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화장품 시장에서 K-뷰티가 90%에 달하는 높은 인지도와 만족도를 확보했지만, 실제 재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첫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 단계를 넘어, 소비자가 가품 걱정 없이 쉽게 제품을 다시 살 수 있도록 투명한 공식 유통망 확보와 기후 맞춤형 제형 개발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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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0일 발표한 '인도 5억 중산층 공략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의 최종 소비재 수입 시장 내 화장품 부문은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9.2% 성장하며 약 10억 달러 규모를 달성했다. 인도 소비재 품목 중 두 번째로 가파른 성장세다.
이러한 수입 시장 확대 흐름 속에서 아세안의 점유율은 빠르게 확대되고 중국의 점유율은 하락하는 등 전체적인 시장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전체 소비재 점유율은 1.0%에서 0.7%로 낮아져 일부 강점 품목을 제외하면 시장 흐름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하지만 화장품 부문은 예외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인도 최종 소비재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은 2018년 1.4%에서 2024년 7.8%로 높아지며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냈다. 한국 화장품은 수출 규모 자체가 아직 크지 않지만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이자, 소비재 품목군 가운데 가장 선명한 경쟁력을 보인 핵심 분야로 평가된다.
현지 소비자의 한국 화장품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다. 무협이 델리, 뭄바이, 벵갈루루 등 주요 3대 도시권 중산층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K-소비재 품목별 인지율은 최대 89.9%에 달했다. 제품 구매 경험자의 만족도는 89~92%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다.
더 고무적인 부분은 프리미엄 시장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한류 콘텐츠에 노출된 소비자는 그렇지 않은 소비자보다 화장품에 최대 14~21%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향을 보여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잠재력도 확인됐다.
인도의 가계 소비는 2030년 6조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중산층 역시 2030년 약 7억2000만명으로 빠르게 증가하면서 프리미엄 소비 시장으로 전환이 점쳐지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인 인식이 반복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확인됐다. 조사에서 화장품 구매 경험이 선호 및 지속 이용으로 전환되는 비율은 20~40%대에 머물렀다. "첫 구매는 광고, 프로모션, 한류 콘텐츠, 소포장·샘플 체험 등 마케팅 자극의 영향을 크게 받는 반면, 재구매는 만족도와 가용성이 좌우하는 구조" 때문이라는 것이 무협의 분석이다.
재구매를 가로막는 원인은 첫째, 가격 장벽이다. 보고서는 "프리미엄 소비로의 전환기임에도 여전히 중산층 내에서 가격 민감도가 존재한다"며, 브랜드 인지도를 넘어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지갑을 지속해서 열 수 있는 가격대와 제품 라인업을 확보하는 것이 재구매 전환의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짝퉁' 이슈도 재구매 전환의 장벽으로 꼽혔다. 인도 중산층 소비자들은 온라인 쇼핑 시 위조 상품 수령에 대해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며, 이는 브랜드 충성도를 저해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
이 같은 유통 과정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화장품 용기와 단상자 전반에 QR 정품 인증 시스템을 도입해 소비자가 현장에서 진위를 확인하고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아울러 뷰티 전문 플랫폼 내 공식 브랜드관을 직접 운영해 유통 경로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전략도 해법으로 제시됐다.
마지막으로 권역별 접근성 및 현지 적합성 부족이다. 인도는 단일 시장이 아닌 다층 복합 시장인 만큼 전국 단위의 일괄 진출보다 권역별 역할을 나눈 단계적 진입이 요구됐다.
보고서는 뭄바이 광역권을 프리미엄 론칭 거점으로, 델리 광역권을 초기 볼륨 확보 거점으로 제시했다. 특히 벵갈루루 광역권은 3년 만에 10배 가까이 성장한 퀵커머스와 브랜드 공식몰(D2C) 중심의 디지털 거점으로 활용해 접근성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현지 환경에 맞춘 제형 현지화와 품목 다변화도 필수 과제다. 특히 자외선차단제의 경우 덥고 습한 인도 기후를 고려하지 않으면 끈적임과 백탁 현상 탓에 지속적인 구매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또, 스킨케어에만 편중된 기존의 단조로운 수출 구조로는 현지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고성장 카테고리의 수요를 포섭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보고서는 "기초화장품·마스크팩은 핵심 주력 품목으로, 헤어케어·비누는 시장개척 유망 품목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인도의 고온다습한 기후와 짙은 피부색을 고려한 제형 현지화가 선결 조건"이라고 제시했다.
결국 인도 화장품 시장에서 K-뷰티의 과제는 '알려진 브랜드'를 넘어 '쉽게 접할 수 있고 다시 찾게 되는 브랜드'로 안착하는 데 있다. 정품 인증과 공식 유통망, 권역별 차별화 진입, 피부 맞춤형 제형을 모두 갖춘 브랜드가 향후 주도권을 쥘 전망이다.
이준명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한국 기업은 인도 시장을 품목과 지역에 따라 공략 방식이 달라지는 다층 시장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알려진 브랜드를 넘어 인도 소비자가 가품 걱정 없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브랜드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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