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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과다 의료이용을 진료 단계에서 차단하는 실시간 관리 체계 도입에 나선다.
심평원은 28일 강원 원주 본원에서 전문기자단 대상 브리핑을 열고 ‘실시간 의료이용 관리 제도’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이번 제도는 기존 사후 심사 중심의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진료 시점에서 환자의 의료이용 이력을 확인해 중복·과다 진료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 심평원이 2023년 외래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4400만 명이 연평균 18회 의료기관을 이용한 가운데, 150회 이상 이용자는 12만 명(0.2%)에 불과했지만 진료비는 7323억 원(1.5%)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단적인 사례도 확인됐다. 신경차단술을 받은 한 환자는 1년간 400회 이상 시술을 받았고, 하루에 최대 5개 의료기관을 방문한 경우도 있었다. 과다 이용은 신경차단술, 침·뜸·부항, 물리치료 등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심평원은 이 같은 구조적 문제의 원인으로 현행 관리체계의 한계를 지목했다. 의료기관 간 진료정보가 연계되지 않아 의료진이 환자의 이전 진료 이력을 확인할 수 없고, 진료 이후 청구·심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2~3개월이 소요되면서 과다 이용이 발생한 이후에야 개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도입되는 ‘요양급여내역 확인시스템’은 진료 시점에 환자의 진료 이력을 실시간으로 조회하고, 동일·유사 행위의 중복 여부나 급여 기준 초과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예를 들어 동일 환자가 오전 A의원에서 시술을 받은 뒤 오후 B의원을 방문할 경우, 의료진은 해당 이력을 확인하고 중복 시술 여부를 판단해 불필요한 진료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안유미 적정의료이용추진본부 단장(심사운영실장)은 “사후에 삭감하는 방식이 아니라, 진료 단계에서 필요한 진료인지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도의 본질”이라며 “환자 안전과 적정 진료를 위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제도는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심평원은 우선 1~2개 항목을 중심으로 시작해 연간 최대 2~3개 수준으로 관리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는 신경차단술, 침·뜸·부항, 물리치료 등 약 8개 항목이 검토 대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도 도입을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의료계에서는 진료 자율성 침해 가능성과 환자 개별 상황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반복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 일률적인 제한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수가 체계와 진료 특성이 다른 의과와 한의과를 같은 ‘의원’으로 묶어 분석하고, 단순 이용 횟수를 기준으로 과다이용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안유미 단장은 “건보 재정 절감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 안전과 의학적 필요성을 기준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의과와 한의과를 동일 기준으로 묶어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정의료이용심의위원회에는 의과와 한의계를 포함한 주요 단체와 전문가들이 모두 참여해 객관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평원은 지난해 12월 국민건강보험법이 신설되며 요양급여내역 확인시스템 구축과 의료기관의 진료정보 연계 의무가 규정됨에 따라, 오는 7~8월 적정의료이용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리 항목을 확정한 뒤 11~12월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부터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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