 확진 검사 접근성이 제한된 환경에서는 임상적 판단을 기반으로 관리 전략을 지속하는 것도 합리적인 접근으로 간주된다.

5) 추적 관찰과 장기 관리 전략
근감소증은 단기간에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며, 장기적 관리가 필요한 상태이다. 일차의료에서는 3–6개월 간격으로 체중 변화, 악력, 의자 일어서기 검사 등을 반복 평가하여 경과를 추적할 수 있다.
신체 기능의 유지 또는 개선은 중요한 치료 성과 지표이며, 필요 시 운동 강도 조절, 영양 전략 수정, 낙상 예방 중재를 추가한다. 이러한 반복 평가 과정은 근감소증을 정적인 진단명이 아닌, 동적으로 관리하는 건강 문제로 인식하게 한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